펌프질해야 물이 나오는 작두펌프를 체험하며 즐거워하는 광혁이와 수빈이. 까치울 정수장의 복잡한 정수과정을 보며 물의 소중함을 배우는 가족들. 물박물관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일행. 왼쪽이 김진숙씨와 아들 광혁이, 오른쪽이 김희정씨와 딸 수빈이.(왼쪽부터 차례로)
부천시 오정구 작동 까치울 정수장에 위치한 물박물관은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물의 탄생과 소멸, 물의 순환과정 등을 영상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에 관련된 여러 유물들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는 물 분자의 원리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시소처럼 무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의자, 우리 몸속에 충분한 수분이 있는지를 잴 수 있는 물체중계 등 직접 체험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코너들이 마련돼 있다. 야외에서는 수도가 없던 시절 작두펌프와 두레박 등으로 힘들게 물을 길었던 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학습장을 마련해두고 있다.
자매인 김희정(38)·김진숙(36) 주부는 물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기 위해 아이들과 물박물관을 찾았다. 일행은 옛 선조들이 물을 얻기 위해 했던 다양한 노력들을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질문도 하며 재미있게 박물관을 관람했다.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워요~
유난히 무덥던 날 오후, 물박물관 박성태 팀장의 안내로 견학이 시작되었다. 먼저 박물관 홀에 마련된 까치울 정수장 전경 모형을 통해 더러운 물이 들어와 깨끗한 수돗물로 나가기까지의 정수과정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자, 버튼을 눌러봐요.” 박 팀장의 안내에 따라 수빈이(10)가 버튼을 누르자 전 정수과정이 빨간 램프선으로 드러났다. “우와~진짜 복잡하다.” 아이들이 입을 벌리며 신기해하자 박 팀장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더러운 물이 정수되는 과정은 까다롭고 복잡해요. 그만큼 한 번 더러워진 물을 정화시키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죠. 어때요? 물을 아껴 써야겠지요?”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과정 하나하나의 설명을 경청했다.
우주선 입구 모양의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자 물이 탄생하는 과정이 DVD를 통해 방영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잠시 말을 잊은 채 최초로 물이 만들어져 우리가 마시는 물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화면의 양 옆에 적혀 있는 물의 생성과정과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물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꼈다.
옛 선조들의 지혜 엿보기
물의 생성과정을 담은 DVD를 보고 돌아서니 맞두레, 용두레 등 요즘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물 긷는 기구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당시 사용하던 기구의 축소모형을 보고 신기해하던 광혁이(11)가 엄마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엄마, 지금 두 사람이 뭘 하고 있는 거예요?” “응. 여기 설명이 있으니까 같이 읽어보자. 깊은 웅덩이의 물을 긷기 위해 쓰는 도구라고 하네. 깊은 곳의 물은 혼자 들어가 퍼내기 힘드니까 이렇게 긴 줄 가운데에 큰 바가지를 매단 다음 둘이 힘을 합쳐 물을 퍼 날랐나봐. 참 지혜롭지?” “네. 그런데 힘들었겠어요. 잘 길어질 것 같지도 않고요. 수돗물이 없으면 저희도 이렇게 해야 되겠죠?” 광혁이가 제법 진지하게 맞두레(낮은 데 있는 물을 언덕진 논이나 밭에 퍼 올리는 데 쓰는 기구)·용두레(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퍼올리는 데 사용하는 농기구) 같은 기구들과, 이에 대한 기록이 담긴 ‘삼국사기’ ‘만기요람’ 등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물속 힘의 원리를 알려주는 파스칼 의자를 체험하는 아이들.(좌) 빅물관 내부에는 옛 선조들이 물을 길었던 기구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우)
물의 원리를 체험해요~
“엄마, 저기 체중계가 있어요. 여기 왜 이런 게 있지?” 갑자기 나타난 체중계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신이 난 듯 너도 나도 올라가봤다. 다름아닌 몸속의 수분량이 적당한지 확인해보는 일명 ‘물체중계’. “남자아이는 70%, 여자아이는 58%가 적정량이라고 하니까 난 적당해” “난 물 좀 더 마셔야겠다. 좀 모자라” 하며 아이들은 자신의 물몸무게를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엄마들도 재미있게 물 체중을 재어본 후 이동한 곳은 물과 과학 코너. 물의 압력으로 가벼운 사람이 무거운 사람을 들게되는 물속 힘의 원리를 보여주는 파스칼의 의자, 물로 소리를 내는 물피아노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 밖에 모형 현미경에 눈을 갖다 대면 갖가지 물속 미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코너가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상으로 물의 소중함을 배워요~
엄마와 함께 물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좋아하던 수빈이.(좌) 물에 관한 전시품을 둘러보며 물 절약에 관해 이야기했다.(우)
실컷 눌러보고 앉아보면서 물의 원리를 체험한 전시장을 지나쳐 일행이 다다른 곳은 물의 소중함을 영상으로 일깨워주는 영상실. 먹는 물은 어떻게 만드는지, 물은 사람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여러 자료 화면으로 알려주는 영상을 관람하고 작은 유리 박스 앞에 멈췄다. “우와, 사람이 나타났어.” “어, 나도 욕실에서 저렇게 물싸움하는데…. 아, 저것도 물 낭비구나.” 유리박스 안에 마련된 매직비전에는 사람 모습만 영상으로 나오는데, 우리가 알게 모르게 범하고 있는 물 낭비를 일깨워주고 절약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영상에 아이들은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직접 체험하는 물 긷기
옛 선조들이 물을 긷기 위해 사용한 기구를 비롯해 해시계같이 물과 관련한 기구들을 마저 관람한 아이들은 “여기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었어요? 너무 무겁겠다”며 신기해했다. 김씨는 “응. 이곳은 물 긷는 것 말고도 용도가 많아. 옛날에는 냉장고가 없었잖니? 이 안은 여름에도 시원하거든. 이 안에 수박을 넣어둬 차게 해서 먹기도 했단다”라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옆에 있던 광혁이가 해시계를 앞에 두고 “엄마, 이게 뭐예요?”라고 묻는다. “해시계라는 거야. 교과서에서 본 적 있지? 이렇게 시간을 따지는 거야.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좀 더 알아볼까?”라며 엄마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내 전시관 관람을 끝내고 가족들은 야외에 마련돼 있는 물 체험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수도가 없던 시절, 직접 물을 길어 쓰던 우물과 작두펌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엄마도 어릴 적 집 앞에 이런 게 있었어. 힘들지 않니?” “우와~ 정말 이걸 쓰셨어요? 재미있는데 조금 힘들어요”라며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다.
견학을 마치고 김씨 자매는 “박물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네요. 아이들에게 물 절약 정신을 조금이라도 일깨워줄 수 있어서 뿌듯해요. 오늘 본 것들 중 몇몇은 집에 가서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보며 공부해야겠어요. 작두펌프를 보니 어렸을 적 생각도 나고 아이들에게도 알찬 시간이 된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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