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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kids cooking

아동요리 지도사 최인영 씨와 딸 주은이의 쿡방보다 재밌는 엄마표 요리놀이

EDITOR 강현숙 기자

입력 2020.06.05 10:45:01

요리놀이는 아이의 오감을 자극해 지능과 창의력을 쑥쑥 키워준다. 아동요리 지도사 최인영 씨에게 배우는 효과 백배 요리놀이 비법.
요리는 즐겁고 재미있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가지 감각을 골고루 자극해 아이의 지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 아동요리 지도사이자 이화여대에서 가족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인영(44) 씨는 아들 준섭(13)이와 딸 주은(10)이를 키우며 생생하게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요리놀이를 제안한다. 얼마 전에는 아이들과 요리하면서 그림 그리고 이야기를 나눴던 8년 남짓한 시간 동안의 요리놀이 경험을 엮은 레시피 북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엄마표 요리놀이’(슬로래빗)를 펴내기도 했다. 

최 씨는 외교관인 남편으로 인해 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외국 생활을 많이 했다. 준섭이가 4세, 주은이가 생후 8개월이 막 지났을 무렵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살게 됐는데 당시 아들에게 장난감처럼 당근을 건네준 것이 요리놀이의 시작이었다. 1호 파트너인 준섭이는 다년간 갈고닦은 요리 실력으로 티라미수 정도는 뚝딱 만들 줄 알게 됐고, 요즘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주은이는 함께 요리하고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책 작업도 딸과 함께 상의하며 진행해 공동저자나 다름없다고.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살고 있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거의 두 달째 집콕 생활 중이다. 힘들고 답답한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데, 요리놀이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최 씨를 이메일로 만나 흥미진진한 요리놀이 스토리를 들었다.

남매뿐 아니라 또래 아이들에게 요리놀이를 가르쳤다고 들었어요. 

4년간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딸아이가 5세 되던 무렵 한국에 돌아왔었어요. 당시 우연한 기회로 유아 잡지에 ‘쿠킹아트’를 연재하게 됐고, 주변 엄마들의 권유로 5~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됐지요. 아이들의 성향은 다양했지만 요리놀이를 싫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서툰 솜씨라도 자기 손으로 요리를 완성한 뒤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아이들을 보며 참 행복했고, 지금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직접 체험하신 요리놀이 효과가 궁금해요. 

아이들에게 요리가 주는 의미는 매우 특별해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수단이자 상상력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거든요. 여러 주제를 정해 요리하고 관련된 확장 활동으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세계를 알 수 있어요. 일례로 피자나 햄버거, 초밥 등을 통해 요리의 유래나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고, 젤리나 치즈를 만들며 과학의 원리를 터득할 수 있답니다. 측량 단위, 도형, 순서와 규칙, 분수 등 수학 개념을 접하기도 하고요.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건 미술이에요. 손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개성 넘치는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요리와 미술은 공통의 매력이 있어요. 요리를 통해 미술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고, 나아가 요리와 미술을 접목해 확장적인 사고도 가능해집니다. 

요리 활동 후에 관련 주제로 미술 활동을 하면 효과가 더욱 배가될 수 있지요. 엄마들의 끝없는 숙제라 할 수 있는 영어 교육에도 요리는 큰 도움이 돼요. 영어를 익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놀이를 통한 학습이라고 하는데, 엄마 처지에서는 참 막막하잖아요. 요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노출시키면 아이가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며 호기심을 가질 수 있고, 스스로 주체가 돼 영어를 흡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큰 효과는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다채로운 요리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서 인내심과 집중력이 향상되고, 부모와 함께 요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애착 관계가 형성되고 신뢰감이 쌓이는 거죠. 


몇 살부터 시작하면 좋나요. 

요리놀이를 하기에 적당한 연령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5세 이상부터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해요. 5세가 되면 손과 눈의 협응력, 소근육이 발달하면서 젓가락 사용이나 도형 그리기가 가능해져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일에 재미를 붙이며 집단 놀이에도 흥미가 생기는 시기죠. 6세가 되면 주의 집중력이 발달하는데,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주제라면 상당한 집중력을 보이기도 해요. 

