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별미, 육개장에 도전하다~
남편은 외모와는 달리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에요. 보양식이라면 무조건 “징그럽고 맛이 없다” 면서 삼계탕조차도 입에 대지 않는 남편에게 여름철 힘을 주는 요리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육개장이에요. 고기와 나물이 골고루 들어 있어 영양도 어느 보양식 못지않고, 맵고 뜨거워 땀 뻘뻘 흘리면서 먹고 나면 몸도 개운해지니까요.
육개장 만드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고기를 푹 우려 국물을 내는 시간이 길어 조금 번거롭더라고요. 하지만 이 과정만 끝나면 고기를 건져 삶은 숙주나물과 고사리, 새송이버섯과 함께 조물조물 양념하고 국물에 다시 한 번 넣어 끓이면 금세 완성된답니다. 간은 소금으로 하고 고추기름을 조금 넣어 맛을 내는데, 고추기름이 없으면 참기름으로 대신해도 돼요. 식성에 따라 달걀을 풀어 넣거나 당면을 넣어도 맛있고요. 주의할 점은 육재장에 당면을 넣어 끓일 경우 불어 맛이 없어지므로 따로 삶아 국과 함께 담아내야 한대요.
육개장과 함께 먹는 요리로 감자볶음을 배웠어요. 자주 해먹는 반찬이지만 볶을 때마다 감자가 팬에 붙고 모양이 부숴져 은근히 요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선생님께 물었더니 “소금물에 한 번 담가 요리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해요. 소금물에 담가두었다 볶으면 팬에 붙지도 않고 으깨지지도 않는다고요.
오늘 요리를 배우고 나니 마음이 든든해졌답니다. 남편이 피곤하고 지쳐보일 때 이제는 당당하게 육개장 한 그릇 끓여 식탁에 올릴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함께 요리를 배웠으니 제가 피곤할 때는 남편이 끓여내는 육개장도 먹어볼 수 있겠죠?
남편의 요리 노트를 공개합니다~
아내와 함께 요리를 배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요리 선생님과 함께 만들 때는 쉬워 보이는 요리도 막상 집에서 해보면 제맛이 나지 않는다. 같은 재료를 쓰고, 배운 과정 그대로 따라하는데 왜 안되는 것일까? 아마도 경험과 정성에서 우러나온 손맛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육개장을 만드는 만큼 이러한 손맛차이를 줄이기 위해 선생님 손끝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배우리라 다짐해본다.
육개장 재료는 쇠고기와 고사리, 숙주나물, 그리고 대파와 갖은 양념들이다. 요리는 먼저 고기국물을 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고기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물과 향신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고기가 익으면 건져내고 국물만 따로 받아둔다(이 과정이 가장 길고 번거롭다). 건져낸 고기는 고사리, 숙주나물과 함께 양념에 조물조물 무치는데 미리 양념해두어야 간이 잘 배어 맛이 더 좋다. 받아놓은 국물과 양념해둔 고기를 나물·대파와 함께 넣고 끓이면 육개장이 완성된다.
오늘 배운 것 중 하나가 여름과 겨울 육개장을 만드는 과정이 조금 다르다는 것. 여름에 육개장을 만들 때는 대파를 물에 씻어 넣지만, 겨울에는 한 번 데쳐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겨울에 나온 대파는 끈적임이 많아 시원한 맛이 덜하기 때문이라고.(역시 요리는 과학이다. 그것도 아주 심오한….)
자, 이제 완성이다! 국물 색깔부터 먹음직스러운 게 입에 침이 살짝 고인다. 한큰술 입에 떠넣으니 아, 역시 얼큰한 이 맛! 여름철에 먹는 진정한 별미다.
육개장 한 그릇을 후딱~ 비우고 나니 빨리 장에 들러 육개장 재료를 사들고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복과 연습이야말로 손맛을 따라갈 수 있는 지름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함께 만들어보세요~
■ 준·비·재·료쇠고기 양지머리 1kg, 물 5ℓ, 양파 ½개, 마늘 3~4쪽, 생강 1쪽, 대파 3대, 통후추 1작은술, 새송이버섯 7~8개, 고사리 200g, 숙주나물 500g, 고추기름 4큰술, 양념(간장 4큰술, 다진 마늘·깨소금·생강즙 2큰술씩,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들·기1 쇠고기 양지머리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2 물에 쇠고기와 양파, 마늘, 생강, 대파 1대, 통후추를 넣고 2시간 정도 푹 끓인다.
3 새송이버섯은 손으로 찢고, 고사리는 깨끗이 손질한다. 숙주나물은 꼬리를 떼고 끓는 물에 데친다.
4 대파 2대는 길쭉하게 썰어 찬물에 주물러 씻는다.
5 고기가 익으면 건져낸 뒤 국물은 따로 밭친다.
6 고기는 손으로 찢어 양념을 넣고 버무린 후 숙주나물, 고사리, 새송이버섯을 넣어 함께 버무린다.
7 고기국물에 양념한 고기와 야채를 넣고 고추기름을 넣어 푹 끓인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후춧가루로 맛을 낸다.
▼ 맛내기 포인트
쇠고기는 양지머리로 준비해 1시간 동안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세요. 국물 맛도 깔끔하고 잡내도 사라져요. |
물을 붓고 양지머리와 양파, 마늘, 생강, 대파 등 향신야채를 넣어 푹 끓여주세요. 국물이 끓으면 고기국물이 푹 우러나도록 불을 줄이고 2시간 정도 푹 익히세요. |
새송이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고 숙주나물은 꼬리를 떼어 정리하세요. 고사리는 깨끗이 씻은 뒤 중간에 지저분한 부분을 손으로 떼어 손질하면 돼요, |
대파는 파란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찬물에 주물러 씻어요. 대파에 끈적임이 남아 있으면 시원한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요. 여름에는 찬물에 씻어 사용하지만 겨울에는 끓는물에 데쳐 사용해야 끈적임을 없앨 수 있다고 해요. |
건져낸 고기는 손으로 찢어 간장과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생강즙, 후춧가루를 넣어 조물조물 무치다가 새송이버섯, 숙주나물, 고사리를 넣어 함께 버무려두세요. 미리 밑간을 해두어야 감칠맛이 난다고 해요. |
국물에 양념한 고기와 숙주나물, 고사리, 새송이버섯에 대파를 넣어 끓이세요. 야채가 어느 정도 익으면 고추기름을 넣어 맛을 내고 불을 끄면 완성이랍니다. 고추기름이 없다면 대신 참기름을 넣어 고소한 맛을 내주세요. 간은 소금으로 맞추면 돼요. |
▼ 함께 먹으면 더 맛있어요~
감자채볶음
■ 준·비·재·료감자 2개, 풋고추 5개, 식용유 3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만·들·기1 감자는 껍질을 벗겨 채썬 후 물에 씻어 녹말기를 제거하고 소금을 약간 푼 물에 10분 정도 담가 놓는다.
2 풋고추는 씨를 뺀 다음 곱게 채썬다.
3 감자는 물기를 빼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 볶는다.
4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풋고추를 넣고 참기름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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