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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한 비화

김정일이 사랑한 여인들

‘여비서를 새 부인으로 맞이해 화제! ’

글·이남희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신동아’ 제공

2006. 09. 21

2004년 세 번째 부인 고영희씨와 사별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자신의 비서를 새 부인으로 맞이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기쁨조’를 구성할 만큼 독특한 여성편력을 지닌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 김옥씨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에 대해 취재했다.

김정일이 사랑한 여인들

2000년 이후 탈북한 고위인사들은 92년 평양에서 발간된 사진첩 ‘우리의 지도자’에 실린 사진 속 여인이 바로 김옥씨라고 단언하고 있다. 88년 촬영된 이 사진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 창건기념 행사 준비상황을 시찰하는 모습을 담은 것. 2006년 9월호 ‘신동아’가 통일부 북한자료센터에서 입수했다. 사진 1은 사진 2를 확대한 것.


김정일이 사랑한 여인들

“김정일의 두문불출은 새 부인과의 때늦은 허니문 때문이다.”
러시아의 유력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8월11일 기사에서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4)이 지난 7월 초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새 부인으로 맞이한 김옥씨(42)와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국제정세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비서 출신인 김옥씨와 동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져 화제다. 2004년 세 번째 부인 고영희씨가 사망한 이후, 김옥씨가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옥씨의 존재는 앞으로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관심을 모은다.
김옥씨의 경력과 외모에 대한 소문은 엇갈린다.
7월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옥씨는 160cm의 키에 미인형은 아니지만 귀엽고 이지적인 인상의 소유자다. 이 기사는 그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80년대 초부터 고영희씨가 사망할 때까지 김 위원장의 기술서기로 일했다고 전했다. 기술서기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간부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직책으로, 간부 1명당 1명이 배치되고 주로 간호사들 중에서 뽑힌다.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에게는 여러 명의 기술서기가 있는데, 김옥씨는 보통 기술서기와 달리 비서에 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김옥씨는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및 산업시설 시찰 등에 동행한 것은 물론 외빈 접견에도 함께 참석했다고 알려졌다. 김옥씨가 ‘김선옥’이라는 가명으로 국방위원회 ‘과장’ 직함을 갖고 활동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연합뉴스’는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국방위 김선옥 과장’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김옥씨와 동일인물”이라며 당시 촬영된 사진 속 여인 한 명을 김옥씨로 지목했다. MBC 역시 당시 촬영된 자료화면에서 같은 여인의 얼굴을 찾아 공개했다.
하지만 2006년 9월호 ‘신동아’는 2000년 이후 평양에서 나와 국내외에 머무는 권력층 탈북자들의 말을 빌려 “‘연합뉴스’나 MBC가 공개한 얼굴은 실제 김옥씨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92년 평양에서 출판된 ‘우리의 지도자’라는 책자에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활동 등을 담은 사진이 있는데, 그중 한 사진에 김옥씨의 얼굴이 조그맣게 실렸다는 것. 88년 촬영된 이 사진 속 여성은 또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상당한 미인이다. 2000년의 사진과 12년의 시간차가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동일인이라 보기 어렵다.

김정일이 사랑한 여인들

7월23일 MBC가 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 김옥씨가 카메라에 잡혔다며 공개한 자료화면. 2000년 10월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 차수가 김 위원장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김옥씨(밝은 원 안)의 모습이라는 설명이었다. MBC TV 촬영.


13년간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가 쓴 자서전에도 김옥씨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후지모토씨는 “‘옥이 동무’라는 여성이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가 지난 87년 평양 중심부에 있는 김 위원장 관저에 불려갔다가 부인 고영희씨의 지정석에 김옥씨가 앉아 프랑스제 고급 식기로 식사하던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 이 자리에서 인민군 고위 장교들은 김씨에게 ‘옥이 동무’라고 부르며 깍듯이 예의를 갖췄다고 한다. 그는 또한 자서전에서 “2001년 4월 중순 일본 출장을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비서인 김옥씨가 1만5천 달러를 꺼내주었다”고 밝혔다. 김씨가 개인금고의 열쇠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후지모토씨는 “‘옥이 동무’가 생전의 고영희씨와 마치 자매처럼 지냈다”고 회상한다. 고영희씨의 자녀들(김정철·정운·여정) 또한 김씨를 잘 따랐다고. 반면 한 일간지는 이와 상반된 한 고위 탈북자의 주장을 전했다. 김옥씨는 예능계 수재들을 양성하는 금성고등중학교를 거쳐 왕재산 경음악단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다 80년대 중반 김 위원장과 동거에 들어갔는데, 고영희씨와 불화가 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옥씨가 영리하고 똑똑한 여성”이라는 평가만큼은 모두 일치하고 있다.

