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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비건 추석 음식, 얼마나 맛있게요!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2023. 09. 20

갈비찜에 사골국, 동그랑땡과 고기만두까지. 고기를 뺀 명절 상은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는 사람들에게, 놀랍도록 진화한 비건 식품들이 도전장을 건넸다.
미리 말하지 않는다면 조상님과 부모님이 모두 속을 만한 완성도 높은 비건 식품 리스트.

환경보호, 다이어트, 건강관리…. 각자 시작점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은 이들이 ‘채식주의자’ 또는 ‘비건’이라는 이름 아래 모이는 추세다. 실제로 국내 비건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한국채식연합은 2022년 기준 비건 인구를 2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한다.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비건 페어 2023’에 약 1만3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채식 트렌드의 뜨거운 열기를 짐작케 했다. 식품업계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제품에 ‘비건’이라는 명칭을 표시해 비건 식품임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 늘고 있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90개였던 비건 표시 제품은 2022년 451개로 증가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동원F&B, 풀무원, 롯데웰푸드 등 대기업에서도 비건 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런 변화가 비단 비건 인구에게만 희소식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가진 환자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비건 식품은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을 고기 없는 날로 정해서 자신만의 기여에 힘쓰기도 한다.

이런 채식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면, 명절은 온 가족이 함께 비건 식단에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도 차례 상에는 고기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 아버지와, 비건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에게 ‘육류 없이도 차례 상을 차릴 수 있다’는 진실과 ‘비건도 맛있다’는 사실을 한 번에 입증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비건 식재료를 선보이고 있는 식품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맛’이다. 결국 음식은 맛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구매 의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고기는 안 들어 있지만 고기 맛이 나는’ 또는 ‘육류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는’ 맛을 완성하는 데 목표를 두기 때문이다.

비건 식재료를 개발하는 식품업계의 2023년 격전지가 햄 시장이라는 점이 그 증거다. 가장 인공적인 육류의 맛을 얼마만큼 근사하게 구현해내느냐가 시장의 당면 과제라는 말과도 같으니 말이다. 여기에 ‘비건 식재료는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탁월하다’는 점까지 강조한다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대 조카도 단숨에 건강한 식단으로 초대할 수 있지 않을까.

알티스트
고기대신 비건 양념갈비살

300g 6980원.

300g 6980원.

언뜻 보면 명절 상의 단골 메뉴인 소고기 산적이래도 믿을 법한 제품. 간장과 설탕으로 양념해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양념갈비 맛을 냈다. ‘결이 살아 있는 식물성 양념 갈빗살’을 모토로 내세운 이 제품은 단백질 조직을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해 가공하는 LMHT 공법을 활용, 육류에 가까운 질감과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1세대 비건 식재료인 콩고기가 특유의 콩 비린내와 퍽퍽한 식감으로 외면받았다는 점에 주목해, 냄새는 줄이고 식감을 개선한 것. 전자레인지로 데우거나 프라이팬에 볶는 방법 모두 가능하지만, 프라이팬에 물을 약간 붓고 졸이는 쪽이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베지가든
한입완자

325g 8980원.

325g 8980원.

그래도 명절엔 기름 냄새가 좀 나야 한다고 믿는 어르신들의 믿음에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는 비건 식재료를 찾고 있다면 베지가든이 선보인 ‘속이 꽉찬 한입완자’를 적극 활용해보면 어떨까? 그대로 조리해도 좋고, 밀가루에 강황 가루나 당근즙을 섞은 양념을 발라 구워내면 그럴싸한 고기완자전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두부와 식물성 대체육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반죽에 양파, 부추, 당근, 대파 등의 채소를 풍성하게 다져 넣어 씹는 맛도 살렸다. 실제로 온라인쇼핑몰 소비자 리뷰에서 “제사상에 동그랑땡 대용으로 활용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신뢰도를 높인다. 토마토소스 미트볼이나 일식 피망 고기완자 등으로 활용했다는 블로그 후기도 발견할 수 있으니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봐도 좋을 듯. 

CJ제일제당 비비고
플랜테이블 떡갈비

 450g 1만980원.

450g 1만980원.

CJ제일제당이 새롭게 선보인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 그 중 떡갈비는 직화로 구워낸 떡갈비에 특제 양념갈비 소스를 더해 우리가 알던 그 소고기 떡갈비의 맛과 향을 그럴듯하게 구현했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대체육의 기본이 되는 대두에 적절한 단맛을 내는 완두와 밀을 첨가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완성하고, 양파, 대파, 마늘에 갈비 양념을 더해 풍미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 소비자 리뷰에서도 “주문할 때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식물성 떡갈비더라”부터 “쫀득하다” “불 맛이 난다” 등 호평이 주류. 다만 “생각보다 달다”는 의견도 종종 있으니 단맛을 꺼리는 사람이라면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풀무원
썰어담은 비건 김치

400g 7600원.

400g 7600원.

많은 사람이 김치를 당연히 비건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김치에는 새우젓이나 액젓, 굴 등 다양한 동물성 식재료가 들어간다. 김치 없이는 살 수 없는 한국인의 DNA를 가졌지만, 시판 제품을 사자니 동물성 식재료가 많이 들어 있고 만들자니 까다롭다는 점에서 갈등을 느끼던 비건 인구에게 풀무원이 출시한 ‘썰어담은 비건 김치’는 오아시스와도 같을 듯. 배추, 무, 마늘, 생강, 파, 고추 등 100%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하고, 젓갈 대신 효모 추출물을 넣어 깊은 맛을 놓치지 않았다. 비건은 아니지만 진한 젓갈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깔끔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젊은 층에게 비건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소용량 패키지로 출시, 유통기간 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뚜기
언튜나

100g×4 1만4000원.

100g×4 1만4000원.

동그랑땡을 직접 빚을 생각이라면, 대체육 이외에 다른 비건 옵션도 등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듯, 언튜나는 참치 맛 대체 수산물이다.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캔 참치를 연상하면 된다. 오뚜기의 사내 스타트업 ‘언피스크109’가 선보인 제품으로 식물성 원료인 콩을 주축으로 다시마 엑기스, 해조 엑기스, 정제염 등을 넣어 참치가 가진 바다의 풍미를 구현해냈다. 바질참치맛, 스파이시참치맛, 베지터블참치맛 3종으로 구성되었으며, 각각 오리지널 참치, 고추참치, 야채참치에 가깝다. 그중 기본인 바질참치맛은 명절 상 단골손님인 동그랑땡의 주재료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겠다. 

헤이밀
비건 만두

420g 5800원.

420g 5800원.

추석이나 설에 빠지지 않고 빚게 되는 만두는 비건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웬만한 식품기업에서 모두 만두를 출시하고 있는 데다, 콩고기가 가진 특유의 냄새를 다른 양념으로 지우고 밀가루 피로 덮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접근성이 높기 때문. 2023년 비건 만두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 헤이밀은 1990년 창립 이래 이름난 식품회사의 OEM을 도맡아온 ㈜푸드웨어의 자체 브랜드라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실제로 풀무원, 홍진경 더만두, 동원F&B, CJ프레시웨이, CJ제일제당 비비고 플랜테이블 등의 만두가 이곳에서 생산됐다고. 비건 만두는 채소만두와 김치만두, 버섯만두 총 3종류로 만두피가 쫄깃하고 속 재료가 알차다는 평이 있다. 

#비건명절음식 #비건추석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베지가든 알티스트 오뚜기 풀무원 헤이밀 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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