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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향수 에티켓

오한별 객원기자

2026. 01. 20

향수는 사용법에 따라 때로는 잊지 못할 향기로,
어떤 경우에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냄새로 기억될 수 있다. 똑똑하게 향수 사용하는 방법을 모두 모았다.

어떤 사람은 스치기만 해도 가볍고 우아한 잔향을 남기지만, 어떤 이는 등장과 동시에 모두의 눈과 코를 괴롭게 만든다. 향수에도 ‘에티켓’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또 장소에 따라 똑같은 향기라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일례로 좁은 차 안에서는 달콤한 바닐라 향기조차 독한 향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향을 망치지 않는 향수 사용법

보통 향수를 사용할 때는 손목에 뿌린 뒤 양 손목을 맞대어 쓱쓱 비비곤 한다. 만약 이 모습을 조향사들이 봤다면 아마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마찰은 피부 온도를 높이고, 그 과정에서 톱 노트와 미들 노트가 뒤섞여 선명한 향기가 금세 미지근한 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향수 뭐 뿌렸어요?’라는 질문을 듣고 싶다면 약 13cm 떨어진 곳에서 가볍게 분사한 뒤 자연스럽게 날아가도록 둬야 한다. 절대 문지르거나 톡톡 두드리지 말 것. 이러한 작은 습관 하나만 바꿔도 향기가 훨씬 더 깊고 맑게 남는다. 

‘향수는 귀 뒤쪽에 뿌려야 한다’는 오래된 조언 역시 이제 잊어도 좋다. 이 부위는 피지에 향이 갇혀 금세 사라지는, 말 그대로 ‘향의 무덤’이기 때문이다. 대신 맥박이 뛰어 피부 온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지점인 손목, 목, 팔 안쪽, 무릎 뒤, 발목에 집중해보자. 특히 발목은 과소평가된 명당이다. 향수 분자는 휘발성이 높아 공기 흐름을 잘 타는데, 발목과 무릎 뒤처럼 체온이 있는 지점에서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오며 향을 함께 끌어올린다. 여기에 걷는 순간 생기는 미세한 바람이 치맛단이나 바짓단 주변의 향 분자를 위쪽으로 올려줘 향이 더욱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퍼지게 된다. 자신의 시그니처 향을 공간에 은근하게 남기고 싶다면, 위에서 아래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향의 루트를 설계해보자.

향수를 뿌릴 때 은은한 잔향을 남기고 싶다면 정량은 두 번의 펌핑이면 충분하다. 손목 한 번, 목 한 번이라는 식으로 두 번 정도만 뿌린다. 누군가가 자신보다 먼저 향수를 알아챘다면, 이미 과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신호다. 향은 존재감을 보태는 액세서리이지,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향수도 계절마다 옷처럼 갈아입을 것

동일한 향수를 사계절 내내 똑같이 쓰는 건 한여름에도 겨울 코트를 입는 것과 비슷하다. 향에도 계절과 상황에 맞는 드레스 코드가 존재한다. 봄과 여름에는 가볍고 산뜻한 시트러스나 화이트 플로럴 계열이 제격이다. 가을과 겨울에는 앰버, 우디, 은은한 바닐라처럼 분위기를 깊게 만들어주는 향조가 훨씬 어울린다. 그렇다고 향수를 박물관처럼 수십 병 갖출 필요는 없다. 두세 병만 잘 골라도 충분하다. 상황에 따라 살짝 바꿔 쓰는 것만으로도 센스 있다는 칭찬을 듣게 될 것이다.



향수로 기분을 전환하는 건 괜찮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가 중요하다. 엘리베이터, 지하철, 오픈 오피스처럼 좁거나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뿌리는 것은 금물. 알코올 성분이 공기 중에 농축되면서 향이 과도하게 퍼져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향이 필요할 때는 화장실, 빈 회의실, 복도 끝처럼 비어 있는 공간으로 슬쩍 이동해 가볍게 뿌려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혹은 고체 향수나 롤온 향수, 헤어 퍼퓸처럼 은은하게 조절 가능한 향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 이런 작은 배려가 취향과 매너의 경계를 결정한다.

#향수에티켓 #계절향수 #우디향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디올 딥티크 바이레도 조러브스 탬버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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