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SUE

art tech

‘반토막’ 속출 NFT 미술 투자로 돈 버는 방법은?

글 두경아 프리랜서 기자

2022. 04. 11

SNS 캐릭터 프로필로 쓰이는 작은 디지털 픽셀 아트 하나가 약 284억원에 거래됐다. 무명의 디지털 아트 작가 작품은 약 785억원에 팔렸다. 모두 디지털 파일 형태로 존재하지만, 소유권은 분명한 NFT 작품이다. 지난해부터 최고의 투자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NFT 미술 투자, 나도 해봐도 될까.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 ‘금동삼존불감’이 외국계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 ‘헤리티지 다오(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 25억원에 팔려 화제다. 흥미로운 것은 헤리티지 다오가 ‘금동삼존불감’ 구매 뒤 소유권의 51%를 간송미술문화재단에 기부하고는 이 작품을 간송미술관이 영구 보존·전시하도록 했다는 점. 이들은 최근 미국 잡지 ‘포브스’와 한 인터뷰에서 “간송의 국보를 일반 대중이 볼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며 “다만 국보를 활용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상품 지분을 확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의 관심은 현실 속 국보가 아닌 NFT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이미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을 바탕으로 NFT 100개를 만들어 개당 1억원(영인본 포함)에 판매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고가에 거래되는 NFT란 무엇일까.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이미지, 동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디지털 세상의 진품증명서 혹은 등기권리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콘텐츠라도 NFT가 있으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구매·소유·판매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NFT는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메타버스(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돼 상호작용하는 공간)’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NFT 미술 투자 분야에서 화제가 된 작품들

금동삼존불감

금동삼존불감

 Missing and Found

Missing and Found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크립토펑크

크립토펑크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 해례본

NFT 아트 시장 1년 사이 10배 성장

최근 NFT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은 미술 시장이다. 실물이 있어야만 소장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작품이 온라인에 등장하면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를 얻게 된 양상이다. 그동안 디지털 아트는 진품과 복제품 구별이 불가능해 재산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NFT 기술로 원본을 입증할 수 있게 되며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NFT 미술 시장은 오프라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해 미술품 거래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새로운 문화와 투자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누구나 창작자가 돼 자기 작품을 NFT 오픈 마켓에 올려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NFT의 시조(始祖)는 2017년 라바 랩스가 만든 ‘크립토펑크(Cryptopunks)’다. ‘크립토펑크’는 픽셀 형태의 아트 토큰으로 1만 개의 서로 다른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됐다. 이 중 9000개가 무료로 뿌려졌다. 현재는 역사성과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7523번 ‘크립토펑크’가 약 140억원(1175만4000달러)에 거래됐다. 5822번은 최근 약 284억원(8000이더리움, 2022년 2월 시세 기준)에 판매됐다. 현재 NFT 분야의 제왕은 ‘21세기 피카소’라 불리는 비플(Beeple)이다. 비플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예술 작가 마이크 원켈만은 2007년부터 5000일에 걸쳐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다. 이후 해당 그림을 모아 모자이크·콜라주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를 만든 뒤 NFT로 제작해 선보였다. 바로 이 작품이 지난해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 원(6935만 달러)에 팔렸다. NFT 아트 거래 사상 최고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현대미술가 마리킴이 국내 첫 NFT 적용 미술품 ‘Missing and Found’를 약 6억원(288이더리움, 2021년 3월 시세 기준)에 판매했다. 마리킴은 어린아이의 몸과 큰 눈을 가진 캐릭터 ‘아이돌’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다. 마리킴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우연히 NFT라는 분야를 알게 됐는데, 외국에서는 이미 널리 행해지는 방식이라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흐른 지금, 국내 NFT 미술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마켓 플랫폼이 생겨나고 많은 작가와 작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관 메사리가 발표한 ‘2022년 가상자산업계 전망’에 따르면 세계 NFT 아트 시가총액은 2021년 1분기 12억 달러에서 3분기에는 140억 달러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메사리는 향후 10년간 NFT 아트 시장 규모가 지금의 100배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NFT 미술 투자가 매력적인 만큼 위험성도 크다는 점. 전문가들은 NFT 변동성이 암호화폐보다 더 크다고 말한다. NFT 미술 투자로 큰 수익을 본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기욤 패트리는 방송에 출연해 “NFT는 디지털 상품이지만 희소성이 있고 보안도 문제없어 최근 혁명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다만 주식, 암호화폐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예술에 관심 없이 투자만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FT 예술 작품 가격은 순식간에 몇십, 몇백 배로 폭등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서울 만큼 빠르게 폭락하기도 한다. 희소성이 떨어지거나 해당 작품만의 스토리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면, 달리 말해 대중의 관심이 줄어들면 해당 작품은 가치를 잃고 만다. 경매를 통해 낙찰된 NFT 작품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값 이하로도 안 팔리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또 NFT 예술 작품 거래 수단이 암호화폐인 것도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암호화폐 가치 하락까지 겹치면 투자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NFT는 변동성 심한 ‘위험한 투자’

