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 드라마 ‘고개 숙인 남자’에서 이 사람(임채원)을 처음 봤는데 정말 예뻐서 팬이 됐죠.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밥 한번 같이 먹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퀴즈 프로그램에 이 사람이 나온다고 하기에 같이 출연하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했는데 매번 어긋났어요. 그러다 지난해 드디어 만난 거예요.”
인연이란 게 있는 걸까, 혹은 간절히 원하는 건 이뤄지는 걸까. 개그맨 출신 탤런트 최승경(36)과 탤런트 임채원(35)이 2월2일 웨딩마치를 울린다. 15년 전 자신의 우상과 결혼까지 하게 된 최승경은 꿈을 이룬 셈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하와이에서 열린 연예인 골프대회에서였다. 최승경이 지인을 통해 임채원을 멤버로 초대한 것. 최승경은 임채원을 실제로 만났을 때도 “이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저는 승경씨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냥 동갑내기(최승경은 71년 12월27일생, 임채원은 72년 1월12일생이다) 친구로만 생각하고 ‘승경아, 승경아’ 하면서 몇 번 말을 놨죠. 그런데 이 사람은 절대로 말을 안 놓더라고요.”
2월2일 결혼식을 올리는 최승경·임채원 커플은 정반대의 성격 덕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골프대회가 열리는 일주일 내내 쫓아다니면서 “한국에서 따로 만나자”고 밀어붙였던 최승경은 골프대회 마지막 날 임채원으로부터 데이트를 허락받았고, 2개월 만에 첫 키스에 성공했으며, 최종적으로 7개월 만에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다. 최승경은 이런 초고속 사랑의 성공비결로 “시야에서 떨어지지 않기, 세뇌시키기, 측근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기, 매일 얼굴도장 찍기” 등을 꼽았다.
“(그동안) 속을 많이 태웠어요. 마음고생도 많이 했죠(웃음). 우린 잘 어울린다고 수시로 얘기하면서 세뇌시켰고 탤런트 선배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죠. 연애하는 동안 촬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못 만난 며칠을 빼곤 매일 만났어요.”
예비신랑 최승경에 대해 “내게 하는 걸로 봐서는 뭔가 하기로 마음 먹으면 해낼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임채원은 결혼이 늦은 편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일부러 결혼을 안 한 건 아니에요. 인연을 못 만나서 결혼을 못하는 거지 일부러 미루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이 사람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절대로 연예인과는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요. 제가 좀 보수적인데 아무래도 이쪽(연예인) 사람들은 끼가 많은 것 같아서 남편은 다른 일 하는 사람이길 바랐거든요. 물론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승경씨와 직업이 같으니까 서로 이해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좋더라고요. 제 친구들은 다들 놀라죠(웃음).”
혹시 결혼을 하기까지 반대하는 사람이나 어려움은 없었을까.
“주위에선 모두 축하해주셨는데 네티즌 중에 반대하시는 분이 많은 거 같아요(웃음). 인터넷에 결혼 발표 기사가 나간 후에 ‘저 놈이 뭔가 있구나’는 식의 글이 많이 올라왔거든요. 그 정도에 상처받을 정도로 마음이 약하진 않아서 가족들이랑 같이 보면서 웃었어요.”
임채원은 최승경의 부모님을 만난 뒤 “(결혼에 대해) 더욱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처음엔 승경씨가 4대 독자인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부모님 만나뵙고, 승경씨가 부모님께 참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이 갔죠. 저희 (시)아버님은 굉장히 다정하신 분이에요. (시)어머님께도 참 잘하시는데 두 분의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왜,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하잖아요.”
재미삼아 본 궁합에서 천생연분이라는 말 들어
감성적이고 마음이 약한 최승경과 달리 임채원은 이성적이고 똑 부러진 성격이라고 한다.
“성격뿐 아니라 생활패턴도 많이 달라요. 저는 새벽 4, 5시에 자서 오전 11시쯤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는데 이 사람은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이 사람 만나면서 저 역시 기상시간이 빨라졌죠. 결혼하면 또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웃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더없이 좋다”는 이 커플은 2월2일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서울 호텔에서 최승경의 대학동기이자 함께 개그맨으로 데뷔한 유재석의 사회로 결혼식을 올린다. 이후 4박5일간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라고.
최승경·임채원 커플은 재미삼아 본 궁합에서도 매번 천생연분이라는 말을 들어 서로가 서로의 인연임을 실감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두 사람 다 돼지띠라는 사실. 아이 역시 황금돼지해를 넘기지 말고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친다.
“아이는 최대한 빨리 가지려고요. 아들 딸 가리지 않지만 딸이면 더 좋겠어요. 저희 둘 다 돼지띠인데 아이도 돼지띠면 대박날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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