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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버리는 것까지 생각하는 그린 슈머 위한 착한 포장 제품들

글 오한별

2020. 12. 16

친환경 소비와 윤리적 삶을 지향하는 ‘그린 슈머’가 되려면 버리는 것까지 신경 써야 하는 법. 성분부터 부자재까지 환경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착한 포장’이 대세다. 

헬로네이처 | 
쌀 포대 소재와 자투리 천으로 만든 ‘더 그린 박스’와, 물과 전분, 재생 종이로 만들어 자연에 무해한 
‘더 그린 아이스팩’을 사용한다.

헬로네이처 | 쌀 포대 소재와 자투리 천으로 만든 ‘더 그린 박스’와, 물과 전분, 재생 종이로 만들어 자연에 무해한 ‘더 그린 아이스팩’을 사용한다.

본이 | 
1백80일 이내에 완전히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 소재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한 패션 브랜드 본이.

본이 | 1백80일 이내에 완전히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 소재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한 패션 브랜드 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됐다. 플라스틱은 화학물질로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즉 영원히 썩어 없어지지 않는 물질 중 하나다. 현재 지구의 바다에는 1억6천5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부유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 바다의 플라스틱 무게가 물고기 무게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다에 무자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우리 밥상 위로 올라올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이 끔찍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제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의 활동가 루이스 에지는 “우리가 현재 생산하고 소비하는 플라스틱 전량을 재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해양 생태계의 심각한 재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했지만, 일시적인 트렌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플라스틱 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소비자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친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그린 슈머(Green+Consumer)는 단순히 소비자의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규제는 저절로 생기지 않고, 기업은 알아서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 때문에 그린 슈머들은 적극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한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실제 그런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며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아로마티카 |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제품 패키지는 소비자가 사용했던 용기를 그대로 재활용해서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이다.

아로마티카 |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제품 패키지는 소비자가 사용했던 용기를 그대로 재활용해서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이다.

스킨그래머 | 
스킨그래머는 비닐 테이프와 에어캡 대신 종이테이프와 친환경 종이 완충재 ‘지아미’를 사용하고, 재활용 목재 원료를 혼합한 포장재를 사용해 배송하고 있다.

스킨그래머 | 스킨그래머는 비닐 테이프와 에어캡 대신 종이테이프와 친환경 종이 완충재 ‘지아미’를 사용하고, 재활용 목재 원료를 혼합한 포장재를 사용해 배송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뷰티 업계에도 불기 시작하면서 과대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클린 & 비건 뷰티 브랜드를 표방한 아로마티카는 2009년부터 비닐봉지를, 2016년에는 플라스틱 수축 필름과 접착 라벨 사용을 중단하는 등 오랜 시간 환경을 위해 노력해왔다. 제품 용기는 소비자가 사용했던 용기를 그대로 재활용해서 만든 PCR(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 수지, Post-Consumer Recycled)이다. 포장할 때 쓰는 테이프는 종이와 합성 녹말을 이용해 접착되는 친환경 테이프를 사용하고, 최근 출시한 비누 바의 패키지도 사탕수수 잔여물을 활용한 재활용지로 만들었다. ‘클린 뷰티’를 지향하는 스킨그래머는 비닐 테이프와 에어캡 대신 종이테이프와 친환경 종이 완충재 ‘지아미’를 사용하고, 재활용 목재 원료를 혼합한 포장재를 사용해 배송하고 있다. 


프리메라 | 
100% 생분해되는 사탕수수로 만든 얼스팩 종이와 순면 끈으로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고 최소한의 자원만 사용한 
선물 세트를 선보인 프리메라.

프리메라 | 100% 생분해되는 사탕수수로 만든 얼스팩 종이와 순면 끈으로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고 최소한의 자원만 사용한 선물 세트를 선보인 프리메라.

세럼카인드 | 
세럼카인드는 콩기름으로 인쇄한 친환경 패키지는 물론, 완충재까지 재활용 가능한 종이를 사용한다.

세럼카인드 | 세럼카인드는 콩기름으로 인쇄한 친환경 패키지는 물론, 완충재까지 재활용 가능한 종이를 사용한다.

