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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2026 S/S DRESS TREND REPORT 8

안미은 프리랜서 기자

2026. 03. 04

돌고 돌아 다시 봄이다. 이 계절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8가지 드레스 키워드를 골랐다.

MINIMAL MINI DRESS

경기 불황일수록 스커트 길이가 짧아진다는 오랜 공식과 함께, 미니드레스가 다시 등장했다. 혼란한 정서 속에서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된 듯 2026 S/S 시즌 런웨이에서는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낸 미니드레스가 대거 포착됐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로 불리는 지방시는 직선과 곡선의 균형이 돋보이는 블랙 미니드레스로 절제된 매력을 드러냈다. 이어링과 슈즈까지 블랙으로 통일해 스타일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질샌더는 목에서 어깨 라인까지 선으로 그은 듯한 간결한 라인의 미니드레스로 재차 눈길을 끌었다. 캘빈 클라인 역시 마치 종이를 오려 만든 듯한 정갈한 에이프런 형태의 미니드레스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고, 스텔라맥카트니는 투명한 비즈를 촘촘히 채운 핑크빛 미니드레스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전했다.





SHIRT DRESS PLAY



뻔한 드레스 차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중성적인 매력의 셔츠 드레스로 시선을 돌려볼 만하다. 이번 시즌엔 참고할 만한 선택지가 유독 많다. 디아티코는 셔츠와 트렌치코트를 결합한 듯한 구조적인 장식 드레스로 지금 당장 뉴욕 거리를 활보해도 어색하지 않을 도시적인 인상을 남겼다. 셔츠 드레스 단추를 과감히 풀어 헤친 방식 역시 눈길을 끈다. 알렉산더맥퀸은 셔츠 단추를 허리 아래까지 풀어낸 블루 드레스에 가죽 쇼츠를 매치해 은근한 관능을 부여했다. 나누시카는 컷아웃 디테일의 셔츠 드레스 단추를 가슴 아래까지 열고 헐렁한 스웨트 팬츠를 매치해 한결 캐주얼한 무드를 살렸다. 한편 발렌시아가는 웨딩드레스 자락을 연상시키는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에 가죽 글러브와 고글 선글라스를 더한 반항적인 룩으로 하우스 특유의 개성을 드러냈다.



‌LIME GREEN MOVEMENT

봄의 생명력을 닮은 라임 그린 컬러가 2026 S/S 런웨이를 물들이며 시즌의 시작을 힘차게 알렸다. 라임 그린 컬러를 주요 색으로 내세운 프라다 컬렉션에 대한 반응은 특히 뜨거웠다. 대표적인 플레어 드레스는 모델의 워킹에 따라 리드미컬한 실루엣 변주를 만들어내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인상을 남겼다. 티비는 절제된 디자인의 롱 맥시 드레스로 무대를 사로잡았고, 에르뎀은 헴라인을 풍성하게 부풀린 선명한 연둣빛 튜브톱 드레스로 조형미를 한층 강조했다. 이세이미야케 역시 구조적인 실루엣의 라임 그린 미니원피스로 브랜드 특유의 실험 정신을 이어갔다.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색인 만큼 매일 입기에는 부담이 따르지만, 이 계절 특유의 에너지와 낭만을 즐기기에 이만한 컬러도 드물다.



‌SLEEP DRESS ATTITUDE

1990년대 존 갈리아노가 런웨이에 올리며 대중화한 슬립 드레스가 돌아왔다. 속옷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슬립웨어는 이제 패션계에서 공공연한 관능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우아함까지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크리스토퍼에스버가 선보인 은은한 광택의 피치 톤 실크 슬립 드레스는 우아한 관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예다. 이자벨마랑처럼 메탈릭한 징 장식을 가미한 슬립 드레스는 캐주얼한 자리에서 활용도가 높다. 휴양지라면 한층 과감해져도 좋다. 톰포드의 도트 무늬 레이스 슬립 드레스와 페라가모의 대담한 커팅이 돋보이는 레이스 실크 드레스는 슬립 드레스가 여전히 가장 트렌디한 선택지임을 보여준다. 슬립 드레스의 멋은 노출이 아니라, 당당한 애티튜드에서 나온다는 걸 잊지 말 것.





