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다이어트의 지름길이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싫증나지 않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을까. ‘새로운 운동처방 섹스 다이어트’를 펴낸 부산정보대학교 사회체육과 김종인 교수(50)는 ‘섹스’가 그 정답이라고 말한다.
“다이어트는 그 어떤 일보다도 굉장한 인내심을 요구하잖아요.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살을 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요. 섹스도 일종의 운동이에요. 운동을 하면서 황홀함까지 만끽할 수 있는 섹스야말로 체중감량에 더없이 좋은 운동이죠.”
비만해소에 대한 그의 관심은 아내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내도 살이 쪘는데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어요. 아이 둘 낳고 몸이 불어나기 시작했는데 겉잡을 수 없이 변하더라고요. 게다가 뚱뚱한 몸은 당뇨병이라는 달갑지 않은 선물까지 안겨줬고요.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비만탈출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게 됐죠.”
그는 다이어트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을 하더라도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기 때문인데 섹스는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준다고 말한다.
“섹스는 부부가 함께 행복을 느끼면서 땀을 흘리는 유산소 운동이에요. 30분간의 열정적인 섹스는 800kcal의 열량을 소모하고요.”
보통의 성인 여성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1,600kcal 내외.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격렬한 섹스는 하루 섭취량 중 절반의 열량을 소모하는 셈이다. 더구나 섹스를 통한 다이어트는 부부간의 애정 확인과 함께 성적인 만족감이 더해지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섹스는 힘든 운동 중에 하나예요. 전희의 과정이 끝나고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호흡이 빨라지면서 온몸의 말초혈관까지 혈류속도가 증가하거든요. 신진대사의 촉진에 의한 노폐물 배설로 우리 몸은 활력을 찾게 되고요.”
섹스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여성이 날씬하다는 속설에 대해 그는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섹스 자체를 수치스럽고 부끄럽게 여기는 여성은 그만큼 수동적으로 섹스에 임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지 않다는 것. 따라서 섹스 다이어트로 살을 빼고자 한다면 섹스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성위주의 섹스에서 탈피하는 게 중요해요. 운동효과가 뛰어난 여성상위가 (여성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죠. 여상상위 체위를 포함해 30여 분 정도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하면 하루에 한 끼를 굶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요. 여성상위로 하면 허리와 대퇴부의 살이 빠지고 근육이 발달해요. 또 허리와 엉덩이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무릎 관절의 스트레칭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허벅지나 종아리의 군살도 제기되죠.”
다이어트에 가장 도움되는 체위는 여성상위
직접 만난 김 교수는 올해 쉰 줄에 접어드는데도 몸이 군살 하나 없이 탄탄했다. “평소 섹스 다이어트를 통해 몸매 관리를 하냐”고 묻자 호탕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저도 (섹스 다이어트를) 하죠. (섹스) 횟수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되고요. 시간은 40~60분 정도 걸립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섹스 시간을 얘기할 때 삽입한 상태만 얘기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거죠. 제가 말하는 섹스 시간에는 전희와 후희도 포함돼요.”
결혼 25년 차에 접어든 그는 운동량이 많으면서 성적 쾌감도가 높은 섹스란 어떤 것인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을 해주었다.
“전희는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키스를 하고 가슴을 어루만지는 등 애무를 하는 데 10~15분 정도를 할애해요. 그 다음에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삽입을 하죠. 이때 남성상위를 시작으로 여성상위 등 최소한 3~4개의 체위를 활용해요. 사실 여성상위가 몹시 힘든 체위예요. 아내가 힘들어 하면 후배위(여성이 무릎을 꿇고 엎드린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 쪽에서 삽입하는 체위)를 했다가 기승위(여성이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상체를 남성의 가슴 쪽으로 향해 엎드리는 체위)로 바꿔요.”
