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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review

두드리면 열린다! 중소기업의 아마존 정복기

오홍석 기자

2022. 12. 11

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한다
이태목 지음, 도서출판 썬, 1만5000원

최근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들은 ‘공공의 적’이 돼버린 모양새다. 독과점, 중독성, 노동착취, 갑질 등 다양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숨어 있던 수요를 공급과 연결해 시장의 크기를 키운다. 또 물리적 거리의 제한을 제거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열기도 한다.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스타트업이 대형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 공룡을 보란 듯이 꺾는 일은 왠지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현실의 플랫폼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기란 너무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시대, 어떤 시장에서도 예외는 있는 법. 실제 중소기업 제품으로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 판매 1위, 가지고 싶은 제품 1위라는 성과를 올린 이태목 씨가 바로 그중 한 명이다.

이태목 씨가 쓴 책 ‘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한다’는 그가 중소기업 제품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 뛰어들어 벌이는 좌충우돌 성공담이다. 이 씨는 삼성그룹에서 샐러리맨으로 22년간 근무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경기도지사 자문관, 경기도 북미사무소장을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런 그가 판매한 제품은 고가의 빔 프로젝터였다. 높은 가격의 제품으로 대기업 경쟁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이야기는 실로 흥미진진하다. 그는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도움이 됐으면 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책에서 이 씨는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개척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존에 입성한다. 작은 기업의 대표인 저자는 미팅 약속을 하고도 바람을 맞고 대금이 체불됐음에도 제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다양한 난관에 맞닥트린다. 그는 그럴 때마다 특유의 적극성과 돌파력을 십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이내 계약을 성사시킨다.



책을 읽어보면 실상 플랫폼은 평평한 운동장이 아닌 ‘아마존’이라는 이름답게 정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씨는 “한국의 기업들은 아마존에 제품을 올리면 일이 끝나는 줄 안다. 제품 진열은 첫걸음이다. 발로 뛰며 다양한 채널과 거래를 트고, 그곳에서 입소문이 나야 아마존 내 판매량이 올라간다”고 말한다.

이 씨는 부족한 영어에도 인파가 몰리는 곳을 찾아 무작정 제품을 시연하고 판매한다. 곧바로 그의 적극성과 빔 프로젝터에 매료된 사람들을 인맥으로 만든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격언을 몸소 실천하는 이 씨. 이 책에는 그가 경험한 다양하고도 세세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한다’의 ‘이것’은 한 번만 보고 알 수 있는 실용적 팁이 아닌, 읽고 몇 번씩 따라 해도 익히기 어려운 ‘그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만알아도아마존1등한다 #이태목 #도서출판썬 #여성동아

사진 오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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