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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색이 숨어있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 하우스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2024. 04. 19

최근 40년 된 103m2(31평) 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임태준·박상은 부부. 심플한 마감에 다양한 소재와 비비드 컬러 포인트의 믹스 매치가 돋보이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 하우스를 소개한다.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인 만큼 자유로운 공간 배치가 가능하도록 미니멀하게 연출한 거실. 미니멀한 공간에 큰 그림을 걸어두니 흡사 갤러리 같은 느낌이 난다.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인 만큼 자유로운 공간 배치가 가능하도록 미니멀하게 연출한 거실. 미니멀한 공간에 큰 그림을 걸어두니 흡사 갤러리 같은 느낌이 난다.

전문가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한다고 해서 모두가 멋진 집을 갖게 되는 건 아니다. 집주인의 확고한 취향이 뒤따라야 그것이 공간 디자인의 밑거름이 되고, 동시에 스타일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비로소 멋진 집이 완성되는 것. 결혼 8년 차인 임태준·박상은 부부는 최근 공들여 집을 고쳤다. 집을 리모델링하려면 당연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들 부부는 셀프 인테리어 못지않은 고민과 생각을 담아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시공을 의뢰했다.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하는 고민이었어요. 남편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인테리어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분위기, 디자인, 공간의 성격 등 원하는 집의 윤곽을 잡은 후 시공업체를 수소문했죠.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집의 모습이 비교적 명확했던 터라 결정이 그리 어렵진 않았어요. 4군데 정도 미팅을 거친 뒤, 저희가 꿈꾸는 집의 모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생각했던 것 이상의 아이디어를 주는 곳으로 최종 결정했어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에 방점을 찍는 컬러 철제 책장.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에 방점을 찍는 컬러 철제 책장.

임태준·박상은 부부 집은 미드센추리 모던풍 인테리어의 교과서와 같은 곳이다.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한 간결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스테인리스, 유리, 우드 등의 소재를 적극 활용한 것. 채도 높은 컬러로 포인트를 준 점까지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에 부합한다.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가닥을 잡게 한 것은 ‘스테인리스’ 소재였어요. 첫 미팅에서 주방 조리대 상판은 꼭 스테인리스 소재로 하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여기에 더해 욕실은 들어섰을 때 밝고 경쾌한 느낌이 나도록 채도 높은 컬러 타일 시공을 원하셨죠. 스테인리스 소재와 컬러 포인트, 시각적 아름다움만큼이나 기능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의 취향까지 고려하니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공을 맡은 권유경 실장의 말이다.

아크릴 소재의 재발견

11자 대면형 주방으로 레이아웃을 변경해 공간과 동선 효율을 극대화했다. 홈 바 도어는 PET(페트) 필름으로 시공해 원목 느낌을 냈다.

11자 대면형 주방으로 레이아웃을 변경해 공간과 동선 효율을 극대화했다. 홈 바 도어는 PET(페트) 필름으로 시공해 원목 느낌을 냈다.

임태준·박상은 부부의 집에서 가장 크게 변화를 준 곳은 주방이다. 주방은 이번 리모델링에서 부부의 의견이 가장 많이 피력된 공간이기도 하다. “저희는 건강한 식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되도록 만들어 먹으려고 하고, 가끔은 출근할 때도 도시락을 챙겨요. 주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히 주방 수리에 고민이 깊었던 것 같아요.” 부부가 꿈꾸는 주방은 디자인적으로 아름답되 기능적이고, 위생적인 공간. 주방 조리대 상판을 스테인리스로 제작하고 싶었던 것도 감각적인 디자인에 가장 위생적인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방의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 변경이 불가피했다. 조리대와 싱크 볼이 분리되었던 ‘ㄱ’ 자 구조의 싱크대를 철거한 후 11자 대면형 주방으로 레이아웃을 변경했고, 싱크 볼의 위치도 아일랜드 테이블 중앙으로 옮겨 동선의 효율성을 높였다. 아일랜드 테이블을 길게 제작한 후 조리대와 식탁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한 것도 주방의 활용도를 높인 신의 한 수.

레이아웃 변화가 주방의 효율을 한껏 끌어올렸다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아일랜드 테이블 디자인이다. 상판으로 쓰인 스테인리스 소재와 다리로 활용한 채도 높은 컬러 아크릴 소재의 만남은 공간에 세련된 느낌과 더불어 생기까지 더한다. 아크릴 소재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컬러. 아크릴은 유리처럼 투명도가 높고 파손 위험이 거의 없으며 유리나 스테인리스와도 잘 어우러지는 만큼, 만약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 인테리어를 연출하고 싶다면 포인트 컬러 소재로 안성맞춤이다.

서재로, 홈 짐으로! 멀티룸으로 변신한 거실

침대로만 이루어진 간결한 침실. 침대 헤드 양쪽에 선반과 조명을 달아 활용도를 높였다.

침대로만 이루어진 간결한 침실. 침대 헤드 양쪽에 선반과 조명을 달아 활용도를 높였다.

“둘 다 TV를 잘 안 봐요. 그래서 이번 집에서는 과감하게 TV를 없애고 소파도 들이지 않았죠. 소파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자꾸 눕게 되더라고요.” 임태준·박상은 부부의 거실은 흔히들 생각하는 거실 개념이 아닌 멀티룸의 성격에 더 가깝다. 재택근무를 할 땐 홈 오피스로, 퇴근 후에는 운동하거나 책을 읽는 공간으로, 휴일에는 부부간 오붓하게 차나 술을 나누는 카페로, 가끔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영화 한 편 보는 장소로 쓰인다. 유독 거실이 미니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활동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 배치를 할 수 있도록 한쪽에 테이블과 책장만 두었을 뿐 별다른 가구조차 들이지 않았다고. 중문을 설치하는 대신 가벽으로 현관 옆 라인을 연장해 짧은 복도를 만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로 인해 현관 수납공간이 늘어난 것은 물론, 가벽 위에 만든 유리블록 장식이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더한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집의 정갈한 첫인상은 덤이다. 보기에만 예쁜 것이 아닌 부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활용도 높은 집을 완성한 임태준·박상은 부부.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는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완성한 부부는 새로운 취향을 더하며 집이라는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1 세탁실과 붙어 있는 방의 크기를 줄이고 세탁실 공간을 넓혀 냉장고를 배치하는 등 보조 주방으로 활용한다. 여유로운 주방의 비밀!
2 답답한 중문 대신 가벽으로 현관 옆 라인을 연장해 짧은 복도를 만들었다.
3 채도 높은 컬러 타일로 시공한 욕실. 레몬 컬러가 따뜻하고 경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미드센추리모던스타일 #인테리어 #아파트리모델링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아삼육프로젝트(A36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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