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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여백의 미 느껴지는 비워서 채워낸 집

이채영 프리랜서 기자

2025. 03. 14

집은 따뜻한 휴식의 공간이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선혜림·박세윤 부부는 ‘나’를 온전히 채워주는 집을 만들고자 ‘여백의 미’를 살려 첫 아파트를 고쳤다. 

거실은 라운지체어를 중심으로 가구를 과감히 생략하고 슬라이딩 도어를 선택해 거실과 침실의 개방감을 넓혔다.

거실은 라운지체어를 중심으로 가구를 과감히 생략하고 슬라이딩 도어를 선택해 거실과 침실의 개방감을 넓혔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레브드홈’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선혜림·박세윤 부부는 인테리어 전문가답게 자신들의 손길로 첫 집을 리모델링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약 132㎡(40평) 아파트는 방 4개, 욕실 2개를 갖춘 4베이 구조였는데, 구조 변경이 가능한 벽면을 모두 철거해 기존 아파트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원하게 비워내다

윈도 시트를 깊게 낸 침실 전경. 평상처럼 활용할 수 있어 햇살을 즐기거나 차를 마시기에 좋다.

윈도 시트를 깊게 낸 침실 전경. 평상처럼 활용할 수 있어 햇살을 즐기거나 차를 마시기에 좋다.

부부는 처음 이 집을 구상할 때부터 개방감과 깔끔한 공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아파트는 보통 구조가 획일화돼 있지만, 저희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집 안 벽면 대부분이 철거 가능한 비내력벽이어서 우선 벽을 모두 철거하고 새롭게 라인을 잡는 것부터 시작했지요.” 거실을 넓게 사용하고 싶어 거실에 붙어 있던 방도 벽을 터서 거실과 합쳤다. 기존 방이 있던 공간에는 6∼8인용 넓은 테이블을 놓아 식사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세탁실이 실내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존 세탁실을 기존 위치에서 주방 쪽으로 확장했다. 따로 문을 열고 나가지 않고 주방과 이어진 공간에 세탁실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부부 침실도 특히 신경을 썼어요. 기존에는 침실 옆 벽면이 막혀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공간을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주방과 이어진 공간에 위치한 내부 세탁실(왼쪽). 침실과 붙어 있는 욕실. 유리 파티션과 블라인드를 설치해 개방감 있게, 때론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다.

주방과 이어진 공간에 위치한 내부 세탁실(왼쪽). 침실과 붙어 있는 욕실. 유리 파티션과 블라인드를 설치해 개방감 있게, 때론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안방 욕실의 벽면을 모두 철거하고 과감하게 유리 파티션과 슬라이딩 도어로 변경한 것이 포인트예요. 개방감을 느끼고 싶을 때는 블라인드를 올리고, 공간을 분리해 사용하고 싶을 때는 블라인드를 내리면 되는 방식으로요.” 거실과 이어진 주방은 대면형으로 완성했다. 

방 하나를 터서 거실과 이어지게 만든 다이닝 공간. 대형 테이블을 놓아 식사 외에도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방 하나를 터서 거실과 이어지게 만든 다이닝 공간. 대형 테이블을 놓아 식사 외에도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시원하게 쭉 뻗은 긴 아일랜드 테이블을 배치한 뒤 거실 가까운 쪽에 인덕션을 설치해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허물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정말 좋아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가구, 가전, 소품 등을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집에서는 저희 부부가 원하는 대부분이 실현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휴식으로 채운 집

큰 아일랜드 테이블을 놓은 대면형 주방. 수납장 안에 홈 바를 만들었다.

큰 아일랜드 테이블을 놓은 대면형 주방. 수납장 안에 홈 바를 만들었다.

선혜림·박세윤 부부의 집은 ‘이게 다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심플함 그 자체다. 부피가 큰 소파를 과감히 생략한 거실에는 라운지체어 2개가 놓였고, TV 대신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브라운의 턴테이블과 스피커가 자리했다. 원목마루와 세라믹, 무늬목 등 자연적인 소재를 활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인위적이고 화려한 소재보다는 자연의 소재가 피부에 직접 닿기를 원했어요. 특히 나무를 좋아하는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재로 이만한 것이 없죠. 저희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을 가졌는데, 집에 오면 모든 게 잊힐 만큼 원목 소재가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요. 특히 원목마루를 선택한 것이 가장 잘한 일 같아요. 맨발로 밟는 느낌이 정말 포근하거든요.” 심플하게 구성된 집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은 가구다. “집을 꾸밀 때 무거워 보이는 가구들은 지양했어요. 우선 선이 강조된 다이닝 체어를 선택했고, 가벼운 스틸 소재의 라운지체어 2개만 거실에 배치했죠. 그래야 인테리어도, 가구도 더 돋보일 수 있거든요.”



큰 수납장을 짜고 냉장고를 안으로 들이는 보이지 않는 수납으로 깔끔한 집을 완성했다. 우드 소재를 선택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큰 수납장을 짜고 냉장고를 안으로 들이는 보이지 않는 수납으로 깔끔한 집을 완성했다. 우드 소재를 선택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가구와 물건 등 많은 것을 비워낸 집은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편안함과 휴식으로 가득 채워졌다. 라운지체어에 앉아 바라보는 하늘, 넓은 욕실에서 반신욕할 때 들어오는 햇살 등이 대표적이다. “가을부터 초봄까지 실내로 빛이 깊숙하게 들어오는데, 특히 겨울 아침의 햇살이 무척 예뻐요. 아침에 집에 있으면 마치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면서 진정한 힐링 모먼트를 누릴 수 있답니다. 멀리 보이는 남한산성과 집 안의 컬러, 원목마루가 아침 햇살과 어우러져 오묘한 색상을 만들어내고요.” 집은 살고 있는 사람이 추구하는 삶, 목표, 스타일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쉼표가 있는 따뜻한 공간을 완성한 선혜림·박세윤 부부의 취향도 이 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집 안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탁실을 내부로 들이고 대형 수납장 안에 냉장고 등 대형 가구를 설치해 동선도 간결하다.

집 안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탁실을 내부로 들이고 대형 수납장 안에 냉장고 등 대형 가구를 설치해 동선도 간결하다.

#미니멀인테리어 #대면형주방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제공 do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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