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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봉만대 & 김구라 콜래보레이션~ 19금 패러디 떡국 열차

우먼동아일보

2015. 04. 06

새해 첫날 온 국민이 가족과 함께 먹는 나름 신성한 음식, 떡국에 음란한 상상을 불어넣은 봉만대 감독의 ‘떡국열차’에 관한 보고서.


봉만대 & 김구라 콜래보레이션~ 19금 패러디 떡국 열차

패러디의 탄생
2013년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를 연출한 봉만대(45) 감독을 인터뷰하며, “한국에는 양봉과 음봉이 있다. 양봉은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고, 음봉은 에로 거장 봉만대 감독”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그는 1999년 영화 ‘도쿄 섹스피아’를 시작으로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동상이몽’ ‘TV 방자전’ 등을 연출한 ‘19금 전문 감독’이다. 관객들이 에로 영화와 포르노를 혼동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장르 의식이 투철한 감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음봉이 양봉을 패러디하는 재미난 사건이 발생했다. 봉만대 감독이 ‘설국열차’를 자신의 에로틱한 버전으로 재해석한 웹 드라마 ‘떡국열차’를 제작한 것이다. 인류의 마지막 열차에서 진정한 의미의 ‘떡’을 찾아 꼬리칸에서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장르를 따지자면 B급 성인 코믹 패러디물쯤 되겠다.

이 재치로 똘똘 뭉친 기발한 모험의 발단은 2013년 봉 감독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때 김구라가 “같은 봉씨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패러디해서 에로 영화를 만들어보면 어떠냐”고 제안하며 “나는 떡장수 역할로 출연하고 싶다”고 농담으로 던진 멘트였다. 김구라는 그 ‘원죄’로 주인공 커져쓰 역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다.


커티스는 커져쓰, 메이슨은 매일선
성적 냄새가 물씬 나는 캐릭터와 작명이 인상적이다. 크리스 에반스가 맡았던 꼬리칸의 리더 커티스는 커져쓰(김구라), 그의 오른팔 해준대(박휘순), 꼬리칸의 정신적 지주 질리엄(윤형빈), 열차를 지배하는 절대자 알포도(이무영 감독), 절대자의 하수인 메이슨은 매일선(이영진) 등 등장인물은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난다. 가래떡 틀에서 떡이 만들어져 나오는 장면, 맷돌에서 콩국물이 떨어지는 장면, 김구라의 거친 숨소리마저 에로틱하게 다가오는 점 등에서 ‘한국의 에로 거장’ 봉만대의 내공이 묻어난다.




열차의 엔진은 섹스의 희열
‘떡국열차’는 총 12회 연재물로, 현재 2회(회당 5분)까지 제작됐다. 1회 ‘진격의 서막’은 커져쓰가 떡국열차 안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된 배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알포도가 “떡국열차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사랑의 희열을 운동에너지로 전환한 것이다. 여성들이 클라이맥스에서 희열을 느끼며 외치는 괴성을 에너지의 파동으로 바꾸는 신소재를 개발한 덕분”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통해 엔진의 비밀도 풀린다. 2회 ‘꼬리칸의 비애’ 편에서는 꼬리칸 남자들이 서지 않는 이유가 주식으로 배급하는 떡에 약을 넣었기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2회까지는 비퍼니스튜디오스(www.befunnystudios.com)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봉만대 감독 인터뷰
앞으로 ‘떡국열차’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칸칸이 다른 의미의 ‘떡’이 등장할 것이다. 여기서 ‘떡’은 중의적이다. 사람들마다 기대하는 수위가 다를 텐데, 남녀노(소는 빼고)가 모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기대 이상이다. 감독이 보기엔 어떤가?
입바른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다 그렇게 잘할 줄 몰랐다. 각자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입으로 살던 김구라 씨가 비주얼에 적응하고, 개그맨 윤형빈 씨가 연기를 하고 그런 것들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이영진씨도 그렇고 원작 배우들과 싱크로율이 높다.

촬영 현장이 굉장히 즐겁다고 하던데.
우리는 정형화된 현장이 아니라 연기를 하다가 대본도 보고, 그런 걸 또 영화에 담고 그런다. 이런 키치적인 것들을 드러내는 게 즐겁다.

다음 회는 언제 볼 수 있는 건가.
김구라 씨 스케줄이 중요하다(웃음). 떡망치로 자본의 벽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데, 빠르면 5월 정도 촬영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작품의 소스를 잔뜩 안고 있는 사람으로서 조산기를 느낀다. 빨리 낳아서 관객들께 보여 드리고 싶다.



글 · 김명희 기자|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비퍼니스튜디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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