NFT 아트 투자로 수익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좋은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NFT 미술 세계에서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쏟아지는 작품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투자자의 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NFT 마켓 플레이스 ‘미르니’ 양영석 대표는 “디지털 세상에서 좋은 작품을 발굴하려면 NFT 과거 거래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관련 기사와 각종 커뮤니티(인스타그램, 디스코드, 트위터 등) 반응 등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양 대표는 또 “많이 공부하고 소액으로 조금씩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아나가야 궁극적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며 “남의 말만 듣고 단번에 큰돈을 투자했다가는 가격 변동을 버티지 못해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NFT 미술 시장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또 있다. 만에 하나 저작권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구매자가 보호받을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 마케팅업체가 이중섭·박수근·김환기 등 유명 화가 작품을 NFT로 발행해 경매에 부치려다 중단한 일이 있다. 해당 작품 저작권자와 유족 등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NFT는 한번 발행하면 무단 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실물을 무단 복제해 NFT로 발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실제로 오프라인 작품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이 해당 작품으로 NFT를 발행해 판매하는 사기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해킹으로 인한 도난이나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2월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시(OpenSea)’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사용자 32명의 NFT를 도난당했다. 피해 금액이 무려 170만 달러(약 20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회사 명의로 발송된 피싱 이메일을 받고 지시에 따라 자산을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NFT에 악성코드를 넣어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로 배포해 디지털 지갑을 털어가는 사건도 있었다.

정리하자. 최근 NFT 미술 시장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잠재력도 크다. 다만 위험 요인이 많다. 양 대표는 “NFT 미술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관련 글을 읽거나 다른 사람 얘기만 듣지 말고 적은 금액이라도 실전 투자를 해보는 게 좋다”며 “직접 거래소에 가서 암호화폐를 구매하고, 지갑을 설치하고, 적은 금액으로라도 시장에 참여해보면 점점 투자에 대한 안목이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NFT 미술 투자,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NFT계의 이베이, 오픈시(OpenSea)
글로벌 1위 NFT 플랫폼. 공짜부터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예술품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누구나 아티스트가 돼 작품을 거래할 수 있어 NFT 트렌트를 경험하기 좋은 곳이다.

엄선된 작품만 모았다! 슈퍼레어(SuperRare)
‘최고로 희귀하다’는 이름처럼 아무나 NFT를 등록할 수 없게 관리하는 곳. 자체 심사 시스템을 통과한 아티스트만 작품을 거래할 수 있어 퀄리티가 보장되고 컬렉터들 관심도 높다.


암호화폐 맛집, 업비트 NFT(Upbit NFT)
국내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만든 NFT 마켓. 검증된 NFT를 경매하는 ‘드롭스’와 회원이 소장한 NFT를 상호 거래하는 ‘마켓 플레이스’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클립 드롭스(Klip Drops) 
카카오의 NFT 플랫폼. 하루에 한 명씩 엄선한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유명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카카오톡 메뉴를 이용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소액으로 NFT 아트 소유! 미르니(Mirny)
오픈시와 비슷한 플랫폼으로 해외 유명 작품을 한국어로 사고팔 수 있다. 고가의 NFT에 지분 투자도 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NFT 아트 투자가 가능하다. 여러 개의 우량 NFT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NFT투자 #NFT미술 #여성동아

사진 뉴스1 뉴시스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피카프로젝트 사진출처 인터넷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