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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drama

17년 만에 재회한 반가운 친구들 FRIENDS : the REUNION

글 이나래

2021. 07. 02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17년 만에 돌아온 친구들 덕분에 연예계가 들썩들썩한다. 토크쇼를 통해 재회한 미국 시트콤 ‘프렌즈’ 이야기다.

시트콤이 아니라 토크 다큐멘터리

지금의 30~40대 가운데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 청춘의 한 자락을 빚지지 않은 이는 드물 것이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아파트를 배경으로 레이철(제니퍼 애니스턴), 모니카(코트니 콕스), 피비(리사 쿠드로), 조이(맷 르블랑), 챈들러(매슈 페리), 로스(데이비드 슈위머) 등 6명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이 시트콤은 시즌 10(1994~ 2004)까지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 할 친구 같던 이들이 ‘프렌즈 리유니언(Friends : the Reunion)’으로 다시 뭉쳤다.

‘프렌즈 리유니언’과 관련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질문은 “배우들이 새로운 시트콤을 찍은 것이 아닌가?”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유니언은 토크쇼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6명의 배우가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스튜디오에 등장해 옛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세트장 곳곳을 살피면서 에피소드를 되새기고,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의 대본을 함께 읽거나 ‘프렌즈’와 관련 있는 게스트가 출연해 기억을 공유하는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1시간 45분가량의 쇼. 국내에서는 6월 26일부터 캐치온과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은 리유니언을 반가워하는 동시에 섭섭해하는 모양새다. 리유니언(Reunion)은 인기 작품의 주인공들이 함께 등장하는 스페셜판을 일컫는 말로, 시즌제 제작이 일반적인 미국에서는 새 시즌 또는 극장판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이런 까닭에 2020년 2월 HBO가 OTT 서비스인 HBO 맥스를 론칭하면서 대표작으로 ‘프렌즈’를 내세우고 리유니언을 제작하겠다고 밝히자 팬들의 기대감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이때 팬들이 바란 전개는 단언컨대 과거의 멤버들이 새로운 스토리를 선보이는 시즌11 방영 소식이었을 터. 하지만 결과적으로 토크쇼 형식이 된 이유는 제니퍼 애니스턴의 인터뷰에서 추측할 수 있다. “새로운 시즌이나 영화를 만든다면 스토리 전개를 위해 기존의 해피 엔딩을 전부 흐트러놓아야 하는데, 모두에게 너무나 소중한 등장인물들의 삶을 망칠 수 없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 대방출

비록 기대했던 새로운 소식은 아니지만 ‘프렌즈 리유니언’에는 원작의 팬이라면 흥미롭게 들을 만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추억을 자극하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토픽은 메인 커플이었던 레이철 역의 제니퍼 애니스턴과 로스 역의 데이비드 슈위머 사이에 있었던 은근한 로맨스에 대한 것. 둘은 이번 리유니언을 통해 “‘프렌즈’를 촬영하는 동안 실제로도 연애의 감정이 있었지만, 둘 중 한 명에게 항상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에 실제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혀 둘 사이를 응원하던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을 당겼다. 극 중 레이철과 로스의 러브 라인이 제작진에 의해 계획된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훌륭해 제작진이 반영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이 핑크빛 무드를 연기로 승화시킴으로써 전설적인 커플이 탄생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프렌즈’를 대표하는 또 다른 커플, 모니카와 챈들러의 연애담 역시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인 지점이었다고. 이 둘의 연애담은 단발성 에피소드였지만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재빠르게 캐치한 제작진이 그들의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스토리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실제로 ‘프렌즈’ 제작진은 팬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에 적극적이었는데, 녹화장에 방청객을 초대해 웃음소리나 리액션 등을 녹음하는 동시에, 반응이 미진한 경우에는 대사나 액션 등을 수정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TS·레이디 가가… 초특급 게스트의 향연

‘프렌즈’와 인연이 깊은 게스트들도 총출동했다. 센트럴파크 커피숍을 지키던 건터 역의 배우 제임스 마이클 타일러, 모니카와 로스의 아버지인 잭 갤러 역의 엘리엇 굴드, 어머니인 주디 갤러 역의 크리스티나 피클스, 챈들러의 옛 연인 제니스 역을 맡은 매기 휠러 등 그리운 얼굴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레이철의 동생으로 깜짝 출연했던 배우 리즈 위더스푼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세계적인 팝 스타들도 ‘프렌즈’의 재회에 동참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이들이 바로 BTS다. 예전부터 ‘프렌즈’를 통해 영어를 배웠다고 여러 차례 밝혀온 RM의 에피소드가 계기가 되어 출연한 것으로, 멤버들은 인터뷰 영상에서 “‘프렌즈’를 통해 영어뿐 아니라 인생과 우정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한 명의 놓칠 수 없는 게스트는 레이디 가가! 극 중 피비의 자작곡으로 여러 에피소드에서 활용된 ‘스멜리 캣’을 다시 부르는 장면에 기타를 들고 깜짝 등장한 그녀는 리사 쿠드로와 함께 열창을 토해 방청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등장해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밝혔는데, 궁금하다면 방송을 통해 확인할 것.


추억 돋는 에피소드 재연한 패션쇼

로스와 맷의 우스꽝스러운 코스튬과 레이철의 굴욕 핑크 드레스 사건을 재연한 ‘프렌즈 리유니언’의 패션쇼.

로스와 맷의 우스꽝스러운 코스튬과 레이철의 굴욕 핑크 드레스 사건을 재연한 ‘프렌즈 리유니언’의 패션쇼.

‘프렌즈 리유니언’에서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기념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패션쇼를 기획하기도 했다. 가장 처음, 모델 겸 배우인 카라 델레빈이 입고 등장한 핑크색 드레스는 ‘프렌즈’ 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레이철이 전 약혼자 배리의 결혼식에 신부 들러리로 참석하는 시즌2의 마지막 에피소드 ‘The One with Barry and Mindy’s Wedding’에서 그녀는 핑크색 드레스의 끝자락이 속옷으로 휘말려 들어가면서 망신을 당하는 끔찍한 내용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로스가 핼러윈 파티에서 감자(Spud) 코스튬을 입고 머리에는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본뜬 모자를 써 폭소를 자아냈던 에피소드는 팝 스타 저스틴 비버가 재현했다. 친구들로부터 똥이라고 놀림 받는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을 다시 보고 싶다면 시즌 8의 여섯 번째 에피소드인 ‘The One with the Halloween Party’를 소환하자.

이 패션쇼의 하이라이트는 조이 역의 맷 르블랑이 히트 에피소드의 의상을 직접 착용하고 등장한 데에 있다. 시즌3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The One Where No One’s Ready’에서 챈들러와 싸운 후 화가 난 조이가 그의 옷을 모두 꺼내 입고 등장하는 장면은 여전히 팬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한 팬은 트위터에 방영 당시 장면과 패션쇼에 등장한 장면을 함께 업로드해 2천5백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H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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