‌FLORAL GARDEN

런웨이 드레스마다 색색의 꽃과 식물들이 만개하듯 피어올랐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냐만은, 강렬함만큼은 셀린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드레스 전면을 가득 메운 옐로, 블루, 레드 플라워 자수가 보색 대비를 이루며 멀리서도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그래픽처럼 정제된 형태의 꽃 모티프가 오히려 존재감을 더욱 부각한다. 로맨티시즘의 강자 끌로에는 보랏빛 플로럴 패턴을 적용한 드레이프 장식 드레스로 정원 한가운데 들어선 듯한 입체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반면 프로엔자슐러는 하늘하늘한 시폰에 잔잔한 꽃과 식물 모티프를 얹어 오래된 집의 꽃무늬 벽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 풍의 드레스 룩을 연출했다. 플로럴 드레스가 로맨틱하기만 한 건 아니다. 메종마르지엘라는 서로 다른 크기와 형태의 꽃들을 재조합해 보다 강렬한 인상을 부여했다.





SEP UP! DRESS PANTS

올봄 가장 눈에 띄는 드레스 공식 하나를 꼽자면 단연 드레스 팬츠다. 드레스와 동일한 소재의 팬츠를 셋업처럼 매치한 스타일로, 패션 하우스들이 팬츠 스커트와 함께 꾸준히 밀어온 조합이기도 하다. 특히 긴 튜닉 형태의 드레스와 팬츠를 한 벌처럼 연출한 룩이 자주 포착됐다. 깨끗한 화이트 튜닉 드레스에 와이드 팬츠를 매치해 스타일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마이클 코어스가 대표적이다. 가벼운 리넨 소재로 완성한 드레스 팬츠는 여유롭고 정제된 무드를 만들어낸다. 드레시한 실크 홀터넥 드레스에 같은 톤의 시스루 레깅스를 더해 활동성을 높인 스포트막스, 데님 팬츠 위에 고전적인 실루엣의 데님 드레스를 겹쳐 클래식 반열에 오른 가브리엘라허스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보다 매니시한 접근은 토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슈트 소재를 적용한 미니드레스에 슬랙스를 매치해, 자연스레 재킷을 얹고 싶어지는 드레스 팬츠 셋업의 정석을 보여줬다.



‌ALL FRINGE

치어리더의 응원 도구를 닮은 프린지 장식이 이번 시즌 드레스를 휘감았다. 재활용 섬유부터 가죽, 실크, 비즈까지 서로 다른 결의 프린지가 런웨이를 한층 활기차게 만들었다. 먼저 록산다는 컬러풀한 재활용 섬유를 활용한 프린지 드레스로 시선을 모았다. 네크라인과 헴라인을 따라 흩날리는 프린지는 마치 경기장을 달구는 응원단의 동작처럼 보였다. 울라존슨은 몸 전체를 뒤덮은 거대한 프린지 드레스로 압도적인 실루엣을 선사했다.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흩어졌다 모이길 반복하며 경쾌한 박자를 만들어낸 엘리사브의 프린지 드레스 역시 런웨이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보다 차분한 선택지도 있다. 랑방은 리본 가닥을 하나씩 교차시킨 정교한 프린지 드레스로 움직임을 절제하며 하우스의 모던한 기조를 유지했다. 박자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만들어내는 프린지 드레스는 올봄 가장 역동적인 패션 신을 책임질 아이템이다.



‌BALLOON HEM

금방이라도 두둥실 하늘로 떠오를 것 같은 벌룬 헴라인 드레스의 인기가 심상찮다. 밑단을 둥글게 부풀린 구조적인 헴라인은 마치 하나의 예술적인 조형물인 듯, 실루엣 그 자체로 시선을 끌어당기며 드레스에 존재감을 더한다. 일례로 루이비통은 밑단을 말아 올린 풍성한 헴라인 드레스로 트렌드의 선봉에 섰다. 잔잔한 플라워 레이스가 걸음마다 드레스에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또 보테가베네타는 골반 아래에서부터 풍성한 주름을 쌓아 올린 순백의 튜브톱 드레스로 보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JW앤더슨 역시 밑단을 여러 겹 말아 올린 비대칭 헴라인으로 장인 정신을 가득 드러냈고, 코페르니는 네크라인과 밑단을 셔링 구조로 연결해 그리스 여신을 떠올리게 하는 조형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백 연출 역시 재치 넘친다.



‌#봄드레스 #드레스트렌드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나누시카 록산다 알렉산더맥퀸 지방시 캘빈클라인 코페르니 토브 JW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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