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예보만으로도 어깨가 움츠러든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잊지 못했기 때문.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4시간 30분 거리에 열대 낙원이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편안한 휴식, 신나는 이색 체험이 있는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수트라하버 리조트에 기자가 먼저 다녀왔다.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여며야 했던 10월의 어느 날 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2시(현지 기준)를 넘긴 시간이었지만 성수기 때만큼 비행기 탑승 인원이 많지 않아서인지 비행에서 오는 피로감이 덜했다.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떨어진 북보르네오 섬에 위치한 코타키나발루는 연중 기온이 24~32℃를 유지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녀 일 년 내내 세계 부호들과 유럽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공항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그곳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초특급 리조트. 퍼시픽 수트라 호텔,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 외에도 골프 클럽, 마리나 클럽,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의 마누칸 섬 리조트 등을 운영해 사실상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하는 관광업계의 대명사로 통한다.
아날로그 행복에 푹 빠지다
본격적인 여행 첫째 날 선택한 메인 프로그램은 바로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여행. 영국의 통치를 받던 시절인 1896년 처음 제작된 방식 그대로 지금도 장작을 태워 운행한다. 기차 1칸당 16명씩 총 80명을 태운 기차는 오전 10시 탄중아루 역을 출발해 푸타탄 역, 키나루트 역, 카왕 역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파파르역에 정차했다가 다시 탄중아루 역으로 돌아온다. 총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탈 수 있다. 탑승을 원할 때는 출발 전날 오후 6시까지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에서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오전 10시 탄중아루 역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관광객들의 표정에는 묘한 설렘이 가득했다. 이윽고 삑삑 소리를 내며 열차가 출발한다는 소리가 들리자 서둘러 기차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칙칙폭폭 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첫 번째 정착역인 키나루트타운에 도착할 무렵, 역무원이 스탬프 도장을 들고 객실로 들어왔다. 탑승할 때 나눠준 증기기차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어주기 위한 것. 그런 식으로 역에 도착할 때마다 도장을 채워나가다 보니 되돌아왔을 때는 5개의 빈칸이 모두 채워져 있었고 무슨 큰일이나 해낸 듯 뿌듯한 마음이었다.
12시가 지나자 점심 식사도 제공됐는데 스테인리스 찬합을 쌓아올린 듯 친근한 모양이었다. 정식 명칭은 영국 통치 시절 즐겨 먹던 말레이시아 전통 도시락인 티핀. 안에는 샐러드, 꼬치 요리, 볶음밥, 생선 요리, 딤섬, 과일 등이 순서대로 담겨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동안 새우로 만든 요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부드러워 맛과 식감이 그만이었다.
돌아오는 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비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유유자적 기차 여행을 하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잊고 있던 아날로그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른이 이 정도니 증기기차를 전혀 본 적 없는 어린이들은 얼마나 이 체험을 신기해할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체험 비용은 어른 97달러(약 10만5천원), 만 2~12세 미만 어린이 62달러(약 6만7천원).
자연과 하나 되다
첫째 날 기차를 타고 야생 자연과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면, 둘째 날은 바다 차례. 툰쿠 압둘 라만 해양 국립공원인 마누칸 섬 투어에 나섰다. 마누칸 섬은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바라다보이는 5개 섬 가운데 하나. 고속 페리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른 오전 배를 타고 달려가 마누칸 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에메랄드빛 바다 색깔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수심이 깊지 않고 암초가 없어 손만 넣으면 물고기가 잡힐 듯 투명 그 자체였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사람들은 이미 스노클링에 한창이었다. 여기저기 장비를 착용하고 머리를 물속에 담근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마누칸 섬은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바라봤을 때 가로로 긴 타원 형태. 섬의 중앙을 중심으로 오른편만 개발되고 왼편은 원시 자연 상태로 보존돼 있었다. 섬이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며 걸어도 30분 정도면 충분했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섬 투어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다양한 해양 활동. 이곳에서는 스노클링을 비롯해 스쿠버다이빙, 선셋 크루즈,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카약, 윈드서핑 등을 즐길 수 있다. 겁이 많은 기자도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패러세일링에 도전했는데 푸른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지상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내릴 때 바다에 빠뜨릴 것처럼 스릴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진행자들의 서비스. 한바탕 웃고 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했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의 매직 속으로~
이틀간 숙소를 벗어나 신나게 놀았기에 여행 마지막 날에는 수트라하버 리조트 탐험에 나서기로 했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크게 퍼시픽 수트라 호텔과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로 나뉜다. 퍼시픽 수트라 호텔은 12층 높이의 현대적인 건물로 4백97개 객실이 있으며, 건물 앞뒤로 27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와 남지나해가 위치해 어떤 뷰를 선택해도 운치가 있다.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는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 양식으로 지어져 붉은색 원목 지붕이 인상적이다. 객실 수는 4백54개. 현재 리노베이션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완료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는 다양한 레저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데 마리나 클럽 내에 피트니스 센터, 볼링장, 당구장, 배드민턴장, 스쿼시장, 테니스장, 탁구장, 영화관, 게임룸 등이 있다. 또한 미끄럼틀풀, 폭포풀, 어린이풀, 올림픽 규격 사이즈 풀 등 5개의 수영장도 이용 가능하다.