7세는 요리놀이가 가장 빛을 발하는 때로, 꽤 적극적으로 흥미를 갖고 요리에 참여할 수 있어요. 상상력이 폭발하는 시기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요리와 관련해 스스로 사고를 확장시키기도 해요. 책을 집필할 때 8세였던 딸아이는 지금도 여전히 요리놀이를 즐기고 있어요. 예전에는 제가 준비한 틀 안에서 지침에 따라 놀았다면 지금은 훨씬 주도적으로 놀이를 이끌어가고 있답니다. 요리놀이를 통해 자신감이 생긴 아이는 생활 전반에 호기심을 갖고 이것저것 도전하고, 점점 주도적으로 변해가는 듯해요. 이게 제가 바라던 궁극적인 요리놀이의 효과랍니다. 

요리놀이를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요. 

엄마들이 요리놀이를 할 때 ‘도전’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마음의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아이와 함께 논다고 생각하세요. 재료가 거창하거나 과정이 복잡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자주 해 먹는 볶음밥이나 주먹밥, 샌드위치에 약간의 아이디어만 더해도 좋아요. 또 아이의 결과물에 열린 마음을 가지세요. 요리의 난이도나 연령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고, 완성도 또한 달라질 수 있거든요. 엄마가 보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오더라도 아이의 아이디어가 빛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요리놀이를 더욱 재미있게 하고 싶다면 요리 시간을 정한 뒤 이름을 붙여보세요. ‘리틀 셰프’ ‘나는야 꼬마요리사’ ‘아이러브쿠킹’ 이런 식으로요. 완성한 요리 사진이나 과정 사진을 찍어 요리책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아요. 아이가 글씨를 쓸 수 있다면 짧은 요리 감상문을 적게 하거나 그림을 그려 ‘나만의 요리책’을 만들 수도 있어요. 저도 딸아이가 한국에서 2년간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앨범으로 만들어줬는데, 세상 어떤 것보다 소중하게 여기며 지금도 종종 열어보더라고요. 

모든 요리 과정에 아이가 참여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부분만 함께해도 ‘내가 만든 요리’잖아요. 또 요리 활동 시 엄마의 개입이 종종 필요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채소를 잘게 다져야 할 땐 미리 길게 채썰어 준비해 수월하게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사소하지만 성취의 기쁨을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이 과정에서 행동이나 결과물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기 주도 능력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거에요. 

요리놀이를 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이 있나요. 

기본 준비물은 아동용 안전칼과 앞치마예요. 저울과 계량컵, 재료를 담거나 계량할 때 사용하는 깨지지 않는 그릇, 도마나 다양한 모양 틀, 데코픽도 준비해주세요. 아이들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짧기 때문에 요리 재료는 놀이를 시작하기 전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요리한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는데 재료를 준비하느라 시작이 늦어지면 금세 흥미를 잃고 한눈을 팔 수 있거든요. 치즈나 초콜릿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는 분량보다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도 요령이에요. 요리하다가 아이가 집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게요. 

요리 과정을 통해 엄마 아빠와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건 아이에게 너무나 뿌듯하고 기쁜 일이에요.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 그 가운데 나누는 이야기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요리에 대한 소개나 배경 설명은 최대한 짧게 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도록 노력하세요. 단, 각종 조리 도구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요리놀이 시 안전 규칙을 정해 쓴 뒤 요리 시작 전 읽어보길 권해요.

쿡방보다 재밌고 맛있는 최인영표 요리놀이
몬드리안비빔밥

아이에게 명화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면 주목! 요리놀이를 하며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식재료로 표현하면서 확장된 사고도 가능해져요. 추상화로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 몬드리안의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이라는 작품을 요리로 만들었어요.

요리가 재밌어지는 상식
화가 몬드리안은 자연의 형태를 단순화하면 수직선과 수평선이 남고, 선들이 만나면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비빔밥을 만들면서도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는 것, 선과 선이 만나 면이 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기다란 김 조각을 이어 붙여 선을 만들고, 시금치를 채워 면을 만드는 것이다.


