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55만 명 중 32만 명 이상이 사회탐구영역을 지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사회·과학 탐구 영역 응시자 47만3911명 중 사회탐구만 응시한 학생은 28만4535명(약 60.04%), 사회+과학 탐구 응시자는 8만1023명(약 17.1%)으로 집계됐다. 이에 사회탐구 1과목 이상 응시자 비율은 약 77.14%에 달했지만, 과학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10만8353명(약 22.86%)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 때문이다. 통합 수능 체제 도입 이후 사회탐구가 상대적으로 표준점수와 백분위 확보에 유리하다는 예측 아래 이루어진 결과다.
사탐런 현상은 수능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입시 업계는 “주요 10개 대학의 인문계 수시 탈락 건수가 19만423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7만8957건보다 1만5281건(약 8.5%) 증가한 수치다. 이는 영어와 국어의 난도 상승을 비롯한 사탐런 여파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입학관리본부 입학사정관을 지낸 뒤 15년간 대입 컨설팅을 하고 있는 정성민 소장은 “사회탐구 2등급 이내에 속하는 인원이 2025 수능보다 30% 정도 증가하며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사탐런이 수시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 데는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인문계 학생들의 경쟁을 과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 정 소장은 “사탐런은 2027 수능에서도 발생할 것”이라며 “보다 체계적이고 유연한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과학탐구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출제위원들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문제를 다소 어렵게 출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과학탐구 중에서도 특히 물리, 화학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요. 물리는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때문에 표준점수에서 이익을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화학은 원래 선택자 수가 많은 과목이었어요. 학문 자체에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이 꽤 있었거든요. 이에 화학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출제위원들은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어려운 계산 문제를 많이 출제했어요. 이로 인해 ‘시간 내에 화학의 모든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졌고요. 이에 학생들은 나머지 과목인 지구과학, 생명과학 중 하나 혹은 모두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지구과학, 생명과학의 문제 난도가 낮은 편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위의 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선택자 수가 많으니 표준점수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구과학, 생명과학도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도가 많이 상승했습니다. 이제 생명과학의 유전 부분 문제가 어렵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 됐고요. 그나마 만만했던 지구과학에서도 킬러 문항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과학 공부 자체에 큰 부담을 느끼는 거죠. 이 와중에 2025 대학입학전형에서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도 문과 계열 지원 자격이 주어지게 됐어요. 이과 계열 학생들은 이와 같은 변화를 탈출구로 느꼈던 것 같아요.
사교육계에서 사회탐구 선택을 조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정 부분은 맞다고 봐요. 2025학년도 입시에서 물리와 화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큰 불이익을 봤어요. 반면 사회 과목의 표준점수는 역대급으로 매우 높았고요. 이 부분이 대치동 입시설명회 등에서 지나치게 강조됐어요. 이에 불안해진 수험생들은 물리와 화학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과목으로 인식하게 됐죠. 그러면서 화학, 물리의 빈자리를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1과목으로 채우게 됐고요. 또 화학 과목은 선택자 수가 적으니 표준점수에서 불이익을 본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이 겹치면서 사탐런 현상이 과열된 것 같아요.


정성민 소장은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입시설명회를 통해 대학 입시 및 합격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과학탐구에 자신이 없는 중하위권 학생들이 많다고 봐요. 2025 수능에서는 이들 대부분이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를 선택하는 바람에 해당 과목의 표준점수가 높아지는 현상이 초래됐어요. 그런데 2026 수능에서는 성적 수준에 관계없이 사회문화 선택률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을 좀 더 완벽하게 공부해놓기 위해, 국어와 수학을 제대로 학습해놓지 않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해당 과목의 공부 시간 확보를 위해 사회문화를 응시했죠. 서울대, 의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과 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곤 사탐런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지였다고 봐요.
출제위원들의 고심도 크겠어요.
맞아요. 2026 수능에서는 사회탐구영역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요. 특히 선택자 수가 많았던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과목의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문제 난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요. 또 이 과목들과 난이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리, 역사 과목도 예년보다 어렵게 출제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과목 간 표준점수의 유불리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고요.