귀엽고 둥근 얼굴에 작은 체구의 여성 선호
‘김정일의 여자관계’는 사람들의 큰 관심사지만,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의 사생활은 일체 비밀에 부쳐져 있고, 북한사회에서 그것을 알려고 할 경우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자신의 처를 공식석상에 대동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그가 둥근 얼굴에 귀염성 있고 작은 체구의 여성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부인 대우를 받은 사람은 김옥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이다. 김 위원장과 처음으로 동거한 여인은 60년대 북한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배우 성혜림씨. 김 위원장보다 다섯 살 연상인 성씨는 그의 애틋한 첫사랑이었다. 성씨는 월북 작가 이기영의 아들 이평과 결혼해 딸 하나를 두었지만, 60년대 말 중앙당 문화예술 지도과장으로 일하던 김 위원장의 눈에 들어 이혼하고 그와 동거를 시작했다. 71년 둘 사이에서 장남 정남씨(35)가 태어났지만, 김 위원장과 성씨의 동거 사실은 극비에 부쳐졌다. 60년대 말 계모 김성애와 권력투쟁을 벌인 김 위원장은 유부녀를 가로채 동거한다는 사실이 고 김일성 주석에게 알려지길 바라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의 비밀생활로 인해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던 성씨는 74년경부터 병 치료차 모스크바에서 살았다. 그는 2002년 5월 그곳에서 쓸쓸히 사망했으며, 장례 절차 없이 모스크바의 한 묘지에 매장됐다고 한다. 성씨의 언니 성혜랑씨는 96년 서방으로 망명해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보다 먼저 82년 귀순한 그의 아들 이한영씨는 97년 한국에서 피습당해 사망했다.
두 번째로 동거한 김영숙씨(59)는 김 위원장의 ‘공식 부인’이다. 김 위원장이 성씨와 몰래 동거하는 동안, 김일성 주석의 권유로 74년 결혼식을 올렸다. 김영숙씨는 함경북도 인민보안국 타자수를 거쳐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부에서 문서원으로 일하다가 김 위원장과 결혼했다. 김씨는 장녀 설송(33)·차녀 춘송씨(31) 등 딸만 둘을 낳아 김 위원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세 번째 여인은 바로 2004년 유방암으로 사망한 고영희씨. 재일교포로 만수대예술단 무용단원으로 활약한 고씨는 남한에서 소위 말하는 ‘기쁨조’ 출신이었다. 그는 키 163cm에 흰 피부의 소유자이며 상당한 미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씨는 70년대 중반 김 위원장과 동거를 시작한 후 사망 직전까지 줄곧 김 위원장과 함께 살았다. 고씨는 슬하에 차남 정철(25)·삼남 정운(23)·딸 여정(19)씨 등 2남1녀를 두었다.
북한이 3대 세습에 성공할 경우, 김 위원장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장남 정남씨는 생모의 언니 성혜랑씨가 96년 서방으로 망명하면서 위상을 위협받기 시작했고, 2001년 5월 위조여권을 갖고 일본에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그는 이후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 러시아 등지를 떠돌고 있어,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 번째 부인 고영희씨가 낳은 차남 정철씨는 현재 노동당 조직지도부 책임부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가 ‘여성호르몬 과다분비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상태다. 최근에는 삼남 정운씨가 새로운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정철씨와 달리, 정운씨에 대해서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했다는 것. 언론에 사진이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정운씨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김 위원장의 새 부인 김옥씨가 자녀를 낳을 것인지, 아니면 어떤 아들에게 손을 들어줄 것인지도 후계구도를 결정하는 변수다.
앞서 소개된 네 명의 여인 외에도 ‘김정일의 여자’에 대한 소문은 부지기수다. 북한 유명 여배우들과의 관계 등 그의 여성편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는 사랑했던 여인 2명을 모두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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