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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하나보단 둘이 좋아요” 우리가 결혼을 추천하는 이유 

전혜빈 기자

2025. 05. 15

팍팍한 경제 상황과 불확실한 미래로 결혼을 꺼리는 청년층이 많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결혼이 꼭 필요하다고 강력 추천하는 이들을 만나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가족의 형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누군가는 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을 택하며, 누군가는 전혀 새로운 곳에서 가족의 의미를 터득한다. 또 누군가는 특별한 아이와 함께 날마다 사랑을 배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현명함으로 사랑받는 기혼 여성 인플루언서 3인에게 가족과 결혼의 의미를 물었다. 

“결혼은 질적 성장의 시작”
‌쥬슌맘(37·본명 김하림)

쥬슌맘은 다운증후군 아이 지우를 키우는 엄마다. 4년 전, 유튜브 채널 ‘하이머스타드’에 올라온 쥬슌맘의 브이로그 영상은 조회수 340만 회를 돌파했다. 장애 아이를 낳고 절망에 빠졌던 순간 손을 잡아준 이는 남편이었다고. 이제 그녀는 아이들과 남편의 손을 잡고 자신의 길을 걷는다.

가족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랑스러운 쌍둥이 아들 둘과 저, 남편 이렇게 넷이 살고 있어요. 먼저 태어난 아들 지우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어요. 1분 뒤에 태어난 아들 시윤이는 비장애 아이입니다. 두 아이 모두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아들 지우 군이 다운증후군인 것을 언제 알게 됐나요.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뒤 병원에서 염색체 검사를 해보라는 전화가 왔어요. 그때 ‘내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직감했죠. ‘다운증후군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어떨까’를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이 들었어요. 

남편분의 반응은 어땠나요.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가장 먼저 남편에게 말했어요. 출산 직후 호르몬이 요동치고 있던 때라 무서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도 했는데 남편은 저와 달랐어요. “나는 잘 키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엄마가 될 수 있게 남편이 제 손을 잡아준 것이나 다름없었죠.

아이를 키우면서 ‘결혼’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첫째를 데리고 재활치료를 다니면서 비장애인인 둘째 아이의 애착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애를 많이 썼어요.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음 날이 되면 어제의 힘듦이 잊히더라고요. 눈곱만큼 자란 것 같은 아이를 보면서도 행복했던 것만 머리에 남았어요. 아직도 아이와 함께 자라는 ‘성장캐’가 된 기분이랄까요. 이런 고귀하고도 고된 육아 덕에 결혼은 결국 ‘인간의 질적 성장의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혼과 출산을 추천하시나요.

감히 추천해봅니다. 저희 부부에게도 위기는 있었어요. 하지만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늘 바뀌고자 노력했죠. 각자의 의견을 곧잘 행동으로 옮기며 변화를 위해 노력한 지난 10년이었습니다. 전우애로, 부모로, 사랑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전 경험 통해 성숙한 관계 만들었어요”
‌10기 현숙(33·본명 최여경)


10기 현숙은 3년 전 SBS Plus ‘나는 SOLO’ 돌싱 특집에서 현명하고 줏대 있는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그녀는 지난 3월 2세 연하의 일반인 남성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결혼 소식과 동시에 임신 사실을 알려 많은 이의 축복을 받았다. 과거의 실패에 굴하지 않는 ‘불도저 현숙’의 행복한 재혼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었다.

어떻게 남편분과 만나게 됐나요.

남편과 저는 10년 전 같은 무용 공연을 하면서 알게 된 누나, 동생 사이였어요. 시간이 흘러 6년 만에 다시 같은 공연을 하게 됐고, 함께 연습하면서 사랑이 싹텄습니다. 남편의 고백에 저도 마음을 열게 됐죠.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남편의 마음에 감동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경 님 인생에서 이혼과 재혼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혼은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와의 관계를 끝낸다는 건 고통스럽지만, 그 끝이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재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건 아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이에요. 오히려 이전의 경험을 통해 더 성숙한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혼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부분은 꼭 생각해보면 좋겠다”라고 조언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이전 관계의 감정 정리가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혼은 더 성숙한 나로서 선택하는 새로운 인연이니까 그만큼 내면의 준비가 중요하죠. 전 배우자에 대한 미련, 분노, 상처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새로운 관계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외로움 때문인지, 진짜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기 때문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결혼을 추천하시나요.

결혼은 ‘정착’이 아니라 한 사람과 함께 ‘계속해서 성장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와 인생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결혼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함께하는 데서 비롯하는 성장을 기대하며 삶의 무게를 나누고, 기쁨을 배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큰 행복이 되는 것이 결혼 아닐까요.

“결혼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행복한 일”
‌밤비걸(32·본명 심정현)


구독자 43만 명을 둔 밤비걸은 솔직하다. 10년 전 뷰티 크리에이터로 인플루언서 생활을 시작하더니 외적인 가치에 회의감을 표하며 이를 그만두었다. 1년 전 결혼을 준비할 즈음에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깜깜이’ 비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영상을 올려 많은 이의 공감을 샀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는 그녀에게 1년 차 미국 새댁이 된 지금 가족과 결혼에 대해 물었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났어요. 결혼 전후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결혼 전에는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서 그 일을 곱씹곤 했어요. 지금은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하고 털어버립니다. 결혼 후에는 삶의 초점이 바뀐 것 같아요.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이니까요. 남편과 제가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바깥에서 일어난 일들은 사소한 게 되더라고요. 

미국에서의 결혼 생활은 어떤가요.

남편이 해외에서 인생 대부분을 살았고, 미국에서 커리어 쌓기를 원해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남편이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영어에 서툰 저의 부족한 모습을 보면서 괴롭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 삶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는 좀 더 알찬 미국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결혼을 추천하시나요.

‘결혼’보다도 ‘가족이 생겼다’는 데 의미부여를 하고 싶어요. 저는 외동이고 일찍 독립해 항상 외로웠거든요. 남편, 시부모님과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걱정하고 기뻐해줄 수 있어 제 삶이 더 복닥복닥해진 것 같아요.  

밤비걸에게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족이란 쉼터예요. 시아버님께서 저와 남편에게 “밖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맘껏 하고, 지칠 때는 언제든 와서 쉬어라”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둘이서만 살아서 그런지 항상 아빠의 존재가 그리웠던 거 같아요. 시아버님의 그런 말씀에 ‘내게도 이런 가족이 있구나’ 싶어서 눈물이 살짝 났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결혼추천사 #재혼커플  #여성동아

사진제공 최여경 심정현 김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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