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길이가 도저히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건방지게 인터뷰를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라고 말 좀 잘 전달해달라고 하네요. 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2002년 12월22일 강남길(45)이 극비리에 귀국,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형 강남영씨 집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1월초, 전화를 걸었다. 형 강남영씨는 완곡한 어조로 동생의 인터뷰 거절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는 동생을 대신해 궁금한 것들을 자신이 대답해주겠다고 친절하게 말했다.
전처 간통사건 당시 충격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산소 찾아 통곡해
“그냥 아이들이 방학해서 온 거예요. 건강은 여전히 좋질 못해요. 연대 세브란스병원하고 일산에 있는 한방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는데, 받아가야 할 약 문제가 아직 해결이 덜 돼서 예정보다 오래 있게 될 것 같아요. 원래 1월4일쯤 출국할 생각이었는데, 1월8일쯤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000년 1월초, 강남길의 전처 홍씨의 간통사건이 터졌다. 심근경색으로 병원치료를 받던 중에 생긴 일이라 강남길은 더욱 건강이 악화되었고, 그의 노모는 아들에게 벌어진 불상사에 충격을 받아 세상을 뜨고 말았다.
당시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딸 나리(16)와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갈 예정이던 아들 경완이(14) 또한 크게 상심한 나머지 집 밖에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특히 딸 나리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그는 “아이들이 친구는 만나고 싶어하지만 밖에 나가는 것은 꺼린다”며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낼 뜻을 비쳤다.
그는 몸상태가 호전되자 아이들을 위해 유학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놓고 고심하던 그는 결국 아이들의 유학지로 영국을 선택했다. 교민의 수가 적고, 교육시설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3월17일 두 아이를 데리고 영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교민이 없으니 아이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또래의 한국애들도 없었고,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았던 것. 그래서 그는 지난해 거주지를 럭비에서 버밍햄으로 옮겼다고 한다. 둘째 경완이가 낯선 영국 땅에서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자 아이들의 유학지를 같은 동양권인 일본으로 옮길까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강남길은 올가을 브라운관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올 가을이나 연말쯤이면 방송에 복귀할 겁니다. 아이들이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니까 남길이가 혼자 돌아와서 방송 활동을 할 수가 없었어요. 거기 같이 있으면서 애들 학교 뒷바라지를 한 거죠.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하고…. 그런데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나리는 지금 중 3인데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한답니다. 낯선 영국 땅에서 힘들어하던 둘째 경완이도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니까 괜찮아지겠죠.”
건강문제나 아이들 문제나 아직 아무것도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없다. 하지만 강남길은 어떻게든 올 하반기 안에 귀국, 방송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두 아이의 학비와 생활비로 1년에 들어가는 돈이 1억원 이상이라 경제적으로 코너에 몰린 상태라고 한다. 현재 그가 가진 재산이라곤 전처와 살던 목동의 40평 아파트가 전부. 하지만 그 집도 현재 전세를 내준 상황이고, 그외 별다른 재산은 없다. 지난해 봄 그는 전처 홍씨가 청구한 재산분할 청구소송의 결과에 따라 수억원대의 재산을 분할해주었기 때문이다.
“와서 특별히 한 게 뭐 있겠어요? 어머니 산소 찾고, 가족, 친척들 만나고, 병원 가고…. 어머니 산소에 들를 때 남길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다 그런 거지요. 많이 울었어요.”
자신 때문에 노모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는 터라 3년여가 지난 지금도 어머니 산소를 찾는 강남길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을 터다.
당시 노모 최정순씨는 자식들을 통해 강남길과 부인 홍씨의 상황에 대해 듣고 있었지만, 이미 칠순을 넘긴 고령이라 자세한 내막은 알고 있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지병인 협심증으로 입원했다가 병원에서 누군가가 보던 잡지를 통해 아들의 기사를 읽게 된 것. 기사를 보고 눈물을 흘리던 최씨는 며느리들에게 “지금 내 통장에는 3천만원이 있는데 이것으로 재판비용에 써라. 그리고 남길이와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라”고 당부한 다음 인천에 있던 강남길에게 전화를 해 “엄마의 유언이니 지금이라도 당장 입원을 하고 수술하라”고 30여분간 타이른 직후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진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고 말았다.
이번 귀국 기간중, 강남길은 평소 친분이 있는 방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방송복귀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길은 복귀 시기에 대해 몹시 조심스러워했으나 지금도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는 방송 관계자들의 설득에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아주다니…”라며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형 강남영씨는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주니까 남길이도 많이 위로가 되는 것 같다.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며 통화를 끊었다.
채 20일이 안되는 짧은 일정을 마치고 강남길은 지난 1월8일 오후 1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짧은 방문은 아쉽지만, 그래도 가을이면 다시 브라운관으로 복귀한다고 하니 그 소식만큼은 반가울 따름이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