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는 초록 보물, 완두

봄철 햇완두는 오래 익힐 필요가 없다. 너무 익으면 무르고, 고운 색도 바랜다. 무엇보다 보드랍지만 확실하게 느껴지는 좋은 식감이 사라진다. 귀여운 연둣빛이 더욱 선명해질 정도로만 데치고, 볶고, 구워 먹자. 적당하게 익은 완두는 그 자체로 달고 고소해 맛있다. 완두를 바로 요리해 먹지 않을 경우 실온에 두지 말고 꼬투리째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생생한 맛이 유지된다.
구하기 다소 어렵지만 ‘슈거스냅(sugar snap)’이라는 완두 닮은 콩이 있다. 꼬투리째 아삭아삭, 날것 그대로 씹어 먹을 수 있는 콩이다. 콩 특유의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촉촉한 단맛만 난다. 슈거스냅을 구할 수 있다면 꼬투리째 완두처럼 요리해 먹자. 다른 봄 샐러드에 곁들여도 맛있다. 슈거스냅 꼬투리에 달린 덩굴손도 같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하다.
우리에게 완두는 익숙하지만 요리하기는 조금 낯설다. 생완두나 마른 완두는 주로 밥이나 떡에 넣는다. 통조림 완두는 샐러드나 카레, 짜장 등에 넣기도 한다. 조금 부지런을 떨면 마늘 조금과 양파, 완두를 볶아 생크림을 넣고 한소끔 끓여 곱게 갈아 만드는 완두 수프 정도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완두 수프는 사실 녹말이 충분히 생긴 여름 완두로 만드는 게 더 낫다. 봄의 완두는 진주답게 알알이 즐기는 게 격에 맞고, 그 편이 요리도 수월하며 맛도 좋다.
완두콩 토스트

완두 카르보나라

#봄채소요리 #완두카르보나라 #여성동아
사진&자료제공 팬앤펜 ‘식스 시즌’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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