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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온갖 루머 속 암 진단 직접 공개한 케이트 미들턴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2024. 04. 22

찰스 3세에 이어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암 투병 사실을 알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별세 이후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 로열패밀리의 근황.

암 수술 직전인 지난해 연말 세 자녀와 함께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한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세자 부부.

암 수술 직전인 지난해 연말 세 자녀와 함께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한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세자 부부.

케이트 미들턴(42) 왕세자빈이 지난 1월 16일 복부 수술을 받은 후 두문불출하자 영국 왕실은 온갖 루머에 휩싸였다. 한때 케이트 미들턴 위독설, 사망설이 돌더니 윌리엄 왕세자와 로즈 한베리 후작 부인의 불륜설까지 제기됐다. 케이트 미들턴은 영국 왕실 최초의 평민 출신 며느리여서 ‘현대판 신데렐라’라 불렸던 것에 반해 로즈 한베리는 백작 가문 출신으로, 외할머니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결혼식 때 들러리를 서기도 한 사교계의 유명 인사. 두 사람은 이미 2019년 한 차례 불륜설이 돈 바 있다. 케이트 미들턴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가족사진이 포토샵으로 조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말 미들턴 신변에 이상이 있거나 왕실에 큰일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찰스 국왕과 케이트 미들턴의 암 투병 사실을 다루고 있는 언론들.

찰스 국왕과 케이트 미들턴의 암 투병 사실을 다루고 있는 언론들.

이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은 3월 2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1월 런던의 한 병원에서 중요한 복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수술 후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 의료진이 예방적 화학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고, 나는 현재 그 치료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공개했다. 미들턴은 어떤 암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과 미국의 언론들은 수술 및 진단 과정으로 미루어 자궁이나 난소 관련 질환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특히 수술 전 조직검사가 어려운 난소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케이트 미들턴은 영상에서 “암 진단을 받은 후 얼마간 굉장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자신과 윌리엄 왕세자를 둘러싼 루머에 침묵한 이유에 대해서는 “큰 수술을 마치고 회복과 치료를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비밀을 지키는 게 중요했고 그 후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상황을 설명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2011년 결혼해 조지(11), 샬럿(9), 루이(6) 등 자녀 셋을 두고 있는 윌리엄과 케이트 부부는 아이들에게 왕실의 화려한 삶보다 따뜻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세 아이가 윌리엄과 해리가 다녔던 명문 사립 기숙학교인 이튼 스쿨 대신 윈저성 근처 램브룩 스쿨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램브룩도 기숙이 가능하지만 윌리엄 부부의 아이들은 통학하고 있다. 찰스 국왕은 손주들이 로열패밀리들의 엘리트 코스인 이튼 스쿨에 진학하길 원했으나 왕세자빈은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기숙학교 진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들턴의 영상이 공개된 시점은 아이들이 부활절 방학을 맞았을 때다.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외부로부터 받을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적기였다.

케이트 미들턴은 또 영상에서 “13년간 함께한 남편의 든든한 위로와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윌리엄 왕세자와 로즈 한베리의 불륜설도 진화됐다. 윌리엄 왕세자는 4월 초 장모인 캐롤 미들턴과 영국의 한 펍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4월 중순에는 맏아들 조지 왕자와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등 부지런히 가족을 챙기는 모습이다.



암 진단 후 관계 더욱 친밀해진 시아버지와 며느리

2016년 왕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로즈 한베리 후작부인(왼쪽 세 번째). 
케이트 미들턴이 두문불출한 이유가 항암치료 때문으로 알려지며 두 사람의 불륜설도 힘을 잃었다.

2016년 왕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로즈 한베리 후작부인(왼쪽 세 번째). 케이트 미들턴이 두문불출한 이유가 항암치료 때문으로 알려지며 두 사람의 불륜설도 힘을 잃었다.

찰스 3세 역시 국왕에 즉위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전립선비대증 치료 과정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 찰스 국왕의 암 진단은 영국 국민들에게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부모인 필립 공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별다른 질환 없이 100세, 96세까지 장수했고, 찰스 역시 그동안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찰스 국왕은 유기농 채식을 즐기고, 환기를 중시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고 있다. 정원 가꾸기와 하이킹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스키, 폴로 등 신체 활동이 많은 운동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기도 하다.

찰스 국왕과 미들턴 왕세자빈은 암 진단을 받은 후 그 어느 때보다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한다. 특히 케이트 미들턴은 암 공개 영상을 발표하기 전 찰스 국왕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런던 버킹엄궁에 거주하는 찰스 국왕은 며느리를 만나기 위해 윈저성을 방문했는데, 국왕과 며느리가 단둘이 식사를 하는 건 영국 왕실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왕실 소식통의 전언이다. 케이트 미들턴이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한 후 버킹엄궁은 “국왕이 지난 몇 주간 사랑하는 며느리와 매우 긴밀하게 안부를 주고받아왔다. 며느리의 용기 있는 고백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메건 마클과의 결혼 이후 왕실과 불화를 겪다 가족과 교류를 끊고 미국으로 이주한 해리 왕자 역시 케이트의 소식을 접하고 형인 윌리엄 왕자에게 위로를 건넸다.

암 진단 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찰스 국왕은 3월 31일 소규모로 진행된 왕실 부활절 예배에 참석해 대중에게 모습을 공개했다. 반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은 당분간 공식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와 케이트 미들턴 수술받은 런던클리닉은 어떤 병원?

찰스 국왕과 미들턴 왕세자빈은 ‘병원 동기’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수술 및 치료를 받고 있는 런던클리닉은 193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친인 요크 공작 부인이 설립했으며 이후에도 영국 왕실의 꾸준한 투자로 성장했다. 찰스 국왕은 왕자 시절인 1989년 이 병원에 물리치료실을 열었으며, 마거릿 공주는 1991년 MRI 병동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0년 암 센터 개원을 지원했다. 이 병원은 특히 암과 여성 및 남성 질환, 정형외과 분야에 특장점이 있다고 한다. 런던클리닉은 최고의 치료 시설과 함께 VIP 환자들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셰프가 조리하는 개인 맞춤 식사 등을 제공한다.

한편 이 병원 직원들은 케이트 미들턴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들턴의 의료 기록에 접속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로열패밀리와 정재계 인사,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존 F. 케네디까지 세계적인 유명인들이 거쳐 간 병원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영국 전체가 떠들썩할 정도.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런던클리닉 CEO는 “우리 병원의 모든 사람은 환자 기밀 유지와 관련하여 개인적, 전문적, 윤리적, 법적 의무를 잘 알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 및 징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미들턴 #찰스3세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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