그는 각각의 체위에 3~5분을 할애한다고 한다. 후희에 투자하는 시간은 전희와 마찬가지로 15분 내외. 그는 “1시간여 동안 섹스에 전념하려면 체력소모가 심하므로 중간중간 섹스의 주도권을 바꿔 상대방이 쉴 수 있는 체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후배위는 흔히 엉덩이를 탐미하는 체위로 불려요.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를 자유자재로 만질 수 있고요. 이 체위는 여성이 쉬면서 덤으로 스트레칭 효과를 얻게 돼서 좋아요. 가슴선을 아름답게 하고 자연스럽게 등의 군살도 빼주죠. 섹스는 참 격렬한 운동이에요. (섹스를 한) 다음날 아침, 아내는 싱크대 앞에 서기 힘들 정도로 허벅지가 아프고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해요. 그만큼 운동량이 많다는 얘기죠. 아내도 예전에 비해 살이 많이 빠졌어요(웃음).”
그는 섹스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다섯 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험을 거쳤다. 8주간에 걸쳐 실시된 섹스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주 3~5회에 걸쳐 매회 40분 이상 섹스에 임할 것을 권한다.
“실험 결과 평균 4.4kg 정도 체중이 감량되는 결과를 얻었어요. 미국 버클리 의대 연구팀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부부 세 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 결과에 의하면 일주일에 3번 정기적으로 3개월간 섹스를 하게 했더니 체중이 7kg 빠졌다는 보고도 있어요. 서양 사람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격과 체질이 달라 체중 감소 정도가 약간 덜하지만 섹스는 확실히 다이어트의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훌륭한 유산소 운동임이 입증된 셈이죠.”
임상실험에 임하는 부부는 매회 성관계 시 3~5가지의 체위를 활용했다. 그는 “섹스 다이어트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무리한 체위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남성상위로 시작해서 여성상위, 기승위, 후배위, 남성상위 등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섹스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상의 보약
“남성은 한번 사정을 하고 나면 끝이잖아요. 저는 사정을 조절하기 위해 섹스를 하는 도중에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물을 마시기도 해요. 운동을 하다가 숨이 차면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이치죠. 보통 남성들은 약간의 피스톤 운동을 한 뒤 금방 사정을 해버리고 마는데 그것은 체중 감량 여부를 떠나서 남편이 아내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섹스라고 봐요.”
짧은 섹스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아내가 오르가슴에 도달하려면 전희를 통해 클리토리스를 충분히 자극해야 하고 남성이 사정한 후에도 정액이 묻은 클리토리스를 계속 애무하면 섹스 만족도도 높아지고 칼로리 소모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여성은 한 번의 섹스에서 4~5번에 걸쳐 (오르가슴을) 맛볼 수 있어요. 오르가슴을 많이 느끼면 그만큼 칼로리 소모도 많아지죠. 만족한 섹스는 다이어트에도 좋고 부부 사이에 애정을 유지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예요.”
특히 모닝 섹스는 다이어트에 ‘특효약’이라고 한다. 공복상태에서 섹스를 하면 피하와 간에 축적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체내의 지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침에는 남성 성기의 발기를 맡고 있는 중추가 흥분돼 있는데다 자율신경계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는 현상으로 인해 섹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아침에 하는 섹스가 다이어트 특효약이라고 말하는 김종인 교수.
“식후에 하는 섹스는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섭취된 탄수화물이나 당분 등이 주 에너지로 소모되기 때문에 체중 조절의 효과가 적어요. 모닝 섹스를 할 때는 잠자는 동안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된 상태니까 스트레칭을 하는 기분으로 충분한 전희가 이뤄져야 해요. 단,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올리는 교감신경 물질이 자극돼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니까 모닝 섹스를 삼가는 것이 좋고요.”
그는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섹스는 체지방을 줄이는 다이어트 효과뿐만 아니라 근육의 이완 및 통증 완화와 더불어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므로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뇌를 자극해 노화와 치매, 건망증 등을 억제하는 효과와 함께 우울증, 무기력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김 교수는 “섹스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상의 보약”이라면서 “많은 부부가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를 통해 아름다운 몸매를 되찾고 부부간의 사랑 또한 깊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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