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고객 유입을 위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블랙핑크 로제를, 네파는 아이브 안유진을 모델로 기용했다.
근사한 쇼룸으로 탈바꿈한 모나미 매장
CASE 1
로고, 패키지 등 과거 흔적 싹 지우기
로고, 패키지 변화를 단행한 백설과 한샘.
32년 만에 로고를 바꾼 한샘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한샘은 영문 ‘HANSSEM’을 좀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BI(Brand Identity)를 교체했다. 매장 인테리어, 애플리케이션, 쇼핑백, 영업 사원 명함까지 모두 교체해야 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한샘은 현대적인 기업 이미지나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한다. 김유진 한샘 대표는 “BI 리뉴얼을 통해 최신 트렌드의 주거 환경 가치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뜻을 공고히 하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참고로 지난해 8월 한샘에 취임한 김유진 대표는 과감한 경영 혁신으로 취임 반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CASE 2
블랙핑크,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돌 얼굴 내세워
에뛰드의 새로운 얼굴로 발탁된 르세라핌의 카츠하.
화장품 업계에서 리브랜딩을 통해 타깃 연령층을 넓히려는 시도도 자주 엿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대표적이다. 주로 중년층을 타깃으로 삼았던 설화수는 2022년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해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젊고 세련된 감각을 불어넣었다. ‘엄마 화장품’에서 ‘딸의 화장품’으로 이미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후 2023년에는 ‘옥자’ ‘설국열차’ 등의 작품으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배우 틸다 스윈튼을 글로벌 모델로 내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은 블랙핑크 제니를 헤라 모델로, 에스파 윈터를 마몽드 모델로, 르세라핌 카즈하를 에뛰드 모델로 세우는 등 K-팝 스타를 대거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이 예전 같은 영예를 안겨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리브랜딩이 추후 실적 개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통했던 아웃도어 브랜드 역시 젊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등린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산을 타는 MZ’가 늘었으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네파는 이 기류를 적극 이용해 성공적인 리브랜딩 성과를 이뤄냈다. 리브랜딩 첫해부터 괄목할 만한 결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네파는 감각적으로 로고를 변경하고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아이브 안유진과 배우 이준호를 모델로 기용했다. 또 공식 온라인몰을 개편해 아웃도어 전문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한 결과 2022년 네파 매출은 327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는 (리브랜딩 전인) 전년 대비 6% 신장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나 오른 264억 원을 기록했다.
CASE 3
서비스, 시스템 등 내부 변화 어필
서비스 개설, 신설 홍보를 목적으로 리브랜딩을 진행한 직방과 아프리카TV.
스마트폰에 삼성페이 디지털 키를 발급했다면 굳이 도어록에 스마트폰을 태그하지 않아도 문이 열리는 편리한 기술이었다. 또 당시 본격적인 홈 IoT 기반의 스마트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중이었다. 이런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리브랜딩을 택한 것이다.
최근 아프리카TV는 시스템 개선과 함께 리브랜딩을 예고했다. 경쟁 관계였던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며 해당 플랫폼에서 활동했던 상당수의 스트리머와 시청자까지 흡수하게 됐기 때문. 호재를 맞은 아프리카TV는 이에 발맞춰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에서 리브랜딩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규서비스의 시작을 알리며, 새로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등 다양한 목적하에 이뤄지는 변화지만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함이라는 본질은 같다. 좋은 브랜딩의 핵심은 단순히 로고나 슬로건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명확히 정립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새롭고 신선한 ‘알던 브랜드’의 출현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장혜정 프리랜서 기자 #리브랜딩 #한샘 #아프리카TV #직방 #설화수 #여성동아
사진출처 유튜브 CJ제일제당 네파 아모레퍼시픽 직방 한샘 모나미 아프리카TV 백설 에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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