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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Lesson

나들이에 딱~ 김밥

이지은 기자와 남편 신동구가 함께하는 요리교실

기획·이지은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요리·이영희(나온쿠킹 017-225-6594)

2007. 05. 16

바야흐로 나들이의 계절이 왔습니다. 따스한 바람과 푸른 자연을 맘껏 즐기는 가족 나들이를 떠나보세요. 고기와 갖은 야채들을 듬뿍 넣은 김밥을 준비해 가면 더욱 좋겠죠? 사 먹는 김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는 김밥 만들기, 지금부터 함께 배워보세요.

엄마 손맛 나는 김밥을 만들었어요
나들이에 딱~ 김밥

“우리 김밥 싸가지고 놀러갈까?” 해마다 봄이 되면 남편이 저에게 묻는 말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하곤 했어요. “그래, 우리 김밥 사가지고 놀러가자.” 천원만 주면 살 수 있는 김밥을 왜 그 고생을 하면서 싸야 할까라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건강에 목숨 거는 요즘 문득 사 먹는 김밥에 대한 의심이 들곤 합니다. 역시 몸은 고단해도 마음이 편해야 하는 법,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답니다.
요즘에는 치즈, 참치, 아보카도, 샐러드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색다른 맛을 내는 김밥들이 많지만 오늘 배운 김밥은 어렸을 적 소풍 때마다 엄마가 싸주시던 바로 그 ‘오리지널 김밥’입니다. 멋내지 않고 소박한 맛이 나는 김밥이라고 할까요?
김밥을 만들 때는 밥을 짓는 것부터가 중요합니다. 평소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을 적게 잡는 게 비결이에요. 여기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해 고소한 맛을 더해주면 밥만으로도 충분히 맛이 있거든요. 한 가지 더! 찬밥으로 김밥을 말면 왠지 맛이 없잖아요. 요리선생님께서 노하우를 알려주셨는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찬밥을 넣은 후 소금간을 해 약한 불에서 볶아주면 새 밥처럼 맛있게 김밥을 쌀 수 있대요.
시금치는 소금물에 데쳐 양념하고 쇠고기와 당근은 양념해 볶아 준비하면 돼요. 우엉은 조림장에 조려 준비하는데 우엉에 간장색이 진하게 배도록 조려야 맛깔스러워 보여요. 이때는 중간 불에서 물을 1큰술씩 더 넣으면서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조리는 게 요령이랍니다. 달걀은 두껍게 지단을 부치고 단무지는 원하는 길이로 잘라주면 되고요.
이제 재료 준비가 끝났습니다. 김발에 김을 올리고 밥을 평평하게 펼친 후 색색으로 재료를 올려 말면 완성이에요(저는 한번에 참 잘 말았는데 옆에서 신랑이 마는 걸 보니 재료가 튀어 나오고 김은 찢어지고 난리가 아니네요^^).
다음은 김밥과 함께 먹으면 좋은 일본된장국을 끓여봤어요. 보온병에 넣어 따로 준비해 가면 좋을 듯해요. 멸치와 새우, 다시마, 양파, 대파를 넣어 끓인 멸치다시마물을 준비하세요. 번거롭다면 멸치와 다시마만 넣어 끓여도 되고요. 멸치다시마물이 끓으면 혼다시를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돼요) 끓으면 두부를 넣고, 또 끓으면 팽이버섯을 넣어요. 한 번 더 끓으면 간장과 일본된장을 넣고 한번 더 끓이고 불을 꺼요. 일본된장은 오래 끓으면 텁텁한 맛이 나므로 한번만 끓이는 게 포인트랍니다.
대표 나들이 음식인 김밥과 일본된장국을 배워봤으니 이제는 떠날 일만 남았어요. 맛있는 김밥 먹으며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나들이 생각에 이달 마감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남편의 요리노트를 공개합니다~
드디어 김밥이다. ‘드디어’라는 말이 독자 여러분께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의 입장에서는 이런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초보요리를 시작한 지 어언 5년(지난달 저희 부부가 결혼 5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보잘것없는(?)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그동안 아내에게 누차에 걸쳐 김밥을 배워보고 싶다는 요청을 했으나 아내에게서 돌아온 말은 “요즘 누가 김밥을 싸 먹어? 천원이면 사 먹을 수 있는데”였다. 그런 아내가 김밥을 배워보자고 했으니 나에게는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가 김밥을 배우자고 한 이유는 건강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래저래 건강은 참 좋은 것이다.
요리선생님 댁에 도착해 펼쳐진 재료를 보는 순간 (늘상 김밥집이나 분식집에서 보던 광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배울 요리가 만만치 않음이 느껴졌다.
재료들은 각각의 색을 내는 야채들이다. 시금치와 단무지, 달걀, 우엉, 쇠고기, 당근, 그리고 밥과 김이다. 김이 약간 두텁고 특이해서 요리선생님께 여쭤보니 김밥용 김이라고 하셨다. 요즘에는 김밥용 김이 따로 나오는데 비린내가 나지 않고 적당히 두께감이 있어 김밥을 쌌을 때 쉽게 터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 김을 이용할 경우에는 적당히 달궈어진 팬에 슬쩍 구워 사용하면 된다고.
이제 재료들을 준비할 시간. 음식을 만들기 전에 요리선생님께서 속재료들을 짜지 않게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각 재료를 양념할 때 살짝 싱거운 듯 간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각 재료들을 양념하고 볶았다. 달걀을 두껍게 부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달걀 푼 물을 두껍게 붓고 약한 불에 놓아두니 신기하게도 달걀지단이 도톰하고 보기 좋게 부쳐졌다.
재료를 준비하고 이제 김밥을 말 시간. 김의 3분의 2 정도가 덮이도록 밥을 펼친 후 준비한 재료를 올렸다. 돌돌 말아줘어야 하는데 이때, 정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처음에 말 때는 김밥 재료들이 김발 밖으로 튀어나와 이게 김밥인지 주먹밥인지 구분을 못 할 정도였다. 잡아당기면서 말아야 한다는 요리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연습을 해보니 서서히 김밥 모양이 나기 시작했다. 김밥은 싸서 5분 정도 둬야 김에 밥의 수분이 적당히 배어 잘 잘라지는데, 이때 빵을 자르는 칼을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김밥집에서 사온 김밥에 익숙해져 있다가 오랜만에 맛본 손맛 김밥은 별미 그 자체였다. 날씨 화창한 봄날, 가족끼리 누가 예쁘게 싸나 내기하면서 만든 김밥을 싸가지고 가까운 산과 들로 떠나보시기 바란다.

