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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food

입맛의 반란, 대세는 민초단

글 이진수 기자

2021. 06. 17

올여름 대세는 알싸한 박하 향이 매력적인 민트초코! 이 맛에 열광하는 집단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민초단’이 생길 만큼 MZ세대에게 큰 인기다.

오리온이 출시한 민트초코파이.

오리온이 출시한 민트초코파이.

민트초코(민초)는 박하 향 나는 민트와 달콤한 초콜릿이 만난 신박한 조합이다. 그동안 민트는 특유의 알싸함이 치약 맛과 비슷해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는 음식 중 하나였던 게 사실. 몇 년 전부터 초콜릿과 조우하며 어느새 음식을 넘어 독특한 놀이 문화로 떠올랐다. 가수 아이유와 걸 그룹 ‘소녀시대’ 태연 등 톱스타들이 SNS를 통해 민트초코에 대한 기호를 밝히며 인기에 불을 지폈다. 특히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민트초코 맛에 열광하면서 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민초단(민트+초콜릿+집단)’이라는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등 특정한 문화 요소 또는 콘텐츠)까지 생겨났다. MZ세대 대학생 박지안(21) 씨는 “사람들이 민초에 대해 극과 극 반응을 보여 대화 주제로도 좋고, 민초단이라는 말 자체가 맵부심(매운 것을 참고 잘 먹는 것을 과시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나 맵찔이(매운 것에 약한 사람)처럼 자신을 뽐내듯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의 대세는 민초넛.

파리바게뜨의 대세는 민초넛.

민초단과 반민초단 사이의 티키타카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 민초단인 직장인 김선미(24) 씨는 “민트초코의 조합은 김치와 삼겹살의 궁합과 같다. 초콜릿의 묵직함과 민트의 시원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매력”이라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민초를 찾는다고 전했다. 반면 반민초단인 직장인 윤인혜(25) 씨는 “민초는 가글제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왜 입맛 죽이는 민트를 굳이 먹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오르랔베이커리의 민트초코 크림머핀.

오르랔베이커리의 민트초코 크림머핀.

민트초코가 일명 대세로 떠오르면서 식음료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민초단 잡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배스킨라빈스가 지난 4월 ‘이달의 맛’으로 출시한 민트 신제품 ‘민트초코봉봉’은 한 달간 싱글 레귤러 기준으로 3백만 컵이 판매됐고,4월 16일부터 31일까지 선보인 ‘트리플 민트초코’는 2주간 싱글 레귤러 기준으로 35만 컵이 팔렸다. 또한 올해 6월까지 민트 초콜릿 칩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고 한다. 파리바게뜨는 5월 27일 민트초코 마카롱, 민트반 초코반 케이크 등 7가지 제품군으로 구성된 ‘쿨 민초 컬렉션’을 선보였고, 오리온은 지난 6월 3일 여름 한정판으로 ‘민트초코파이’를 출시했다.


코코로카라의 민트초코푸딩.

코코로카라의 민트초코푸딩.

SNS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카페와 베이커리에서도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맛집인 ‘오르랔베이커리’는 민트초코 크림머핀과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크로핀을 판매 중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자리한 브레드 푸딩 맛집 ‘코코로카라’에서도 민초 유행과 민초파들의 요청을 반영한 민트초코푸딩을 선보이고 있다. 직장인 길 모(33) 씨는 “유명 카페와 브랜드에서 민트초코 제품이 나온다는 건 민트 러버에게 한 줄기 빛이다. 호불호가 심한 맛이라 디저트로는 많이 선보이지 않아서 최근 출시된 제품들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트초코 열풍에 대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맛을 원하는 MZ세대의 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라며, “강력한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민트초코와 같은 독특한 틈새시장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맛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 오르랔베이커리 오리온 코코로카라 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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