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부터 재계에는 임우재 부사장은 경기도 분당에, 이부진 사장은 서울 한남동에서 떨어져 지낸다는 소문이 있었다. 또한 그동안 임우재 부사장이 삼성가의 다른 후계자들에 비해 승진이 늦었던 것도 두 사람의 사이가 원만치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지난 9월 말 부부의 아들(8)이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회에 이부진 사장 혼자 참석한 점도 불화설에 힘을 싣게 했다. 이 학교 가을 운동회는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임 부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이부진 사장이 남편의 주소지인 성남지원에 이혼 소송을 냄으로써 앞의 별거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의 만남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던 이부진 사장은 회사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다른 계열사에서 봉사를 나온 임우재 부사장을 처음 만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딸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두 사람은 만난 지 4년 만인 1999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삼성가 맏사위가 된 임우재 부사장은 ‘남자 신데렐라’로 부러움을 사며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물산 도쿄주재원, 삼성전자 미주본사 전략팀 등을 거쳐 2005년 삼성전기 기획팀 상무보, 2008년 상무, 2010년 전무, 2011년 기획팀 부사장까지 단숨에 내달렸다. 하지만 2011년 이후에는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사장, 현 상장 보유주식 가치만 1조5천억원 규모

지난 3월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이부진 사장(위). 그는 1999년 임우재 부사장(아래)과 결혼해 8년 만에 얻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부진 사장이 신청한 이혼 조정은 이혼 소송의 전 단계다. 협의 이혼은 이혼에 합의하고 가정법원에 의사 확인 신청만 하면 된다. 하지만 1~3개월의 숙려 기간을 거쳐야 하고, 부부가 판사 앞에 출석해 이혼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반면 이혼 조정은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신청한다. 원만하게 조정이 성립하면 이혼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혼 소송을 해야 한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경우 법정에 출석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혼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이혼 조정을 신청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럼 이부진 사장은 어떤 경우일까. 당초 두 사람은 재산 분할이나 양육권 문제에 관해 상당 부분 합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부진 사장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대표 변호사는 “이 부분은 민감한 사항이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결혼 8년 만인 2007년 어렵게 아들을 얻었다. 그만큼 이부진 사장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지난 3월 초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만난 그는 행사 내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부진 사장은 9월 말 가을 운동회에도 참석했다. 이 학교는 1~2학년 학생들이 앙증맞은 모습으로 엄마와 함께 율동을 하는 것이 운동회의 꽃인데, 이부진 사장은 어떤 엄마보다 열심히 율동을 따라 했다고. 이외에도 그는 ‘독서’와 ‘여행’을 교육의 기본으로 삼아 매일 밤 직접 책을 읽어주고,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아들을 체육센터에 데려다 주는 등 바쁜 가운데도 아이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고 있다고 한다.
영화에 나올 법한 러브 스토리는 이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이혼 조정과 관련,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임우재 부사장은 10월 17일 오전까지 변호사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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