김밥
나들이에 딱~ 김밥

준·비·재·료
시금치 200g,시금치양념(참기름 1작은술, 소금 ½작은술), 우엉 100g, 식초 ½큰술, 우엉양념(물 2컵, 설탕 2작은술, 간장 2큰술, 청주 1큰술, 물엿 ½큰술), 쇠고기 100g, 고기양념(간장 ½큰술, 설탕·다진마늘·깨소금·참기름 ½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당근 1개, 달걀 3개, 소금·포도씨오일 적당량씩, 단무지 150g, 김 5장, 밥 5공기, 밥양념(소금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만·들·기
1 시금치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꼭 짠 다음 시금치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2 우엉은 곱게 채썰어 식초를 넣은 끓는 물에 한번 데친 후 우엉양념을 넣어 조린다.
3 쇠고기는 도톰하고 길게 썰어 고기양념으로 간한 뒤 팬에 포도씨오일을 두르고 볶는다.
4 달걀은 풀어 소금으로 간한 후 포도씨오일을 두른 팬에서 약한 불로 익힌다. 식은 후 0.8㎝ 두께로 길게 자른다.
5 당근은 곱게 채썰어 소금으로 간한 다음 포도씨오일을 두른 팬에 볶는다.
6 단무지는 0.8㎝ 두께로 길게 자른다.
7 고슬하게 지어놓은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고루 섞는다.
8 김발 위에 김을 올리고 밑간해놓은 밥을 얇게 깐다. 준비한 재료를 올려 동그랗게 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김밥 맛있게 만드는 노하우
나들이에 딱~ 김밥

1 시금치는 소금 넣은 끓는 물에 넣어 데쳐요. 두꺼운 밑동부터 넣어야 골고루 잘 익는답니다. 데친 시금치는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주세요.
2 우엉은 조림장에 넣어 조리세요. 중간 불에서 물을 한 큰술씩 넣어가며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조리는 게 비결이랍니다.
3 쇠고기는 도톰하고 길게 썰어 고기양념을 한 뒤 팬에서 볶아주세요. 씹는 맛을 원하다면 두툼하게 썰어 놓은 고기를, 아이가 먹을 거라면 다진 고기를 사용하세요.
4 달걀은 풀어 소금으로 간하고 포도씨오일을 두른 팬에 부어 약한 불에서 익혀주세요. 뒤집지 않아도 잘 익는답니다. 식힌 후 1cm 두께로 자르세요.
5 당근은 채썰어 포도씨오일을 두른 팬에서 익혀주세요. 소금 간을 하는데 짜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해요.
6 단무지는 0.8 cm 두께로 썰어요.
7 밥은 고슬하게 지어야 밥알이 살아 있어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아요. 밥이 뜨거울 때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해주면 밥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어요.
8 김발에 김을 깔고 밥을 ⅔ 정도 올려주세요. 꼭꼭 누르면 밥알이 으깨지므로 조심해야 돼요. 준비한 재료를 차곡차곡 올린 후 김발을 잡아당기듯 말아주세요.
9 김밥을 싼 후 바로 자르면 김이 찢어지는데다가 잘 안 잘려요. 5분 정도 두면 김에 밥의 수분이 적당히 배어 잘 잘라진답니다.

한가지 더!
일본된장국
나들이에 딱~ 김밥

준·비·재·료
멸치다시마물 6컵(생수 10컵, 멸치 30g, 마른새우 15g, 다시마(5×5cm) 1장, 양파 ½개, 파 ½대), 혼다시 ½작은술, 두부 100g, 송송 썬 팽이버섯 5큰술, 간장 1큰술, 일본된장·송송 썬 실파 2큰술씩
만·들·기
1 분량의 재료를 넣고 끓여 멸치다시마물을 낸 후 국물만 밭는다.
2 멸치다시마물을 끓인 후 혼다시를 넣고 끓으면 1×1cm로 자른 두부를 넣는다.
3 한번 더 끓으면 송송 썬 팽이버섯을 넣어 끓인다.
4 간장과 일본된장을 넣고 한번 우르르 끓으면 불을 끈다.
5 송송 썬 실파를 뿌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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