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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목받는 남자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주연 맡은 현빈

“삼식이보다 더 건방지고 더 오만하고 사랑도 더 열심히 해요”

글·민선화 / 사진·조영철 기자

2006. 01. 04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주연 맡은 현빈

‘삼식이’ 현빈(24)이 오는 2월 청춘 멜로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으로 관객들 앞에 나선다. 2004년 개봉한 영화 ‘돌려차기’ 이후 2년 만에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할아버지에게서 수천억원대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산골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재벌 3세 강재경과 산골 소녀 최은환(이연희)의 풋풋하고 맑은 사랑을 그린다.
현빈은 극중에서 자신이 맡은 강재경에 대해 “돈 쓰기만 좋아하고 세상에는 별 관심이 없는, 한마디로 말해 싸가지 없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맡았던 ‘삼식이’ 진헌보다 업그레이드돼 더 건방지고, 더 오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사랑도 더 열심히 한다고.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그냥 하고 싶었어요. 진헌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우선 외모는 그대로지만 나이가 진헌이보다 어려요(웃음). 덕분에 오랜만에 교복도 다시 입어봤죠. 또 진헌이는 이기적이고 싹수는 없어도 예의를 갖출 줄 알았는데 재경이는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촬영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제 마음대로 막 했어요. 감독님 말도 안 듣고(웃음).”
그는 고등학생 연기를 위해 실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머리를 자를까 생각했는데 학생들에게 ‘두발자유화’라는 얘기를 듣고 오히려 머리를 길렀다는 것. 이어 그는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회에서 중·고등학생이 가장 무서운 것 같다. 부모님이나 학교라는 울타리가 보호를 해주기 때문에 더 당돌하고 당찬 것 같다. 그래서 10대인 재경을 연기할 때는 ‘나를 보호해주는 뭔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대로 막 행동했다”며 역할에 푹 빠져 지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가 이번 영화를 선택한 데는 김태균 감독과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에 대한 신뢰감이 컸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영화 시나리오가 많이 쌓였을 거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데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웃음). 드라마 촬영 후 한동안 미뤄둔 광고 촬영 등으로 바빠 시나리오를 별로 읽지 못했거든요. 그 와중에 이 시나리오를 읽고 선뜻 하겠다고 나선 것은 우선 김태균 감독의 영향이 컸어요. 오래전부터 꼭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거든요. 또 하나는 시나리오를 쓴 김은숙 작가 때문이에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매회 챙겨볼 정도로 팬이었거든요.”
영화 ‘화산고’ ‘늑대의 유혹’ 등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 역시 현빈에 대해 “3년 전 무명이던 현빈을 처음 오디션에서 봤을 때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왔다”면서 그를 주연배우로 내세울 수 있는 자신은 ‘행운아’라고 표현했다.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럭셔리한 제목과 달리 대부분의 촬영이 지방에서 이뤄졌다. 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재경이 전학 간 시골 고등학교가 영화의 주요 무대이기 때문. 지난해 10월 초 충북 보은에서 첫 촬영을 시작해 강원도 정선 등지를 오가며 촬영한 이번 영화에서 그는 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운동장을 하염없이 뛰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영화 ‘말아톤 2’를 찍는 줄 알았어요. 처음엔 그렇게 뛸 줄 몰랐는데 감독님이 카메라 앵글을 상당히 많이 바꾸시더라고요. 차가 운동장 한가운데를 달리면 저는 그 뒤를 계속 쫓아가야 했어요. 종아리에 알이 박힐 정도로 뛰어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가장 힘들었어요. 또 하나는 개구리가 얼굴에 튀는 장면이 있어요. 화면상에서는 크게 안 보이는데 실제는 개구리가 굉장히 컸어요. NG가 나서 감독님이 제 얼굴에 개구리를 계속 던지는데 나중에는 감독님마저 미워지더라고요(웃음).”

영화 속에서 그는 느슨한 넥타이에 헐렁한 교복셔츠, 아무렇게나 접어 올린 소매, 뚱한 표정으로 건방지고 제멋대로인 재경으로 연기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어떤 모습을 해도 여전히 잘생긴 외모는 변함이 없는 듯.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한번도 잘생겼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의외의 대답을 했다.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주연 맡은 현빈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면서, 촬영을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 거울을 보지만 한번도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 오디션을 볼 때마다 주변에 잘생기고 매력적인 사람이 많아서 그런 생각을 했다가도 금세 지워버리게 됐죠. 하지만 연기하고 광고 촬영을 하면서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평범한 제 얼굴이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한 부분이 도드라지지 않고 밋밋해서 어디든 잘 묻어갈 수 있거든요(웃음).”
그는 또 최근 ‘자뻑남’으로 등장한 한 휴대전화 CF를 찍으면서 자신도 참 민망했다고 덧붙였다. “촬영할 때는 속된 말로 다 재수 없다고 했는데, 다행히 보신 분들은 재미있다고 좋아하시더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마치 실제로도 첫사랑을 만난 듯 촬영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힌 현빈. 그와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연인으로 나선 신예 이연희는 실제 17세의 고등학생으로 현빈보다 여섯 살이 어리다. 그가 10대인 이연희와는 어떤 색깔의 사랑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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