또 호주 출신 골퍼이자 코스 디자이너로 유명한 그레이엄 마시가 설계한 27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가 있어 아름다운 해안가 지형 안에서 방대한 녹색 필드와 푸른 바다를 보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레이크 9홀, 가든 9홀, 헤리티지 9홀로 이뤄져 있으며, 코타키나발루에서 유일하게 오후 11시까지 야간 골프가 가능해 여유롭게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한국인만을 위한 혜택, 골드카드
혹시 이런 체험을 모두 하려면 많은 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 바로 골드카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를 이용하는 수많은 해외 관광객 중 유일하게 한국인에게만 발급되는 골드카드는 드라이빙 레인지(50볼) 1일 1회 무료, 마누칸 섬 투어(왕복 페리, BBQ 런치 뷔페, 스노클링 장비 대여 등 포함) 1회 무료, 수영장·볼링장·배드민턴장·스쿼시장·피트니스센터·영화관 이용 무료, 키디스 클럽(만 3~12세) 이용 무료, 중식(카페볼레 뷔페식, 실크가든 딤섬세트, 알프레스코 런치세트, 더테라스 런치세트, 마리나 센터 내 키디스 클럽 내 키즈런치)·석식(카페볼레 뷔페식, 실크가든 디너세트, 알프레스코 디너세트, 파이브세일즈 뷔페식)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담고 있다. 발급 비용은 1일 1인당 어른 90달러(약 9만7천원), 만 5~11세 60달러(약 6만5천원), 만 4세 이하는 무료이며 최소 2일 이상 사용 조건이다.
사실 3박5일 일정으로 코타키나발루와 수트라하버 리조트를 100% 즐기기란 불가능하다. 니콜라스 레슈케 수트라하버 리조트 그룹 세일즈&마케팅 이사에게 3박5일 일정으로 여행 온 한국 가족 여행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코스를 묻자 그는 한참 동안 난감한 표정을 지은 뒤 “매우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리조트도 있다. 한 번의 방문으로는 이곳의 매력을 다 보고 갈 수 없다. 여러 번 오셔서 그 매력을 충분히 느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답을 했다. 어찌 보면 영업용 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자 역시 시간이 촉박해 키나발루 국립공원을 방문하지 못했기에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 때문에 개별적으로 가족 성향에 꼭 맞는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리조트 여행을 선호한다면 온갖 여가 시설이 갖춰진 리조트에서 충분한 휴식을, 야외 활동을 선호한다면 산과 바다로 나가 신나는 모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석양과 온갖 산해진미, 따뜻한 날씨는 누구나 경험하고 돌아갈 수 있는 덤이다.
코타키나발루 100% 즐기려면…
키나발루 산 투어
코타키나발루에는 세계적인 명소가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 최고봉 키나발루 산(4095m)을 품고 있는 키나발루 국립공원이다.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키나발루 국립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전 세계 희귀 나비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큰 꽃 라플레시아, 다양한 난초 등 5백여 종의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키나발루 산은 해발 3272m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1박2일 일정의 정식 등반이 가능하다. 가볍게 산을 둘러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는 데이투어가 마련돼 있다.
여행 정보
인천공항에서 4시간 30분 거리로 직항 노선이 있다. 현재 주 13편이 운항 중이다.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느리며 화폐 단위는 링깃. 11월 11일 기준 1링깃이 약 3백50원이다. 리조트 내에서는 달러 사용에 불편함이 없지만 시내 관광 등에 나설 때는 현지 화폐가 반드시 필요하다. 수트라하버 리조트 내에 한국인 직원 3명이 상주해 영어에 서툴러도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리조트 내에 시계가 많지 않아 시계나 휴대전화가 필수인데, 리조트에서 빌려주는 멀티탭 수량이 제한돼 있으므로 잊지 말고 챙겨가도록.
