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오바마는 회고록 ‘더룩’(왼쪽)에서2009년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 당시 제이슨 우의 드레스를 선택한 이유 등 패션에 대한 통찰을 공유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재임 시절, 미셸 오바마에게 패션은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회고록에서 그녀는 대선 캠페인 당시 자신의 이력이나 정치적 입장, 가치관 대신 자신이 입은 레이스 달린 검정색 치마와 하이힐이 신문 1면에 오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공인으로서 여성은 종종 외모로 평가받게 되며, 특히 흑인 여성에게는 그러한 시선이 더욱 가혹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짚었다.
이후 미셸 오바마는 패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심한다. 그 선택 중 하나는 흰색 옷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었다. 정원을 가꾸고, 아이들과 바닥에 앉아 놀고, 군인 가족들과 포옹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일상에서 흰색은 오염의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녀는 자신의 옷이 거리감을 만드는 장벽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영부인 시절, 그녀의 패션은 ‘접근 가능한 우아함’을 지향했다.

미셸 오바마는 2022년 백악관 초상화 공개 행사에서 처음으로 브레이드 헤어스타일로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조심스러운 영부인 룩과 결별
미셸 오바마는 영부인으로 지낸 8년 동안 흑인 여성의 상징적 헤어스타일인 ‘땋은 머리(braid)’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대신 주로 매끈한 단발이나, 드라이어로 볼륨감을 살린 스타일을 고수했다. 자신의 머리카락이 정치적 논쟁거리가 돼 본질을 흐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긴 절제의 시간은 2022년 백악관 초상화 공개 행사에서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고, 이후 땋은 머리는 그녀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됐다.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퇴임 이후, 미셸 오바마는 더 다양한 패션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해나가고 있다. 최근 ‘더 룩’ 출간을 기념한 언론 투어에서는 로에베, 발망, 샤넬 등 다양한 브랜드의 의상을 착용하며 이러한 변화를 드러냈다. 가죽 재킷부터 데님, 핫 핑크 드레스까지 아이템과 컬러 선택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12월,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 출연했을 당시 선택한 에르베레제 2026 S/S 컬렉션 드레스는 과감한 스타일을 그녀만의 절제된 방식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몸에 꼭 맞는 실루엣이지만 과하지 않았고, 모던하면서도 편안해 보였다. 이날 그녀는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착용했던 것과 동일한 브로치를 다시 달아 자신의 서사를 부각했다. 청록색 에르베레제 밴디지 드레스는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국빈 만찬에 사용됐던 바다색 도자기 식기, 이른바 ‘카일루아 블루’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비드한 컬러의 생동감 넘치는 원피스는 프라다 제품. ‘지미 키멀 라이브’ 출연 당시에는 청록색 원피스를 입었다. 브로치는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착용한 것이다(왼쪽부터).
미셸 오바마는 ‘더 룩’ 출간 후 한 인터뷰에서 “의상은 사치재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갑옷이자 타인과 소통하는 언어”라며 패션이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더 룩’은 미셸 오바마가 패션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위치와 목소리를 찾아왔는지를 집약한 결과물이다. 책 속에 담긴 의상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녀가 선택해온 태도와 가치, 변화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신을 되찾았다. 미셸 오바마는 패션을 통해 마침내 ‘자유’라는 새로운 지점에 도달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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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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