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 지방을 피부에 주입? 할리우드가 열광하는 시술 트렌드

크리스 제너

영화 ‘서브스턴스’나 ‘죽어야 사는 여자’처럼 젊음을 되찾는 이야기는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지금 할리우드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훨씬 은밀하고 현실적이다. 미세한 주름과 볼륨 변화까지 포착하는 초고화질 카메라 앞에서 티 나지 않게 젊어진 얼굴은 강력한 경쟁력인 셈. 최근 시상식과 토크쇼 무대에서는 한층 탄력 있고 매끈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배우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린제이 로한, 앤 해서웨이, 브래드 피트 등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얼굴들이다. 이들 모두 시술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틱톡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성형외과 의사들이 스타표 안티에이징 시술을 추측하는 영상이 넘쳐난다.

브래드 피트

주름 끌어올려! 페이스 리프팅

최근 영화 ‘F1 더 무비’ 홍보를 위해 공식 석상에 등장한 브래드 피트는 몰라보게 젊어진 모습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마치 그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속 주인공처럼 20년은 더 젊어진 듯한 인상이다.

영국 미용 전문의이자 인기 틱톡 크리에이터 조니 베터리지는 브래드 피트가 안면거상술을 받은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브래드 피트의 2020년 아카데미시상식과 2024년 윔블던테니스대회 사진을 비교하며 “중안면부와 하안부의 리프팅 효과가 비수술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고, 귀 주변 절개 흉터를 근거로 제시했다. 비슷하게 크리스 제너도 7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젊어진 외모로 안면 거상 및 부분 리프팅 의혹이 제기됐다.

안면거상술은 노화로 처진 얼굴 피부와 주름을 개선하는 수술로, 노화가 급격하게 온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피부층과 근막층(SMAS)을 함께 끌어올려 고정하고, 유지인대를 절개하고 근막층까지 들어 올려 봉합하기 때문에 효과가 크고 지속 기간이 길다. 다만 얼굴 표피와 근막층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안면 신경과 혈관 손상을 피해야 하므로 정교한 기술이 필수다.

페이스 리프팅은 반영구적인 주름 개선 효과가 장점이지만,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길고 감각 이상이나 귓불 변형 같은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수술이나 최소 절개 리프팅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포니테일 리프트’가 대표적으로, 최소 절개로 얼굴 중안부와 눈·이마 라인을 동시에 당겨 포니테일을 묶은 듯 위로 바짝 올라간 인상을 완성한다.

린제이  로한

앤 해서웨이

죽은 사람 지방 이식하는 레누바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시술은 레누바(Renuva)가 꼽힌다. 사망한 기증자의 지방 조직을 정제·멸균 처리해 만든 주사제를 피부에 투입해 신체의 지방 재생을 촉진한다. 기존 필러보다 자연스럽고, 자가 지방 이식처럼 생착률이 떨어지는 단점도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볼륨이 차오르는 효과가 특징이다. 린제이 로한과 앤 해서웨이의 회춘설 역시 이 시술을 둘러싼 추측을 불러왔다.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지만, 두 사람 모두 최근 몰라보게 어려진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레누바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인젝터블 시술로, 한 부위당 시술 비용이 약 3000달러(약 4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미국과 두바이에서만 시술 가능하며, 기증자 지방 조직을 활용하는 만큼 알레르기 반응·피부괴사·패혈증 등 부작용 가능성과 윤리적 논란이 따른다.

킴 카다시안 @kimkardashian

제니퍼 애니스톤

연어 정액을 피부에? PDRN 주사

킴 카다시안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카다시안스’에서 “얼굴에 연어 정자를 주입했다”고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카다시안뿐만 아니라 제니퍼 애니스턴, 찰리 XCX, 마일리 사이러스 역시 이 시술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어 또는 송어의 정액에서 추출한 DNA 구성 성분인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olydeoxyribonucleotide·PDRN)로 한국에서는 주로 ‘연어 주사’로 불린다. 

PDRN 주사는 인간의 DNA와 유사한 구조 덕분에 세포의 치유 능력을 향상해 재생을 돕고 피부노화, 잔주름, 피붓결과 흉터 치료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력 있고 윤기 나는 피부를 만들어주며, 단 한 번의 시술만으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 한국에서는 피부 속으로 직접 주사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해 마이크로니들링·레이저시술 후 피부에 도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국 기준 시술 비용은 약 1500달러(약 200만 원대). 셀럽들 사이에서는 결혼식이나 시상식, 화보 촬영처럼 단기간 강력한 피부 광채가 필요한 자리를 앞두고 특히 인기가 높다. 

요즘 할리우드의 안티에이징 트렌드는 ‘과감하게, 그러나 티 나지 않게’라는 2가지 공식을 따른다. 피부와 근육을 통째로 당기는 거상술부터 세포를 되살리는 재생 주사, 단기로 승부를 보는 연어 DNA까지 선택지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기술과 미의 경계에서 젊음을 향한 할리우드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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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