아모레퍼시픽의 클린 뷰티 브랜드 프리메라는 100% 생분해되는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와 순면 끈으로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고 최소한의 자원만 사용한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세럼 전문 브랜드 세럼카인드는 콩기름으로 인쇄한 친환경 패키지는 물론, 완충재까지 재활용 가능한 종이를 사용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 


구찌 | 
모든 종이는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코팅하지 않고, 선물용 리본도 유기농 면으로 만든 구찌.

구찌 | 모든 종이는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코팅하지 않고, 선물용 리본도 유기농 면으로 만든 구찌.

패션 업계의 대응 방식도 패키지의 소재와 혁신에서부터 이뤄지고 있다. 구찌는 포장용 박스와 가방에 사용되는 모든 종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코팅하지 않고 있다. 또 쇼핑백 손잡이와 더스트 백은 재생 면과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선물용 리본은 유기농 면으로 만드는 등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전략적으로 패키지를 개발했다. 글로벌 럭셔리 쇼핑 플랫폼 매치스패션은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시그니처 마블 포장 박스에 천연 식물성 염료를 사용해 대리석 패턴을 완성했다. 

내부에 들어가는 소포 봉투나 상품 태그 역시 삼림관리협회에서 인증한 자재로 생산해 재활용할 수 있으며, 포장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박스의 높이 또한 절반으로 줄였다. 멀버리는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를 담은 ‘멀버리 그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컵 사이클링(CupCycling)’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 컵과 폐기물 등을 재활용한 종이로 포장 박스와 봉투를 만들어 브랜드의 유산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는 중이다. 




마켓컬리 | 
마켓컬리는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했던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바꾸고, 비닐 완충재는 종이 완충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팩은 종이 파우치로, 아이스팩은 100% 워터 백으로 변경했다.

마켓컬리 | 마켓컬리는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했던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바꾸고, 비닐 완충재는 종이 완충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팩은 종이 파우치로, 아이스팩은 100% 워터 백으로 변경했다.

신세계푸드 |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사탕수수 펄프와 생분해 필름을 적용한 친환경 아이스팩.

신세계푸드 |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사탕수수 펄프와 생분해 필름을 적용한 친환경 아이스팩.

CU |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전국의 모든 점포에 식물성 생분해 소재로 제작한 친환경 봉투를 도입한 CU.

CU |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전국의 모든 점포에 식물성 생분해 소재로 제작한 친환경 봉투를 도입한 CU.

러쉬 | 
물 100% 종이 아이스팩, 종이 완충재와 발수 코팅된 재생지 박스, 물과 전분으로 접착하는 종이테이프로 구성된 러쉬의 친환경 냉장 배송.

러쉬 | 물 100% 종이 아이스팩, 종이 완충재와 발수 코팅된 재생지 박스, 물과 전분으로 접착하는 종이테이프로 구성된 러쉬의 친환경 냉장 배송.

사실 플라스틱 대란은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음식 이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간편하게 장을 보고 음식을 시켜 먹기 쉬워졌지만, 신선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재와 아이스팩이 과대 포장과 쓰레기 대량 생산으로 이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세계푸드는 사탕수수 펄프와 생분해 필름을 적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을 선보였다. 합성수지로 만든 기존의 아이스팩은 분해까지 1백 년 이상 걸리지만, 신세계푸드의 아이스팩은 3개월밖에 걸리지 않고 재사용도 가능하다. 마켓컬리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했다.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했던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바꾸고, 비닐 완충재는 종이 완충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팩은 종이 파우치로, 아이스팩은 100% 워터 백으로 변경했다. 헬로네이처도 쌀 포대 소재와 자투리 천으로 만든 ‘더 그린 박스’와, 물과 전분, 재생 종이로 만든 ‘더 그린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등 환경을 배려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린 슈머를 향한 업계의 변화가 지구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재활용된 종이나 플라스틱일지라도 그 마지막은 결국 매립 혹은 소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린 슈머의 눈치와 반응에 따라 잠깐 반짝하던 친환경 트렌드가 점점 당연한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니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을까 싶다.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구찌 러쉬 마켓컬리 본이 세럼카인드 스킨그래머 신세계푸드 아로마티카 프리메라 헬로네이처 CU

*제로 웨이스트는 깨끗하고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여성동아의 친환경 기사 시리즈입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깨끗하고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여성동아의 친환경 기사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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