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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고통의 소용돌이, 서정희가 보낸 메시지

“32년 결혼생활이 허망하다”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14. 10. 15

남편 서세원과의 불화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뒤 미국으로 떠났던 서정희가 지난 9월 5일 입국했다. 경찰 조사 후 그가 기자에게 보내온 문자 메시지에는 32년 결혼생활의 허탈함, 정신적 고통이 담겨 있다.

고통의 소용돌이, 서정희가 보낸 메시지
9월 5일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발 비행기로 귀국하는 서정희(54). 지난 5월 남편 서세원(58)을 폭행 혐의로 신고한 뒤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7월 초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석 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서정희는 여러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경찰서에서 밝히겠다”는 말만 남긴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앞서 서정희는 7월 3일 사업가 A씨에게 5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피소됐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2011년 서정희가 서세원과 함께 찾아와 집안 문제로 2억원을 빌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3억원을 추가로 빚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정희는 “빌렸다는 돈은 본 적도 없고 서류도 못 봤다. 남편이 문서를 위조해 대출 서류에 나 대신 사인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 또한 서정희는 사기 혐의로 피소되기 하루 전 서세원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며칠 뒤 언론을 통해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은 서세원의 ‘여자문제’라고 밝혔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고통, 감정 조절이 안 된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서정희와 다시 연락이 닿기 시작한 건 9월 11일 그가 경찰조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뒤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며칠 간 서정희의 휴대전화에서는 ‘착신이 금지돼 있다’는 멘트가 흘러나왔는데, 알고 보니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해 일시적으로 전화통화 서비스가 중단된 거였다고 한다. 이날 서정희는 “호텔에서 와이파이는 가능하다”며 카카오톡으로 조심스럽게 답장을 해왔다. 그의 카톡 프로필 사진 옆에는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네. 큰 환난에서 서정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동안 딸 동주 씨가 살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렀던 서정희는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위경련과 탈모 증상을 보였지만 딸과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출국 전 38kg 밖에 안 나가던 몸무게도 미국에 머무는 동안 4kg 정도 늘었다고. 하지만 귀국 후 경찰 조사 등 다시 막막한 현실과 마주하면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토로했다. 카톡에서 그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다. 몸이 많이 안 좋으니 다시 전화를 걸겠다”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서정희는 이날 경찰서에 출두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고소 사건은 폭행 사건과 연장선에 있다. 내가 돈을 빌렸다고 했지만 나는 거의 10년 동안 인감도장, 통장,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았다. 남편이 다 갖고 있었다. 사실 이 모든 일은 이혼과 관련해 남편이 나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로부터 이틀 뒤 서정희와 다시 카카오톡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며칠 새 그는 더욱 지친 모습이었다. 그는 병원에 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밝히며 “우는 것도 지쳤고 내 마음을 전하는 것도 지쳤다. 밤에 잠을 못 자는 건 참겠는데,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무엇보다 32년 함께 산 남편이 폭력을 휘두른 것도 모자라 자신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게 했다는 점을 참기 힘들어했다. 서정희는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아내였는지, 32년 결혼생활의 결과가 이런데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감정 컨트롤이 안 된다”며 허망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서세원은 폭행을 포함해, 여자문제, 사기 피소 혐의 등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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