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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막바지 수능 공부, 어렵다고 느낀 문제는 절대 풀지 마세요”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 소장

정세영 기자

2025. 10. 31

2026학년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남윤곤 소장을 만나 그간 쌓아온 실력을 시험장에서 100% 발휘할 수 있는 비법과 시험 후 대입 가이드에 대해 들었다.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대입에서 수시가 대세로 떠올랐지만, 정시 전형의 핵심인 수능은 여전히 중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은 이과 계열 수험생들이 사회탐구(사탐) 과목을 응시하는 ‘사탐런’ 현상이 발생하며 탐구 영역의 변별력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수능 전 마지막 시험 무대인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사탐 응시율이 역대 최고치인 68.2%를 기록한 것.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26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과학탐구(과탐) 상위권 성적 인원은 지난해 대비 30% 넘게 줄었으며, 사탐은 약 1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수험생들은 불안감을 토로한다. 기존 사탐 과목 응시생은 상위권의 가세에 눌려 성적이 떨어질 수 있고, 과탐은 응시 인원이 크게 줄어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이 있기 때문이다. 27년 차 입시 베테랑으로 꼽히는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분위기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응시자 수를 떠나 일정 점수에만 들어오면 상위권 등급이 부여된다”며 “주위의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험생들은 빠르게 다가오는 수능일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전략을 잘 세우면 어느 정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 남윤곤 소장은 “지금은 모의평가에서 3~4등급을 받은 과목을 집중 공략할 시기”라고 말했다. 

2026 수능 언어 영역 어렵게 출제될 듯

9월 모의평가가 난이도, 문제 유형 등에서 수능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9월 3일 치러진 모의평가 총평 및 수능 난이도 예측 부탁드립니다. 



매년 6월, 9월 시행되는 모의평가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어요. 6월 모의평가의 경우 그 전년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고, 9월은 6월 모의평가와 반대의 양상을 보입니다. 6월 모의평가에서 언어 영역이 쉽고 영어가 어려웠다면, 9월에는 언어 영역의 난도가 높고 영어가 쉬워지는 거죠. 평가원은 이 두 번의 시험 결과를 참고해 수능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수능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와 거의 비슷했어요. 올해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고요. 9월 모의평가는 국어의 난도가 높았어요. 수학은 공통과목이 쉬운 편이었고 미적분 등 선택과목은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죠. 또 영어는 6월이나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돼요. 올해 수능 역시 각 과목이 이와 같은 난도로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남윤곤 소장은 각종 교육 콘텐츠와 전국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고 있다. 

남윤곤 소장은 각종 교육 콘텐츠와 전국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고 있다. 

탐구 영역은 어떨까요.

사회탐구는 지난 수능과 비슷했고, 과학탐구는 물리2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됐어요. 과학탐구는 각 선택과목에 고난도 문항을 다수 배치해 변별력을 높였습니다. 이번 수능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라갈 거예요. 과목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회탐구의 선택과목인 사회문화, 경제, 법과 정치가 최근 4년간 어렵게 출제됐어요. 이는 서울대 정시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들이거든요. 서울대는 표준점수를 반영해요. 만약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가 낮아지면서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불리해지거든요. 이 때문에 위 3개 과목의 난도를 높여 변별력을 준 거죠. 과학탐구는 전반적으로 다 어려웠어요. 지난해에는 화학1이 너무 쉽게 출제되며 이슈가 됐었죠. 올해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올해 과학탐구는 “어렵다”는 말이 나올 거예요. 과학탐구의 각 선택과목에는 극상위권이 아니면 못 맞힐 정도의 문제가 1~2개씩 나올 거고요. 

9월 모의평가에서 과학탐구의 1등급, 2등급 인원이 작년에 비해 30% 정도 줄었어요. 이에 실제 수능에서 상위권 등급을 받지 못할까 불안해하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사탐런 현상과 관련이 있어요. 9월 모의평가는 고등학교 3학년을 기준으로, 교과의 전체 범위가 출제된 첫 시험이에요. 과학탐구의 경우 학생들이 여름방학 때 공부를 했겠지만 학습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을 거예요. 이 때문에 보다 덜 부담스러운 사회탐구를 응시했을 거라고 판단돼요. 또 시험 결과를 분석해보면, 기존에 과학탐구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한 학생들은 그대로 시험을 치른 반면 3~4등급을 받은 아이들이 사회탐구로 이동한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안정적으로 과학탐구 1~2등급을 받아왔다면 크게 고민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수험생들은 마지막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한 문제를 무엇으로 더 맞힐지 고민해야죠. 어느 정도 완벽하게 공부해놓거나, 성적이 저조한 과목에서는 점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저는 평균 3~4등급이 나오는 과목을 공부하라고 조언해요. 이 과목을 2등급으로 올리려면 두세 문제를 더 맞히면 되거든요. 학생들은 6월과 9월에 의미 있는 시험을 봤어요. 또 7월, 10월에도 모의고사를 치렀고요. 이 시험을 토대로 자신이 점수를 가장 쉽게 높일 수 있는 과목과 단원을 선택한 뒤 집중 공략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자신 있는 과목을 최종 정리하는 게 큰 도움이 되진 않는 거네요.

