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방영된 KBS 드라마 ‘쾌걸 춘향’에서 톡톡 튀는 매력으로 사랑받은 한채영(25)이 미혼모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스페셜 ‘온리 유’에서 ‘원나잇 스탠드’로 인해 생긴 아이를 홀로 키우며 요리사의 꿈을 키워나가는 ‘차은재’ 역을 맡은 것.
“처음에 미혼모라는 설정을 듣고 나서 잠깐 고민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더라고요. 저는 미혼모라고 해서 파마머리에 얼굴도 푸석푸석한 아줌마를 떠올렸거든요. 그런데 은재는 아이랑 친구처럼 지내고 걱정거리가 생기면 아이랑 상담도 하는 여자예요. 그래서 ‘나도 아이를 좋아하니까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채영은 고교 졸업 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탈리아에 요리 공부를 하러 가는 극중 차은재의 모습이 자신과 매우 닮았다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꼭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죠. 고집도 있고요. 요리가 좋아서 부모님 몰래 이탈리아까지 가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제 성격이랑 참 많이 비슷해요. 저 역시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야 되는 성격이거든요. 실제 저도 미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다가 연기하겠다고 혼자 한국에 와 있거든요. 처음 제가 한국에 나와 혼자 살겠다고 했을 때 저희 부모님도 꽤 충격을 받으셨대요(웃음).”
연기 위해 이탈리아어 공부하고 파스타 요리 배워
‘온리 유’ 출연진. 왼쪽부터 홍수현, 이천희, 한채영, 조현재.
요리사를 꿈꾸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큼 ‘온리 유’에서는 본격적인 요리 장면이 자주 다뤄진다. 그래서 한채영은 이번 드라마 촬영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파스타 요리법을 배웠다고 한다.
“워낙 파스타, 피자 같은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데 요리는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제가 요리에는 소질이 없거든요. 이번에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에게 3주 동안 거의 모든 종류의 파스타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파스타 종류가 워낙 많아 이름 외우기도 쉽지 않았지만 직접 해보니까 재미있어요. 이제는 일이 없어서 집에서 쉬는 날 일부러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돼요. 선생님도 저보고 감각 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탈리아 현지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어도 공부했는데 “워낙 이탈리아어를 잘 못하는 설정이라 별로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172cm의 키에 작은 얼굴, 글래머러스한 8등신 몸매 때문에 줄곧 ‘바비 인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한채영이지만 드라마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그는 예전에 비해 부쩍 가냘퍼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 말 ‘쾌걸 춘향’ 막바지 촬영을 할 때는 졸음을 쫓기 위해 하루 평균 여덟 봉지의 과자를 입에 달고 지내 좀 통통한 모습이었는데 ‘쾌걸 춘향’을 마친 후 곧바로 ‘온리 유’ 출연을 결정하는 바람에 제대로 쉬지 못해 살이 빠진 것 같다고 한다.
“제가 원래 굉장히 많이 먹어요. 하루에 한 끼라도 안 먹으면 쓰러지거든요. 늦게 일어나는 날은 두 끼를 먹는데 그러면 새벽에 배가 고파서 꼭 뭔가를 먹고 자요. 그게 다 살로 가는데…(웃음). 그래도 전 너무 마른 것보다 어느 정도 살이 있는 게 더 좋더라고요. 화면에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아서요(웃음).”
지난 5월 말 한 토크쇼에 출연한 한채영은 “지금은 헤어졌지만, 드라마 ‘북경 내 사랑’ 촬영 때문에 베이징에 머물던 지난해 초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가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서 하루 시간을 내 몰래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은 그 사람과 헤어졌지만 가끔 편한 마음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라고. 또한 그는 “남자친구랑 사귈 때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인데 보통 이런 말을 하면 쑥스러워하면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헤어지고 나면 이런 말을 많이 해주던 나를 그리워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000년 영화 ‘찍히면 죽는다’로 데뷔한 이후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 ‘배역운이 없다’는 평을 들어온 한채영. 그는 ‘쾌걸 춘향’이 성공한 이후 연이어 밝은 이미지의 주연을 맡게 된 것에 기뻐하며 이번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섹시하고 도도한 역할을 많이 맡아서인지 그런 역만 들어오더라고요. 사실 저는 굉장히 털털한 성격이에요. 그런데 워낙 성격 좋은 춘향이와 차은재를 연기하면서 그들한테 물들었나봐요. 요즘은 예전보다 더 시끄러워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죠(웃음). 덕분에 그만큼 더 편안한 연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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