사탐런을 한 자연계열 학생들의 성적은 어떤 편인가요.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기대했던 점수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어요. 제가 상담했던 사탐런 선택자 74명의 성적을 살펴봤는데, 사회문화 선택자 65명 중 12명이 44점 이상(최상위권)을, 33명이 38점 이상(상위권), 35점 이하(중위권)가 20명이었어요. 생활과 윤리는 응시자 57명 중 44점 이상(최상위권)이 5명뿐이었어요. 상위권에 해당하는 38점 이상은 32명, 중위권인 35점 이하는 20명이었고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과학탐구를 선택했을 때와 비슷하거나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것으로 분석돼요. 특히 생활과 윤리 응시자들의 성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요.
사탐런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먼저 선택 과목의 점수를 44점 이상으로 맞춰놓는 것이 좋아요. 그 밑으로 내려가면 3등급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거든요. 그러면 학생부교과전형 등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데 애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44점 이상을 받기 위해서는 킬러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항을 실수 없이 풀어내야 합니다. 이렇게만 돼도 41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거든요.

선택 과목은 44점 이상을 유지할 것
41점을 확보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은 뭔가요.먼저 개념학습을 철저히 해놓아야 해요. 그 후에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충실하게 풀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전형적인 문제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거든요. 나머지 3점은 고난도 문제를 맞혀 획득해야 해요. 해당 과목의 학습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응용문제를 접하세요. 또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파악한 뒤 집중적으로 공부해나가야 합니다.
추천하는 사회탐구 선택 과목이 있다면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가 무난한 선택지라고 생각해요.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선택자의 층이 넓고, 자연계열 학생들이 많이 넘어오는 과목이라 출제위원들도 난이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거든요. 즉, 큰 불이익을 볼 확률이 낮죠. 반면 지리와 역사는 가급적 피할 것을 추천합니다. 주로 해당 과목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이 응시하거든요. 이에 평균 점수가 상승해 표준점수에서 불이익을 볼 수도 있어요. 경제는 전통적으로 최상위권이 선택하는 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해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요. 하지만 최근 3년간의 결과를 보면 표준점수가 높았어요. 그렇다고 적극 권하진 않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거든요. 경제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은 더더욱 피할 것을 추천해요.
수능 체제가 바뀌는 2028 수능의 사회탐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통합사회를 필수로 선택해야 하기에 사회탐구에 관심을 더 크게 가질 필요는 있어요. 2026 수능의 사회탐구 과목들을 분석해보면 섬세한 해석을 요하는 문제와 난해한 자료 해석 및 추론 관련 문제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어요. 이러한 출제 흐름은 2027년, 202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요. 이와 같은 문제들을 능숙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해요.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탐런을 추천하는 학생도 있나요.
고득점을 받을 확률이 명확한 학생들이죠. 이과 계열이지만 사회탐구영역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거나, 특정 과목에 깊은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주로 고득점을 획득합니다. 이 외의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적게 하기 위해 사회탐구를 선택해요. 사회탐구보다 과학탐구의 학습량이 많은 건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오히려 과학탐구 가산점까지 놓치며 더 불이익을 보겠죠. 사회탐구에 깊은 조예가 있거나, 모의고사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받은 케이스가 아니면 사탐런은 권하지 않습니다.
과학탐구 선택의 이탈이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
대부분의 이과 계열 학생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굳이 꼽자면 서울대, 의대 지원자들에 한해서죠. 이들은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면 지원에 제약이 생기거든요. 사탐런은 주로 자연계열 학생들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해요. 특히 인 서울(가톨릭대 제외)과 경북대, 부산대 의대·치대·약대·한의대·수의대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에 사회탐구를 활용할 수 있거든요. 내신이 높은 학생들은 사회탐구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출 기회를 가졌다고 볼 수 있죠.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것보다 부담이 적을 수도 있으니까요.
정시를 노리는 자연계열 학생들은요.
이점이 없어진다고 해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탐런을 하면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했을 때 주어지는 이익이 없어지니까요. 하지만 국어, 수학 학습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무조건 불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과학탐구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만큼 국어와 수학을 공부해서 1문제 정도 더 맞추면 되니까요.
사탐런을 염두에 두고 2027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릴게요.
사탐런을 하면 쉽게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사회탐구에도 킬러 문제가 포함돼 있어요. 그 문항을 실수 없이 풀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간 과학탐구를 공부해왔다면 소신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아요. 문과에도 최상위권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사탐런 #사탐공부법 #탐구영역공부 #정성민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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