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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O!리지널

에미상 여우주연상은? ‘10월의 OTT’

문영훈 기자

2022. 10. 10

‘O!리지널’은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및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범람하는 콘텐츠 세상 속 등대까진 못 돼도 놓치고 갈 만한 작품을 비추는 촛불이 되길 바랍니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엔터테이너
‘비욘세의 홈커밍’

7월 29일 비욘세가 정규 7집 ‘RENAISSANCE’를 발매했다.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이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했다. 당시 선공개 싱글 ‘BREAK MY SOUL’은 1위를 차지했다. 소니뮤직에 따르면 비욘세는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 중 20곡을 핫 100 차트 20위 안에 안착시켰다. 폴 매카트니, 마이클 잭슨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비욘세의 홈커밍’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엔터테이너’(‘롤링스톤’지의 평가)의 실황 공연을 거실에 누워서 볼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다. 배경은 2018년 열린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코첼라 페스티벌), 당시 비욘세는 쌍둥이를 출산한 후 처음으로 무대에 섰다.

“뭔가 이룬 것 같아요. 제 딸과 아버지와 어머니, 세계에 있는 형제자매들 모두 자랑스러워하겠죠. 이게 삶의 원동력입니다.”

‘비욘세의 홈커밍’ 후반부, 공연에 참가한 이들의 얼굴이 차례차례 나오며 함께 등장하는 그의 목소리다. 흑인의 정체성을 전면에서 강조하는 그답게 연주자와 백댄서 대부분을 흑인으로 채웠다. 이 다큐멘터리는 코첼라 페스티벌 공연 사이사이에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교차 편집된다. 출산 후 다시 복귀하는 여성의 고충,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음악영화부문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 외에도 여성 스타의 전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이 작품을 봤다면 ‘레이디 가가: 155㎝의 도발’ ‘미스 아메리카나’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를 이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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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걸즈’, ‘미스 아메리카나’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극도의 행복감’ 그 뒤
‘유포리아 시즌2’

미드의 명가 HBO에서 최다 시청률 2위를 기록한 드라마가 한국에 상륙했다. 참고로 1위는 ‘왕좌의 게임’. 2019년 시즌1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며 2022년 초 시즌2가 방영됐다. ‘유포리아 시즌1’을 보고 푹 빠진 한국 팬들은 시즌2 정식 공개를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시리즈 제목 ‘유포리아(Euphoria)’의 사전적 의미는 ‘극도의 행복감’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10대의 마약 중독에 대해 다룬다. 기존 하이틴 장르가 표방하는 꿈과 희망, 사랑을 비꼬듯 마약뿐 아니라 매춘, 섹스에 대한 묘사가 거침없다. 모두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찬란한 순간만 존재하지 않듯, 단순히 “미국 애들은 저렇게 사는구나”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한국 10대의 마약 중독 뉴스가 심심치 않은 우리의 세태도 떠오른다.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주인공 루 베넷 역을 맡은 젠데이아 콜먼이다. 활달한 실제 성격과 인종주의 반대, 페미니즘 등에 거침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솔직함으로 미국 Z세대의 명실상부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유포리아 시즌2’로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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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킨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인장
‘송곳니’

그리스 출신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만드는 영화마다 자신의 인장을 깊이 새겨둔다. 그는 특히 캐릭터를 한정된 공간에 가둬두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세상과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는 데 능하다. 근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궁궐 속에서 앤 여왕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성, 사라와 애비게일의 이야기를 다뤘다. ‘더 랍스터’에서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동물이 되는 SF식 설정하에, 호텔에 갇힌 인간 군상을 보여줬다.

2009년 만든 ‘송곳니’는 란티모스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 영화에서 감독이 설정한 ‘감옥’은 한 가족이 살고 있는 집. 이 가족 사이에서는 이상한 규칙이 통용된다. 가족들은 ‘후추’를 ‘전화’라고 부르고, 집 안에서 ‘바다’는 ‘안락의자’를 의미한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집 밖으로 외출할 수 있는 건 아버지뿐.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송곳니가 빠져야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독재를 우화(寓話)한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영화 애호가들에게 숱한 이야깃거리를 던져줬다. 인상적 미장센으로 가득하지만 특히 뇌리에 박히게 될 장면은 두 딸이 기타 반주에 맞춰 춤추는 모습. 사뭇 진지한 표정을 한 채 고정된 전형에서 벗어나 몸을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그의 이후 작품에도 계속 등장한다.

영화 ‘송곳니’로 2009년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획득한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할리우드로 진출해 그리스를 대표하는 감독이 됐다. 그의 팬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란티모스의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폭력성을 동반하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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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더 랍스터’
‘킬링 디어’ 등 란티모스의 작품

CJ ENM의 야심
‘도쿄 바이스’

이름에 걸맞지 않게 과격한 도로 주행을 선보이는 ‘베이비 드라이버’의 주인공 ‘베이비’로 얼굴을 알린 안셀 엘고트를 기억하시는지. 이번엔 그가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메이저 일간지 기자로 변신했다. 9월 16일 1화가 공개된 시리즈 ‘도쿄 바이스’다. 193㎝ 큰 키와 특유의 무표정으로 수많은 일본인 속에서 홀로 우뚝 서 있는 그의 이미지만으로 범상치 않은 느낌을 자아낸다.

줄거리는 이렇다. 일본학을 전공한 미국인 제이크는 일본에서 범죄 전문 기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외국인이라는 한계를 넘어 한 신문사에 입사하는 데 성공하지만, 경찰발 보도자료를 받아쓰기만 해야 하는 현실에 지쳐간다. 그때 도쿄에서 살인이 연이어 벌어지자,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버블 시대 도쿄 뒷골목의 환락, 이를 지배하는 야쿠자 등 필름 누아르 요소가 가득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기자 제이크 아델스타인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동명의 자서전(‘도쿄 바이스’)이 원작이다. 드라마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미국의 거장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해 화제를 낳았다. 나머지 9개의 에피소드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연출한 데스틴 크리튼이 맡았다.

‘도쿄 바이스’는 CJ ENM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낳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2022년 1월 CJ ENM은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을 9300억원에 인수하며 창사 이래 ‘빅딜’을 성사시켰다. 피프스시즌은 영화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다. 이곳의 콘텐츠가 처음 티빙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는 것. 9월 18일 기준 1화만 공개됐지만,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평론가 신선도 지수 85%, 관객 지수 90%를 기록한 만큼 앞으로의 여정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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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트’, 드라마 ‘마이애미 바이스’

#비욘세의홈커밍 #유포리아 #송곳니 #도쿄바이스 #O!리지널

사진제공 넷플릭스 왓챠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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