알고 있는 걸 또 공부하는 건 수험생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수험생의 목표는 점수를 올리는 것입니다. 이미 숙지하고 있는 내용을 복습하는 건 시간 낭비나 다름없어요. 또 어떤 문제를 접했을 때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버리는 전략이 필요해요. 설사 지금 다시 공부해서 문제를 맞혀도 수능 때는 틀릴 확률이 높아요. 시험 때는 뇌의 긴장도가 보다 높아져 아는 문제도 실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거든요. 따라서 지금은 아는지 모르는지 헷갈리는 문제들 위주로 공부하며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확실하게 만들어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생활 리듬도 바꿔나가야 할까요.

라이프 패턴을 시험 시간에 맞춰나갈 필요는 있어요. 1교시 시험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험생이 긴장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에요. 시험장에 들어가고 40분 뒤 바로 시험이 시작되니 긴장대가 높은 거죠. 그렇기에 언어 영역은 긴장감을 느끼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침 8시부터 국어 문제 한 세트씩 풀어보는 걸 추천해요. 또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치르는 오후 3시는 수험생들의 체력이 거의 소진됐을 시간이에요.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는 때고요. 하루 중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을 때 탐구 영역을 풀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수능 패턴에 맞춰 스트레이트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문제를 풀 때 시간 안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학의 경우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번호가 정해져 있어요. 평가원도 이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문제를 배치하고요. 보통 15번이 조금 어려웠다가 22번으로 가면 난도가 대폭 올라가요. 그리고 28~30번에서 22번과 비슷한 난도의 문제들이 나오죠. 영어도 비슷한 패턴이고요. 따라서 이 번호를 피해 먼저 쉬운 문제들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국어나 탐구 과목은 시험마다 각양각색이에요. 그러니 어떤 문제를 먼저 풀지는 본인의 루틴에 따라 정하는 것이 좋아요. 개인적으로 언어 영역은 독서(독서와 작문)부터 푸는 걸 추천해요. 언어와 매체가 점점 어렵게 출제되고 있거든요. 탐구 과목은 문제를 풀다 난도가 높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스킵을 하는 게 좋고요. 

시험 전날에는 무엇을 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독서 형태의 학습이요. 수능 전날과 당일은 공부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으면 불안감이 커질 테고요. 이때는 탐구 과목의 단원을 하나 정한 뒤 그 내용이 담긴 교과서를 정독하는 게 좋아요. 그냥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거죠.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했다가 삐끗하거나 틀리면 조바심만 생기거든요. 가볍게 볼 수 있는 과목의 교과서나 자신이 정리해두었던 노트를 보는 걸 추천해요.

“복수 전공 고려해 학과 선택해야”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른 뒤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요.    

대학별 고사를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만약 수시를 지원했다면 가채점 결과가 수시에 목숨을 걸 수준인지, 정시로도 갈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수시를 지원한 학교를 나열해놓고 해당 대학이 정시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지를 분석해야겠죠. 대입정보포털 사이트 ‘어디가’와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 백분위 기준으로 지난해 입시 결과가 공개돼 있어요. 그 점수를 가채점 결과와 매칭시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보세요. 메가스터디나 진학사에서도 이와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니 도움을 받아도 좋고요.

취업 전망이 좋은 학과를 선택하기 위해 고심하는 이들이 많아요.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이에 유망 직업도 달라지고 있고요. 3~4년 전에 컴퓨터공학과에 관한 상담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에는 컴퓨터공학과가 일반 학과 중 거의 원톱이었거든요. 학생들이 “의학 계열을 제외하고 컴퓨터공학과가 베스트일까요?” 물으면 전 “아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당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성적으로 지방대 의대를 갈 수 있었거든요. 연세대, 고려대의 컴퓨터공학과는 서울대 일반 학과를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을 받아야 입학 가능했고요. 제가 컴퓨터공학과를 반대했던 이유는 AI 발전과 관련이 있어요. AI의 성장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미국에서는 컴퓨터공학과 출신들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고요. 예상대로 현재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때 저는 학생들에게 “차라리 사학과를 들어간 뒤 컴퓨터공학과를 복수 전공하라”고 조언했어요. 그러면 기획 능력을 가진 컴퓨터공학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융합과 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한 가지 전공으로는 먹고살기 힘들죠. 현재 취업 전망이 좋다고 해도 3~4년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의 유망 직종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먼저 정하고, 이와 융합시킬 만한 학과를 탐색해 복수 전공하는 걸 추천합니다.  

성적 발표 후 바로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재수를 했을 때 효용성이 얼마나 높을지 잘 따져보길 바랍니다. 만약 대학 레벨을 높이기 위해 재수를 선택한다면 전 말리고 싶어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거든요. 현대 사회에서는 대학의 레벨을 높이는 게 큰 의미가 없어요. 대학에 대한 자존감이 높다면 고민해볼 필요는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학교에 다니며 자신의 경력과 역량을 더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2026 예비 신입생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요. 

과거에는 대학 졸업만 하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한 뒤 60세쯤 은퇴했어요. 그 후에는 그간 벌어놓은 자본으로 생활하면 충분했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0세가 넘어요. 100세까지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고요. 지금 중요한 건 대학의 타이틀이 아니에요. 시대에 발맞춘 유연성입니다. 일단 11월 13일 수능을 무사히 잘 치르길 바랍니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이미 지나간 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다음 계획을 세워보길 바라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오랜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지 공부하며 인생의 로드맵을 짜봤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지금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 앞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어느 정도는 그려질 겁니다.  

#2025수능 #수능예측 #입시전략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MBC 공부가 머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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