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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건 꼭 사야 돼” 아이돌 콜라보 굿즈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윤혜진 객원기자

2024. 06. 21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게 나의 ‘최애’지만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곳에서 만날 때 더 반갑다. 각종 업계와 아이돌의 다양한 협업이 늘고 있는 요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케이스를 모았다. 

뉴진스가 멘 크로스 백은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가방 앨범’. 크로스 백이 일본 데뷔 싱글 앨범과 세트다(가운데). 이외에도 뉴진스는 다양한 협업 활동을 펼쳐왔다.

뉴진스가 멘 크로스 백은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가방 앨범’. 크로스 백이 일본 데뷔 싱글 앨범과 세트다(가운데). 이외에도 뉴진스는 다양한 협업 활동을 펼쳐왔다.

기업부터 지자체, 각종 단체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그룹을 찾는 곳이 늘고 있다.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하더라도 해당 아이돌 팬덤의 지지는 보장돼 비교적 안전한 선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이나 단체라면 아이돌만 한 동반자가 또 없다. 비록 유치에는 실패했으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서 BTS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이유도 마찬가지.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걸 그룹 에스파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인천국제공항 디지털 전환을 위한 브랜딩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단골 협업 대상 뉴진스, 내놓는 아이템마다 구매욕 자극

워낙 아이돌을 찾는 곳이 많다 보니 협업도 진화하고 있다. 이왕이면 기획이 참신하고 협업 상품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더 좋은 반응을 얻는다. 최근 진행한 스타벅스 코리아와 보이 그룹 NCT의 컬래버레이션은 팬 맞춤형 굿즈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메뉴로 호평을 받았다. 콘서트 백, 응원 봉에 장식하거나 머리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 링, NCT 멤버들의 스타벅스 ‘최애’ 음료가 적힌 리무버블 스티커 세트 등은 실용성 면에서도 만족스럽다는 평가. 또 페이스트리 반죽을 원형으로 말아 납작하게 누른 뒤 설탕으로 코팅한 디저트 ‘네오 크루아상 턴테이블’은 실제로 크기나 포장 상태가 턴테이블과 비슷해 보는 맛을 더했다.


‘네오함’을 추구하는 NCT의 특성을 잘 살린 스타벅스 협업 굿즈들.

‘네오함’을 추구하는 NCT의 특성을 잘 살린 스타벅스 협업 굿즈들.

카카오프렌즈와 라이즈의 협업은 굿즈를 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춘식이와 라이즈 멤버가 함께 프로젝트 그룹 ‘라라즈(RRR)’를 결성했다. 라라즈는 라이언(RYAN), 라이징(RISING), 라이즈(RIIZE)의 줄임말로 라이언·춘식이 듀오와 라이즈가 만나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함께’와 ‘성장’에 초점을 둔 만큼 라이즈 멤버들이 직접 만든 여섯 캐릭터를 활용한 실물 굿즈부터 스토리툰, 디지털 굿즈 등을 라이즈의 특별한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라이즈의 첫 미니 앨범 ‘RIISING’ 발매에 맞춰 라라즈 에디션 앨범도 출시됐다. 라라즈 에디션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이는 스마트 앨범에 라이즈 멤버들의 비주얼과 캐릭터가 함께 담긴 커버로 구성됐으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라이즈 기획전 탭에서 예약 구매가 가능하다. 예약 구매 시 미공개 라이즈 포토 카드 6종 중 1종을 랜덤 증정하는 특전을 제공하는 식으로, SM으로선 음반 판매 창구를 하나 더 늘리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용자를 늘리는 윈윈 전략이다.

뉴진스는 협업 대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그룹이다. 사실 잦은 컬래버레이션은 하는 쪽도 소비하는 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거듭되는 노출로 홍보 효과가 떨어지고, IP의 지나친 상업화로도 비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뉴진스는 뛰어난 퀄리티로 사도 또 사고 싶게 만들었다. 지난 5월 24일 국내 컴백한 뉴진스는 IP 공식 상품 비즈니스 파트너사인 IPX(구 라인프렌즈)와 6월 5일부터 17일까지 앨범 ‘How Sweet’ 발매 기념 팝업을 열었고, 6월 26일부터는 일본 데뷔 싱글 앨범 ‘Supernatural’ 발매 프로모션 일환으로 서울과 일본 시부야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IPX의 미니니 캐릭터와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가 만나 탄생한 ‘버니니’ 관련 굿즈의 인기도 뜨거웠지만, 일본 싱글 앨범 발매 기념 팝업에서 선보일 MD는 ‘아시아의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일본 스트리트 패션 대부이자 뮤지션인 후지와라 히로시와 함께 작업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전 공개 이미지와 뮤직비디오 속에 노출된 이미지만으로도 “팬은 아니지만 사고 싶다”는 격찬이 나오는 중이다.

6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진행되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와의 협업 역시 퀄리티와 다양함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뉴진스 테마로 꾸며진 곳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뉴진스의 히트곡을 게임 속 이모트 댄스(캐릭터가 감정 표현을 할 때 추는 춤)로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녹음한 퀵보이스, 레벨업 총기 스킨, 뉴진스 의상 세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문화 아이콘 지드래곤과 국내 최고 과학기술 상아탑의 만남

라이즈는 첫 미니 앨범 ‘RIIZING’을 프로젝트 그룹 라라즈 에디션으로도 발매했다(왼쪽). 6월 5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행사에서 초빙교수 임명장을 받은 지드래곤.

라이즈는 첫 미니 앨범 ‘RIIZING’을 프로젝트 그룹 라라즈 에디션으로도 발매했다(왼쪽). 6월 5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행사에서 초빙교수 임명장을 받은 지드래곤.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이유는 양측의 강점을 합쳐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한 분야의 톱 브랜드끼리 만날수록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이를 놀라게 한 지드래곤과 카이스트의 조합이 그렇다. 지난 6월 5일 카이스트는 지드래곤을 기계공학과 초빙교수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용은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최신 과학기술을 K-콘텐츠와 문화산업에 접목해 한국 문화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고자 추진됐다.

지난해 지드래곤이 20년 넘게 몸담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AI 메타버스 기업인 갤럭시코퍼레이션으로 옮기긴 했지만, 그래도 카이스트와 지드래곤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조합이다. 빅뱅으로 데뷔해 전방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지드래곤은 특히 패션과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등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카이스트가 개교 이후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온 대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권지용 교수 역시 문화예술계에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선도자이자 개척자라는 점에서 카이스트 DNA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엘르’와의 화보에서 지드래곤 역시 비슷한 소감을 남겼다. 지드래곤은 “내게도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다 보니 처음 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어리둥절하고 설레기도 했다”며 “카이스트는 자신의 분야를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다. 학업과 일상의 경계가 불분명할 정도로 몰입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어쩌면 연습실에서 혼자 고민하고 탐구하던 어린 시절 내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드래곤은 2026년 6월까지 2년 동안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을 하게 된다. “같은 분야가 아닐지언정 학생들이 창의를 갖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형 정도로 가까운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권지용 교수’의 포부다. 아울러 지드래곤은 카이스트 글로벌 앰배서더로 임명돼 카이스트 해외 홍보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물론 자신이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던 이유인 본업도 잊지 않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 돔 형태 건축물 ‘스피어’에 초대받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 말을 목표로 AI 메타버스 콘서트도 기획 중이다.

#아이돌 #협업 #뉴진스 #지드래곤 #여성동아

사진 출처 스타벅스, 카카오프렌즈, 크래프톤, 카이스트,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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