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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엠마 왓슨도 즐기는 피클볼 A to Z

윤혜진 객원기자

2025. 06. 20

1965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피클볼의 인기가 지구촌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빌 게이츠, 테일러 스위프트, 엠마 왓슨 등 유명인과 은퇴한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즐겨 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생활 스포츠는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 탁구와 테니스, 배드민턴의 장점이 합쳐진 피클볼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미국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로 피클볼을 선정했다. 미국 내 피클볼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마당에 개인 피클볼 네트를 설치한 주택이 많고, 실내 테니스 코트를 피클볼 전용 코트로 바꾸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엠마 왓슨,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저스틴 비버 등 유명 셀럽들도 피클볼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클볼 1세대라 할 수 있는 빌 게이츠는 자신의 SNS에 피클볼 관련 게시물을 종종 업로드할 정도로 자주 즐긴다. 피클볼에 대해 “긴 주말을 코트에서 피클볼러로 보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듯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테니스 전설’ 안드레 애거시가 US오픈 피클볼 챔피언십 혼합복식에 출전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28년 LA 올림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니스보다 배우기 쉽고 부상 위험 적은 편

피클볼의 대중화에 물꼬를 튼 셀럽들.  빌 게이츠.

피클볼의 대중화에 물꼬를 튼 셀럽들.  빌 게이츠.

국내에 피클볼이 들어온 시기는 2016년이다. 미국에서 피클볼을 배운 허진무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가 연세피클볼클럽을 만들고 수업을 하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국내에서 피클볼은 테니스와 배드민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도전해볼 만한 실내 스포츠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5년 새 동호인 수가 크게 늘었다. 대한피클볼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 기반 동호인 수는 5300여 명 정도. 특히 근래에는 국내 도입 초기 실버 스포츠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돌풍이 분 골프보다 돈이 훨씬 덜 들면서 테니스보다 배우기 쉬운 덕분이다. 얼마 전 블랙핑크 제니의 SNS에는 미국에서 피클볼을 즐기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진입장벽이 낮은 피클볼의 진짜 매력은 재미있으면서도 운동량이 제법 많다는 점이다. 적어도 3~6개월은 배워야 랠리가 가능한 테니스와 달리 피클볼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본 교육을 받거나 연습을 하면 랠리가 가능하다. 경기장 크기가 테니스 코트의 4분의 1 정도로 작고, 구멍이 뚫리고 탄성이 적은 공을 사용해 공이 날아가는 속도가 아주 빠르진 않기 때문이다. 랠리를 통해 11점을 먼저 내면 이긴다. 이때 공을 쫓아 계속 몸을 움직이므로 전신운동 효과가 있다. 공을 치는 스윙 동작은 어깨 및 상체 근지구력을 향상하고, 짧은 거리의 스텝 이동은 하체 민첩성과 순발력을 자극한다. 지속적인 랠리 중에는 심박수가 자연스럽게 상승해 심폐지구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가벼운 공과 패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목과 팔꿈치 등에 무리가 덜하고, 동작이 격렬하지 않아 부상 위험도 적다. 

대한피클볼협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며 올해 대한청소년피클볼교육협회를 설립한 윤다영 송강중 체육 교사는 “피클볼은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기술과 규칙을 결합하고 발전시킨 스포츠로, 전신을 고루 사용하며 운동 효과가 다양하다”고 말한다. 또 “중학교 수업 시간에 2인 1조로 기본 랠리 훈련을 진행할 경우 5분 내 학생들이 땀을 흘리며, 호흡 조절이 필요할 만큼 운동량이 많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네트 근처 플레이는 신체 협응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피클볼의 대중화에 물꼬를 튼 셀럽들. 엠마왓슨(오른쪽).

피클볼의 대중화에 물꼬를 튼 셀럽들. 엠마왓슨(오른쪽).

탁구채보다 크고 가벼운 패들과 플라스틱 공 사용

피클볼을 접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한다. 지역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각 지역 생활체육회에 개설된 강좌, 사설 레슨 등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영등포 제2스포츠센터, 성북구민체육센터, 강일구민체육센터, 종로문화체육센터, 시립마포청소년센터 등에서 단체로 배우면 주 2~3회 기준 수강료가 월 5만~6만 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사설 레슨 시설에서는 개인 및 소규모 레슨, 어린이 레슨도 가능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올 1월 문을 연 실내 라켓스포츠 전용공간 ‘제이필드1977’이나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옥상에 위치한 피클볼 멀티코트 ‘엠무브’ 등 피클볼 체험 및 레슨, 코트 대여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좀 더 전문적인 과정을 원한다면 사설 레슨이나 대한피클볼협회에서 열리는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면 초급 수준 이상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피클볼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아이러브피클볼’을 둘러본다. 지역별 동호회 정보와 피클볼 연습장, 용품, 대회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확한 게임 규칙은 대한피클볼협회 홈페이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가족 단위 입문자의 경우 게임 규칙을 익히기보다는 공을 안정적으로 주고받는 기본 랠리 능력 확보를 우선으로 가볍게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지난 4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피클볼 파크에서 진행된 ‘2025 전국 피클볼 대회’에는 3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왼쪽).미국에서 피클볼을 즐긴블랙핑크 제니.

지난 4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피클볼 파크에서 진행된 ‘2025 전국 피클볼 대회’에는 3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왼쪽).미국에서 피클볼을 즐긴블랙핑크 제니.

준비물은 공, 공을 칠 수 있는 패들이 필요하다. 패들을 고를 때는 무게와 그립감이 핵심 요소다. 초보자에게 적합한 패들 무게는 210~230g 사이로, 지나치게 무거우면 손목과 팔꿈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립은 손바닥으로 감싸 쥐었을 때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 좋다. 재질은 카본, 폴리머 복합 소재 등 내구성과 반발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품군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패들 가격은 입문자용 2만~3만 원대부터 수십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공은 일반적으로 실내와 실외에 따라 구분해 사용한다. 실내용 공은 26개의 구멍이 있으며 반발력이 좋아 초보자가 랠리 연습을 할 때 유리하고, 실외용 공은 40개의 구멍이 있어 바람 영향을 덜 받아 야외 활동에 적합하다.

복장은 공과 비슷한 색상만 피하면 크게 제약이 없는 편이다. 이왕이면 통기성과 신축성이 우수한 기능성 운동복이 좋다. 어린이나 입문자라면 무릎 보호대, 손목 보호대 등 간단한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화의 경우, 피클볼은 좌우 스텝 전환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라켓 운동류 전용화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윤다영 교육위원은 “실내에서 피클볼을 즐길 때는 바닥 접지력이 강한 배드민턴화가 좋고, 실외에서 피클볼을 할 때는 측면 안정성이 높은 테니스화를 추천한다”면서 “일반 러닝화는 앞뒤 움직임 중심 설계로 인해 측면 움직임이 많은 피클볼에는 적합하지 않다. 특히 발목이 불안정한 사람은 부상 위험이 높아 일반 운동화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피클볼 #테니스 #제니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도움말 및 사진제공 대한피클볼협회 

사진출처 빌게이츠 Matt Manasse 제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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