Ingredients(2인분)
시금치·소금·참기름·깨소금·식용유 약간씩, 당근 1/2개, 달걀 1개, 슬라이스 햄·마른 김 1장씩, 밥 300g, 네모난 용기, 별 모양 틀 

How to make
1
시금치는 데쳐 물기를 빼고 잘게 다진 뒤 소금과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무친다.
2 채썬 당근은 소금을 약간 넣고 볶는다.
3 식용유를 두른 팬에 달걀을 풀어 지단을 부친다.
4 슬라이스 햄은 모양 틀로 찍은 뒤 살짝 굽는다.
5 네모난 용기에 밥을 펴 담은 뒤 길게 자른 김을 가로와 세로로 칸을 나눠 올린다.
6 준비한 재료로 칸을 채워 완성한다.

요리와 함께하는 미술놀이
몬드리안의 작품은 패션과 건축, 실내 장식, 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 영감을 제공했다. 반듯한 직선으로 나뉜 몬드리안 그림을 보고 집을 떠올린 주은이와 함께 몬드리안 스타일의 집을 만들었다. 집 말고도 자동차, 티셔츠, 학용품, 신발 등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꾸며보자.

준비 재료
도화지, 크레파스, 유성매직, 연필, 지우개 

만들기
1
도화지에 세모, 네모로 집을 지은 뒤 지붕 아래를 몬드리안 스타일로 분할한다.
2 분할된 면을 색칠한다. 몬드리안처럼 빨강, 파랑, 노랑을 잘 활용해볼 것.
3 매직으로 집의 전체 테두리와 각 면의 경계선까지 그려 완성한다.

무당벌레피자

아이와 요리하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메뉴예요. 이탈리아에 살면서 각종 피자를 맛보았는데,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는 마르게리타 피자였어요. 같은 재료를 갖고 모양만 달리해 장식하니 세상에 없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피자 탄생! 마르게리타 피자에 얽힌 이야기도 살펴보고, 이탈리아로 여행하는 기분도 느껴보세요.

요리가 재밌어지는 상식
1889년 이탈리아의 국왕 움베르토 1세는 왕비인 마르게리타와 함께 나폴리를 방문해 몬테 왕궁에 머물렀다. 당시 최고 요리사인 에스포시토가 왕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기의 3가지 색(초록색의 바질, 흰색의 치즈, 빨간색의 토마토)을 올려 피자를 만들었다. 마르게리타 왕비가 이 피자를 너무 마음에 들어 하면서 마르게리타 피자로 불리게 됐다.

Ingredients(1개 분량)
모차렐라 치즈 150g, 토르티야 1장, 토마토소스 2큰술, 생바질잎 4~5장, 방울토마토 3~4개, 발사믹 글레이즈 약간, 이쑤시개 

How to make
1
모차렐라 치즈를 먹기 좋게 잘라 준비한다.
2 토르티야 위에 토마토소스를 골고루 펴 바른다.
3 ②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뒤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15~20분간 굽는다.
4 구운 피자 위에 생바질잎과 반으로 자른 토마토를 군데군데 올린다.
5 이쑤시개로 발사믹 글레이즈를 찍어서 무당벌레의 머리와 무늬를 표현한다.

요리와 함께하는 미술놀이
무당벌레피자를 만든 뒤에는 피자 박스를 완성해보자. 인쇄 안 된 무지 박스는 포장 용기 파는 곳에서 구입하면 된다. 배달 온 피자 박스에 종이를 붙여 사용해도 좋다.

준비 재료
무지 피자 박스, 색지, 색종이, 유성매직, 가위, 풀 

만들기
1
아이보리색 색지를 동그랗게 오려 피자 도우를 만든다.
2 ①에 빨간 색지를 울퉁불퉁하게 잘라 붙여 토마토소스를 표현한다. 
3 ②에서 피자 조각 모양을 하나 잘라낸 뒤 피자 박스에 붙인다. 
4 색종이로 피자 토핑을 다양하게 만들어 붙인다. 
5 매직으로 피자 가게 이름을 적어 완성한다.

사진 최인영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참고도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엄마표 요리놀이(슬로래빗)



여성동아 2020년 6월 6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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