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 연예인들의 성상납 폭로가 이어져 충격을 주었다. 사진은 모델겸 텔런트 이정민.
지난해 11월 말, 신인배우 장유화(22)가 한 스포츠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명 영화감독 A씨로부터 노골적인 성상납 요구를 받았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었다. 장유화는 ‘베스트극장’ ‘오픈 드라마-남과 여’ 등 TV 단막극과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출연한 신인 연기자.
기사에 따르면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명 영화감독인 A씨가 지난해 10월 장유화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의 캐스팅 문제로 이야기를 하자”며 만남을 제의했다고 한다. 그의 제안에 장유화는 앞서 영화 캐스팅과 관련해 매니저들과 함께 두 차례 만난 적이 있어 별다른 생각 없이 약속 장소인 서울 신사동 한 커피숍으로 나갔다는 것. 그런데 둘만 있는 자리에서 A감독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장유화는 “A감독이 갑작스레 ‘우리 연애나 한번 하러 가자’고 말해 ‘무슨 얘기죠?’ 하고 묻자 ‘섹스를 의미하는 거다’라고 바로 대답해 당황했다”며 “A감독은 더욱 노골적으로 ‘유화씨에 대해 전부 알고 싶다. 유화씨의 울부짖는 모습을 너무 보고 싶다. 함께하면서 유화씨의 희로애락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또한 그는 “곧바로 A감독에게 ‘싫다’며 강하게 거절했지만 끈질긴 유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내 작품은 배우로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니 다시 한번 생각하라’며 1시간 이상 물고 늘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함께 작업하는 배우마다 항상 이렇게 하냐”고 따지자 A감독은 “그렇다. 작품을 위해 항상 그렇게 배우에 대해 알아보곤 했다. 원래는 처음 만날 때 옷을 다 벗어보라고 하는데 유화씨는 못 봤으니 알몸도 보고 연애도 하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끝내 거절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와 위기(?)의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안을 거절한 이틀 후 그 배역은 나와 비슷한 이미지의 다른 배우에게 바로 넘겨졌다”고 털어놓았다.
모델 겸 탤런트 이정민(28) 역시 12월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력한 정치인으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은 후 회의를 느껴 한동안 연예계를 떠나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난 98년 미스코리아 미로 당선되면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늘씬한 몸매와 시원한 마스크, 재치있는 말솜씨를 앞세워 그해 KBS ‘서세원쇼’,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SBS ‘기쁜 우리 토요일’ 등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었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어느 날 방송사 간부 B씨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한다. 모 방송사 라디오국장이었던 B씨는 그에게 “말솜씨가 좋던데 DJ를 해보지 않겠냐”며 “내가 톱스타로 널 키워줄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도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영화감독의 성상납 제의를 폭로한 신인배우 장유화.
이정민은 처음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 B씨가 그런 제안을 한 줄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B씨가 곧이어 자신이 정치권 실세들과 가깝다는 말을 늘어놓은 뒤 “K의원이 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네가 마음먹기에 따라 평생 운명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하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몸으로 먹고사는 아이들이 한둘이냐. 눈 한번 딱 감으면 금방 톱스타가 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는 것. 심지어 “자리를 마련해줄 테니 일단 한번 만나봐라. 만약 그분과 잠자리를 한다면 주요 방송 프로그램의 자리가 떨어질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성상납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정민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B씨를 피했지만 워낙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약속 장소인 강남 S호텔 커피숍으로 나갔는데, 거기엔 이미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물 정치인 K씨가 앉아 있었다고 한다. K씨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50대의 다선 현역의원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연예계에 진출해야 하나,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은 이정민은 그 일이 있은 후 연예활동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B씨가 속해 있던 방송사의 쇼프로그램 메인 MC로 확정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가 하면 다른 프로그램 출연 제의 역시 뚝 끊어졌다는 것. 그는 B씨가 자신 이외에도 여러 여성을 K의원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가 K의원의 성상납 브로커였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성상납 요구를 폭로한 미스코리아 출신 이정민.
두 사람의 폭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장유화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A감독이 누구냐’를 놓고 인터넷이 들끓었고, 그 와중에 한 감독이 ‘나는 아니다’라고 해명을 하고, 장유화도 ‘그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정민 역시 그의 휴대전화나 기획사로 ‘K의원이 누구냐’는 전화가 폭주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어야 했을 정도다. 심지어 소속사로 경찰청이라며 수사를 위해 이름을 알려달라는 전화까지 왔지만 진짜 경찰청에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장으로 인해 두 사람 모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양쪽 모두 폭로의 파문이 예상보다 커지자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성상납과 관련한 추가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특히 이정민은 후유증이 심각해 12월15일로 예정되었던 뮤직비디오 촬영도 미루어야 했다고 소속사 관계자가 전했다.
이번 성상납 폭로에 대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번 떠보려고 이런 일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두 사람의 용기를 격려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성상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잊힐 만하면 한번씩 파문을 일으키는 연예인 성상납이 언제쯤 뿌리가 뽑힐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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