글·이한경 기자|사진제공&문의·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사무소(02-752-6262, www.suteraharbour.co.kr)
Kota Kinabalu, Sutera Harbour Resort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여며야 했던 10월의 어느 날 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2시(현지 기준)를 넘긴 시간이었지만 성수기 때만큼 비행기 탑승 인원이 많지 않아서인지 비행에서 오는 피로감이 덜했다.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떨어진 북보르네오 섬에 위치한 코타키나발루는 연중 기온이 24~32℃를 유지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녀 일 년 내내 세계 부호들과 유럽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공항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그곳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초특급 리조트. 퍼시픽 수트라 호텔,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 외에도 골프 클럽, 마리나 클럽,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의 마누칸 섬 리조트 등을 운영해 사실상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하는 관광업계의 대명사로 통한다.
장작을 태워 운행하는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승차하고 있는 동안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어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점심 식사로 말레이시아 전통 도시락이 제공된다. <br>
아날로그 행복에 푹 빠지다
본격적인 여행 첫째 날 선택한 메인 프로그램은 바로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여행. 영국의 통치를 받던 시절인 1896년 처음 제작된 방식 그대로 지금도 장작을 태워 운행한다. 기차 1칸당 16명씩 총 80명을 태운 기차는 오전 10시 탄중아루 역을 출발해 푸타탄 역, 키나루트 역, 카왕 역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파파르역에 정차했다가 다시 탄중아루 역으로 돌아온다. 총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탈 수 있다. 탑승을 원할 때는 출발 전날 오후 6시까지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에서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오전 10시 탄중아루 역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관광객들의 표정에는 묘한 설렘이 가득했다. 이윽고 삑삑 소리를 내며 열차가 출발한다는 소리가 들리자 서둘러 기차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칙칙폭폭 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첫 번째 정착역인 키나루트타운에 도착할 무렵, 역무원이 스탬프 도장을 들고 객실로 들어왔다. 탑승할 때 나눠준 증기기차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어주기 위한 것. 그런 식으로 역에 도착할 때마다 도장을 채워나가다 보니 되돌아왔을 때는 5개의 빈칸이 모두 채워져 있었고 무슨 큰일이나 해낸 듯 뿌듯한 마음이었다.
12시가 지나자 점심 식사도 제공됐는데 스테인리스 찬합을 쌓아올린 듯 친근한 모양이었다. 정식 명칭은 영국 통치 시절 즐겨 먹던 말레이시아 전통 도시락인 티핀. 안에는 샐러드, 꼬치 요리, 볶음밥, 생선 요리, 딤섬, 과일 등이 순서대로 담겨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동안 새우로 만든 요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부드러워 맛과 식감이 그만이었다.
돌아오는 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비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유유자적 기차 여행을 하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잊고 있던 아날로그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른이 이 정도니 증기기차를 전혀 본 적 없는 어린이들은 얼마나 이 체험을 신기해할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체험 비용은 어른 97달러(약 10만5천원), 만 2~12세 미만 어린이 62달러(약 6만7천원).
손을 넣으면 물고기가 잡힐 듯 투명 그 자체인 마누칸 섬의 바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예약하면 마누칸 섬 내 숙소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다. <br><br>
자연과 하나 되다
첫째 날 기차를 타고 야생 자연과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면, 둘째 날은 바다 차례. 툰쿠 압둘 라만 해양 국립공원인 마누칸 섬 투어에 나섰다. 마누칸 섬은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바라다보이는 5개 섬 가운데 하나. 고속 페리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른 오전 배를 타고 달려가 마누칸 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에메랄드빛 바다 색깔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수심이 깊지 않고 암초가 없어 손만 넣으면 물고기가 잡힐 듯 투명 그 자체였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사람들은 이미 스노클링에 한창이었다. 여기저기 장비를 착용하고 머리를 물속에 담근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마누칸 섬은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바라봤을 때 가로로 긴 타원 형태. 섬의 중앙을 중심으로 오른편만 개발되고 왼편은 원시 자연 상태로 보존돼 있었다. 섬이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며 걸어도 30분 정도면 충분했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섬 투어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다양한 해양 활동. 이곳에서는 스노클링을 비롯해 스쿠버다이빙, 선셋 크루즈,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카약, 윈드서핑 등을 즐길 수 있다. 겁이 많은 기자도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패러세일링에 도전했는데 푸른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지상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내릴 때 바다에 빠뜨릴 것처럼 스릴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진행자들의 서비스. 한바탕 웃고 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했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의 매직 속으로~
이틀간 숙소를 벗어나 신나게 놀았기에 여행 마지막 날에는 수트라하버 리조트 탐험에 나서기로 했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크게 퍼시픽 수트라 호텔과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로 나뉜다. 퍼시픽 수트라 호텔은 12층 높이의 현대적인 건물로 4백97개 객실이 있으며, 건물 앞뒤로 27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와 남지나해가 위치해 어떤 뷰를 선택해도 운치가 있다.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는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 양식으로 지어져 붉은색 원목 지붕이 인상적이다. 객실 수는 4백54개. 현재 리노베이션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완료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는 다양한 레저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데 마리나 클럽 내에 피트니스 센터, 볼링장, 당구장, 배드민턴장, 스쿼시장, 테니스장, 탁구장, 영화관, 게임룸 등이 있다. 또한 미끄럼틀풀, 폭포풀, 어린이풀, 올림픽 규격 사이즈 풀 등 5개의 수영장도 이용 가능하다.
