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이 고향인 나는 어린 시절부터 꽃게탕과 꽃게찜을 매일 먹다시피 해서 꽃게라면 일가견이 좀 있는데, 이곳의 꽃게를 먹고 있으면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번쩍 올라간다. 엄마가 끓여주시던 맛과 매우 흡사하다고나 할까. 된장을 기본으로 고추장은 조금만 쓰고 경북 영양에서 재배한 고추를 빻아 만든 고춧가루로 맛을 낸다. 꽃게는 단맛이 많이 나는 재료라서 고추장을 많이 섞으면 생각보다 달기 때문에 배합에 신경을 쓴다고. 게장은 암게로, 탕은 수게로 만드는데, 알을 밴 암게로 탕을 끓일 경우 국물이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꽃게탕은 中 사이즈와 大 사이즈가 있는데, 中사이즈에는 꽃게 두 마리가, 大 사이즈에는 세 마리가 들어간다. 무, 감자, 애호박, 대파, 미나리, 팽이버섯이 꽃게 위로 풍성하게 올라간 채로 나온다. 살짝 끓인 다음 국물에 소주를 곁들이면 끝내준다.
아쉽게도 꽃게철이 아닌 7~8월에는 냉동 꽃게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 맛은 변함없으니 얼큰하고 시원한 꽃게 국물이 생각날 때 한번 들러보시길. 마산옥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아귀 요리와 제철 음식인 병어조림이나 민어 요리도 여름철 잃은 입맛을 살리는 데 제격이니 두루두루 맛을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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