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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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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의 서울 상륙

글 · 정희순 | 사진 제공 · 미쉐린코리아 | 디자인 · 김영화

2016. 05. 11

‘미쉐린’이 ‘별’찍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면 2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레스토랑 평가서로 불리는 〈미쉐린 가이드〉가 드디어 서울에 상륙할 예정이다. 과연 어떤 레스토랑이 별점을 따내게 될까?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맛집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일반적으로 〈미슐랭 가이드〉라 알려져 있다)가 서울 편 출간을 앞두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를 발간하는 미쉐린코리아는 지난 3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안에 서울 편을 출간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어와 한국어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며, 인쇄본과 디지털 버전을 함께 낼 예정이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는 세계적으로는 27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다.

〈미쉐린 가이드〉의 역사는 1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에서는 프랑스를 여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를 위해 무료 안내 책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1920년부터 유료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레스토랑 등급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 〈레드 가이드〉와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그린 가이드〉로 구분해 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1년에 〈그린〉이 발행됐으나, 별점을 매기는 형식의 〈레드〉 편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유명 레스토랑에서 종종 ‘미쉐린 셰프 메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해외의 유명 스타 셰프를 초빙해 반짝 행사를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레스토랑이 미쉐린 별점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번 발행 소식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바로 평가 기준.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평가원들의 신분을 절대 노출하지 않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개 호텔이나 외식 산업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경력자들이라고. 이들은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해 식당과 호텔을 1년 동안 대여섯 차례 방문한 후 요리 재료의 수준과 요리법, 풍미에 대한 완벽성, 개성과 창의성, 메뉴의 통일성과 일관성 등을 고려해 별점을 매긴다. 식당의 편안함이나 분위기, 서비스, 식기 등은 별점의 고려 사항이 아니며 오로지 음식만을 평가한다는 게 미쉐린 측의 설명이다. 음식 이외의 요소들은 다른 픽토그램으로 표기한다. 평가원들은 기밀 회의를 통해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기는데, 레스토랑이 받을 수 있는 별은 최대 3개다. 별 3개면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 별 2개면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한 집’, 별 1개면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집’이라는 의미다.  

엄격한 평가 방식 덕분에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받은 별의 무게는 상당하다.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면 2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일 정도로 일단 별을 획득한 레스토랑은 순식간에 엄청난 명성을 쌓게 된다. 하지만 그늘도 있다. 〈미쉐린 가이드〉 레드 편은 해마다 개정판이 나오기 때문에 레스토랑과 셰프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별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03년과 올해 초에는 별 3개를 받은 스타 셰프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발행 소식으로 서울의 유명 호텔 외식업계는 잔뜩 긴장한 눈치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몇 개의 별을 받았는지가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쉐린 가이드〉 관계자는 “지난 3월 10일 이후부터 평가는 시작됐다. 조사 진행 상항이나 종료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이 암행어사처럼 깐깐하게 별점을 매기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한 해를 뜨겁게 달군 먹방 · 쿡방의 인기만큼 국내 외식업계가 남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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