또 호주 출신 골퍼이자 코스 디자이너로 유명한 그레이엄 마시가 설계한 27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가 있어 아름다운 해안가 지형 안에서 방대한 녹색 필드와 푸른 바다를 보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레이크 9홀, 가든 9홀, 헤리티지 9홀로 이뤄져 있으며, 코타키나발루에서 유일하게 오후 11시까지 야간 골프가 가능해 여유롭게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한국인만을 위한 혜택, 골드카드
혹시 이런 체험을 모두 하려면 많은 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 바로 골드카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를 이용하는 수많은 해외 관광객 중 유일하게 한국인에게만 발급되는 골드카드는 드라이빙 레인지(50볼) 1일 1회 무료, 마누칸 섬 투어(왕복 페리, BBQ 런치 뷔페, 스노클링 장비 대여 등 포함) 1회 무료, 수영장·볼링장·배드민턴장·스쿼시장·피트니스센터·영화관 이용 무료, 키디스 클럽(만 3~12세) 이용 무료, 중식(카페볼레 뷔페식, 실크가든 딤섬세트, 알프레스코 런치세트, 더테라스 런치세트, 마리나 센터 내 키디스 클럽 내 키즈런치)·석식(카페볼레 뷔페식, 실크가든 디너세트, 알프레스코 디너세트, 파이브세일즈 뷔페식)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담고 있다. 발급 비용은 1일 1인당 어른 90달러(약 9만7천원), 만 5~11세 60달러(약 6만5천원), 만 4세 이하는 무료이며 최소 2일 이상 사용 조건이다.
사실 3박5일 일정으로 코타키나발루와 수트라하버 리조트를 100% 즐기기란 불가능하다. 니콜라스 레슈케 수트라하버 리조트 그룹 세일즈&마케팅 이사에게 3박5일 일정으로 여행 온 한국 가족 여행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코스를 묻자 그는 한참 동안 난감한 표정을 지은 뒤 “매우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리조트도 있다. 한 번의 방문으로는 이곳의 매력을 다 보고 갈 수 없다. 여러 번 오셔서 그 매력을 충분히 느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답을 했다. 어찌 보면 영업용 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자 역시 시간이 촉박해 키나발루 국립공원을 방문하지 못했기에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 때문에 개별적으로 가족 성향에 꼭 맞는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리조트 여행을 선호한다면 온갖 여가 시설이 갖춰진 리조트에서 충분한 휴식을, 야외 활동을 선호한다면 산과 바다로 나가 신나는 모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석양과 온갖 산해진미, 따뜻한 날씨는 누구나 경험하고 돌아갈 수 있는 덤이다.
코타키나발루 100% 즐기려면…
키나발루 산 투어
코타키나발루에는 세계적인 명소가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 최고봉 키나발루 산(4095m)을 품고 있는 키나발루 국립공원이다.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키나발루 국립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전 세계 희귀 나비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큰 꽃 라플레시아, 다양한 난초 등 5백여 종의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키나발루 산은 해발 3272m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1박2일 일정의 정식 등반이 가능하다. 가볍게 산을 둘러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는 데이투어가 마련돼 있다.
여행 정보
인천공항에서 4시간 30분 거리로 직항 노선이 있다. 현재 주 13편이 운항 중이다.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느리며 화폐 단위는 링깃. 11월 11일 기준 1링깃이 약 3백50원이다. 리조트 내에서는 달러 사용에 불편함이 없지만 시내 관광 등에 나설 때는 현지 화폐가 반드시 필요하다. 수트라하버 리조트 내에 한국인 직원 3명이 상주해 영어에 서툴러도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리조트 내에 시계가 많지 않아 시계나 휴대전화가 필수인데, 리조트에서 빌려주는 멀티탭 수량이 제한돼 있으므로 잊지 말고 챙겨가도록.
글·이한경 기자|사진제공&문의·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사무소(02-752-6262, www.suteraharb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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