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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HY

#설리의 재능 #팬티 드로잉 #어쩌면 역차별

editor 안미은 기자

2017. 12. 07

설리(23)는 이제 걸그룹 멤버가 아니다. 연예계를 떠난 지 오래다. 더 이상무대에서 공연하지 않고, 배우로 전향했지만 영화 개봉 소식은 뜸하다. 그럼에도 설리는 여전히 많은 아이돌의 우상이다. 설리의 인스타그램은 대한민국 인구의 66%와 맞먹는 3천3백만 명이 팔로잉한다. 3천3백만 명.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설리의 일상을 구독하고, 댓글 창에서 자신들만의논쟁을 벌인다. 주제는 설리의 속옷 착용 유무 등이다. 또 그게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문제로 이어진다. 남녀의 성평등, 젠더 이슈, 인간의 권리란 무엇인가 따위가 언급된다. 기자가 속옷을 세 겹씩 겹쳐 입는다 해도 뭐라고 할사람이 없지만, 설리는 한 장도 안 입었다고 해서 그 난리다.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천3백만 명 모두 설리의 팬이냐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설리를 지켜본다는 것이다. 

그런 설리가 팔로잉하는 계정은 단 하나다. 설리가 자신의 드로잉 작품을전시하는 계정으로 짐작되는 ‘be_my_panties’다. 이 계정은 1만1천1백 명이 팔로잉한다. 2017년 11월 현재 20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처음에는아이디처럼 여성이 입고 있는 팬티를 그렸다. 샤프나 볼펜 등으로 드로잉을 하고 사인펜으로 팬티만 채색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그림이지만, 국내의 어느 회화 작품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be_my_panties는 여섯 번째 팬티 드로잉 이후 다른 화풍의 그림을올렸다. 

피카소 화법의 자화상, 잭슨 폴록의 드리핑 기법, 쿠사마 야오이의 원색도트 등 현대미술의 거장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한 것. 재미있는 것은 이 그림들이 작품성을 띤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그림들을 가지고 다시 논쟁을 벌인다. 설리의 그림이 맞는지 진위 여부부터,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식의 다소 격렬한 논쟁까지 이어진다. 소속사는“설리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선 알 수도, 알려줄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be_my_panties는 3천3백만 명의 관심을 받으며 생성된 계정이다. 단 20개의 게시물뿐이지만 태생적으로 유명세를 갖는다. 작품의 가치는 비평가들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유명세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설리의 그림이 이슈인 것은 설리가 팔로잉하기 때문이다. 왜 이토록 설리가 난리냐고? 예쁘니까.

designer 박경옥
사진 뉴스1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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