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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반가운 재회 커플의 궁?금!한 성적표

시청률이여, 다시 한 번

글·김유림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4. 09. 15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유혹’ ‘운명처럼 널 사랑해’ ‘조선 총잡이’ 의 공통점은? 바로 ‘왕년의 커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 작품에서 함께했던 연기자들을 다시 기용했을 때는 과거의 영광 또한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을 텐데, 과연 그 결과는 어떨까?

반가운 재회 커플의 궁?금!한 성적표
두 번째 ‘유혹’ 권상우·최지우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긴 ‘천국의 계단’(2003)의 권상우(38)와 최지우(39)가 SBS 월화드라마 ‘유혹’으로 돌아왔다. 최지우는 ‘겨울연가’에 이어 ‘천국의 계단’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권상우 또한 이 드라마가 일본에 소개된 후 ‘한류 스타’로 등극했기에 이번 재회는 두 사람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닐 듯하다.

풋풋한 20대 때의 두 사람이 지고지순하고 애틋한 사랑을 연기했다면,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은 유부남과 워커홀릭 싱글녀의 금지된 사랑, 한마디로 불륜을 그린다. ‘유혹’은 남자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 일에만 매달리던 재벌 2세 여주인공 유세영(최지우)이 사업 빚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차석훈(권상우)에게 며칠간 그의 몸을 귀속하는 대가로 1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 사이에 육체적 불륜은 없었지만 세영의 은밀한 제안은 석훈의 아내 홍주의 남편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고, 결국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간다. 한편 홍주에게도 유부남 민우(이정진)와의 인연이 의미심장하게 이어지면서 네 남녀의 감정 변화가 극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두 번째 만남에 대해 반가워하는 입장. 권상우는 제작발표회에서 최지우에 대해 “(오래전) 촬영 현장을 잘 모를 때 나를 정말 잘 이끌어줬다. 해외에서도 최지우 씨와의 호흡을 많이 물어봤는데, 답은 항상 똑같았다. 최지우 씨는 나보다 먼저 데뷔했고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찍는 내내 성실했다”고 밝혔다. 최지우도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춰봐서인지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도 어색하지 않고, 정말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국의 계단’은 두 사람을 확실하게 스타덤에 올려준 작품이기도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의 부정확한 발음이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로 등장할 만큼 부족한 연기력을 드러낸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혹’에서만큼은 더 이상 그런 논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는 월화극 가운데 2위로 다소 부진한 상황. 권상우의 바람대로 10년 뒤 두 사람이 다시 ‘천국의 유혹’을 찍을 수 있기 위해서는 막판 스퍼트가 필요하다.



오누이 케미, ‘조선 총잡이’ 이준기·남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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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사수 중인 KBS ‘조선 총잡이’는 7년 만에 재회한 이준기(32)와 남상미(30)가 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다. 2007년 방영한 ‘개와 늑대의 시간’이 국가정보원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드라마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 중 이준기는 조선의 마지막 검객이지만 개화기를 맞아 총잡이가 된 후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나며 격동기의 조선과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는 박윤강 역을 맡았다. 남상미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이어 이번에도 이준기의 보호를 받는 캐릭터다.

사실 과거 한 드라마에서 나란히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는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마련인데, 정작 드라마를 연출 중인 김정민 PD는 두 사람이 ‘개와 늑대의 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섭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준기는 ‘조선 총잡이’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편견 없이 우리에게서 뭔가 다른 걸 뽑아내신다면, 연기하는 우리도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두 번째 만남에 앞서 서로 기대가 컸다고 한다. 이준기는 “남상미 씨와 언젠가 다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첩보물이 아닌 로맨스물이면 어떨까 했는데,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남녀 배우가 친해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그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남상미 역시 이준기에 대해 “그때는 서로 어렸는데 지금은 장난도 치고 오누이처럼 지낼 수 있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준기와 남상미의 두 번째 만남은 단순한 ‘재회’를 떠나 세월에 비례하는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특히 이준기는 감성 연기와 더불어 강도 높은 액션 연기까지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준기는 “어릴 때부터 액션 영화를 좋아해 액션 장르에 빠져서 살았다. 나이가 들면 하고 싶어도 못 하니까 할 수 있을 때 액션 연기를 많이 해보고, 다양한 종류의 액션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조선 총잡이’에서 이준기, 남상미가 보여줄 또 다른 매력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하다.

평행 이론 ‘운명처럼 널 사랑해’ 장혁·장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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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38)·장나라(33)가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12년 전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철없는 재벌 2세와 야무진 소녀의 사랑을 그린 두 사람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에서는 완벽한 외모와 조건을 갖췄지만 후세를 잇지 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는 재벌 이건과 착한 성격 외에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여자 김미영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다. 인물의 성격과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재벌과 평범한 여자의 사랑을 그린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점에서 두 작품은 많이 닮아 있다.

그럼에도 이 둘의 만남은 식상함보다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코믹과 감동을 오가는 빠른 전개와 두 주인공의 찰떡 호흡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 특히 냉정한 척하지만 패가 훤히 보이는 장혁의 허당 연기가 압권. 장혁은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웃기고 망가졌는데 설레기도 하네’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이건이라는 캐릭터가 코믹과 로맨스를 오가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코믹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그는 장나라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점수로 매기기 힘들 만큼 내가 봐도 잘 어울린다. 장나라 씨와 대사를 주고받을 때, 장나라 씨가 어떤 식으로 대사를 할지 안 봐도 알 정도로 신뢰감이 크다”고 말했다.

‘운널사’를 통해 장나라도 새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방영된 12회에서는 교통사고로 아기를 잃은 미영의 모습이 방영되면서 안방극장을 눈물로 채웠다. 떨리는 손으로 태교 일기장을 부여잡고 속으로 울음을 삭히며 텅 빈 방에서 홀로 오열하는 장나라의 연기 덕분에 시청률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운널사’는 LTE급으로 진행되는 전개 방식, 슬픔과 기쁨을 오가는 드라마틱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달팽이 커플’로 불리며 최강 케미를 자랑하고 있는 장혁과 장나라가 과연 어떤 결말을 안겨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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