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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임상아의 뉴욕 홀로서기

글·김명희 기자|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14. 10. 15

가수로 인기를 누리다가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방 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임상아. 행복한 줄만 알았던 그가 최근 유대인 남편과 이혼했으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임상아의 뉴욕 홀로서기
1990년대 중반 ‘뮤지컬’이라는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던 임상아(41). 그는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난 다시 떠나려고 해’라는 노래 가사처럼, 그 이후 미국 뉴욕으로 떠나 삶의 방향을 180도 틀었다. 톰 포드, 안나 수이, 마크 제이콥스, 도나 카란 등을 배출한 패션 사관학교, 파슨스 디자인 스쿨 졸업 후 인턴, 어시스턴트 등을 거쳐 2006년 핸드백 브랜드 ‘SANG A’를 론칭했다. 그 사이 음반 프로듀서인 유대인 남편과 결혼(2001)해 올리비아라는 예쁜 딸도 낳았다. 그리고 디자이너로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07년에는 제일모직의 신진 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 ‘삼성패션디자인 펀드’지원 대상에 선정됐으며, 비욘세, 앤 해서웨이, 힐튼 자매 같은 유명 스타들이 그의 가방을 들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초에는 SK네트웍스의 가방 브랜드 ‘루즈앤라운지’ 아트디렉터로 영입돼 ‘전지현 가방’을 히트시키며 또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 무렵 그의 이혼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게 나돌았다. SK네트웍스에서 일을 하기로 한 것도 미국 생활 정리 수순이라는 것.

이혼, 공황장애, 그리고 엄마를 걱정해주는 딸…

그는 최근 SBS 추석 특집 프로그램 ‘열창클럽 썸씽’에 출연해 이혼이 사실임을 심경 고백 형식으로 털어놓았다. “남편과 결혼 10년 만에 이혼했다”는 그는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자신이 펴낸 책 ‘상아 뉴욕 내러티브 99-09’, 2010년 본지와의 인터뷰 등에서 이미 결혼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유대인 남편을 따라 1년 반 동안 교리를 공부하고 유대교로 개종했지만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책에 이렇게 적었다. ‘남편 형제들은 모두 서로 잘 아는 유대인 집안의 딸들을 아내로 맞았다. 그들이 모여 이야기할 때 그들의 언어는 내가 쓰는 영어가 아닌 것 같다.’고. ‘열창클럽 썸씽’에서는 “사람들은 내가 현지인과 결혼해서 영어도 빨리 배우고 사업을 하는 데도 도움을 많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낯선 곳에서 낯선 언어로 사업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건 도를 닦는 것이나 다름없다. 힘들어서 매일 울었지만 (남편으로부터) 위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열 살 난 딸 올리비아는 아빠, 엄마 사이를 오가며 지내고 있다. 임상아는 온전히 딸과 함께할 수 없어서 미안하고, 또 그런 엄마의 마음을 딸이 아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다.

임상아의 뉴욕 홀로서기

아빠와 엄마 사이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올리비아는 오히려 엄마 걱정을 하는 어른스러운 딸이다.

“딸과 떨어져 있을 땐, 그 또래 아이들만 봐도 울컥해요. 아이가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는데 왜 이렇게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는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데 저는 적응이 잘 안되네요. 어린 딸이 저를 걱정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요. 약한 모습을 안 보이려고 하는데, 아이에겐 그게 보이나 봐요.”



힘들었던 결혼생활, 외로운 이민자의 삶은 그에게 공황장애라는 병을 남겼다. 지금은 운동을 통해 치유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의 삶의 모토는 ‘간절함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는 날 더 화려하고 멋진 인생 3막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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