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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column

전문가들에게 끌려 다니는 부모들

박선영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 대표

입력 2020.06.30 09:53:10

박선영의 우리 아이 큰그릇으로 키우기 6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 대표이자 태광실업 고문. 태광실업의 수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영성에서 답을 얻었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본성을 타고났으며, 영성회복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기업 컨설팅 노하우를 공유한다.



요즘의 신세대 부모들은 정보가 많아 아이들 키우는 것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또 서로 공유하는 전문가들의 정보 덕에 육아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들 합니다. 제가 보기에, 간단하거나 작은 일에는 이런 정보들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젊은 부모들이 전문가의 조언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는 말을 맹신하며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전문가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게 되었을까요?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 않고 주변으로 돌려서 그렇습니다. 

해방과 6.25를 겪으며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는 기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혀를 깨물어 산업화를 이루었습니다. 그 피와 땀으로 일군 바탕 위에 지금의 60대, 70대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도 살며 하고 싶은 것 다 하지 못했고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지 못했기에 내 자식만큼은 그런 아픔을 주지 않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교과목을 잘 따라가도록 학원에 보내고 피아노며, 미술이며 좋다고 하는 것을 할 수만 있다면 다 해주었습니다. 남들만큼 해줄 형편이 되지 못하는 부모들은 죄책감을 갖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온실 속의 화초처럼 오냐오냐 키운 탓에 자녀들은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부모의 과도한 보호 속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어른으로 성장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 철없는 어른이 세월이 지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가 되었습니다. 바로 지금의 30대, 40대들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것저것 주워들은 단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자녀 양육에 대한 근본 개념 없이 자신이 아는 대로 배운 것을 고집부리며 키웁니다. 마치 소꿉놀이 하듯 말입니다. 그러니 그 아이들이 견딜 수가 있겠습니까? 

아이들이 육신이 아프면 아픈 것으로 알지만 정신이 아픈 것은 알지도 못 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부모들인데 그 사실도 모르고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나무랍니다. 문제가 있다 싶으면 허둥지둥 전문가들을 찾아가지만 대부분이 실망합니다.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할 거라 믿었던 전문가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전문가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다. ‘경험하지 못 한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공부 했는데 어쩌다 의학, 심리학, 법학 등과 같은 분야를 공부한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론만으로 이해되고 해석될 수 없습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 역시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는 우리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과연 그 사람들 중에 자신이 하는 말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습니까? 

유명한 여성 강연자가 숨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자식과의 갈등을 얘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기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일반인들이 하듯 자식을 키웠을 겁니다. 

기도 공부를 하면서 지혜를 얻은 후에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여유가 생겼고,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따라 온실에서 자란 화초가 아닌 노지에서 자라는 잡초처럼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분, 언제까지 내 인생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과 작은 지식만 좇아가며 시간을 허비하시렵니까? 부모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나만의 흐름을 잡아야 합니다. 우물 안 지식과 정보에 붙들리지 않으려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신문, 잡지, 서적은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사람과 사물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우십시오. 단편적인 사실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말고, 좋다 싫다로 구분하지도 말고 그 이면을 보고 행간을 읽으며 흐름을 잡으십시오. 그 흐름이 잡힐 때, 바로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자식도 역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인격체로 보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문장을 읽을 수 있다고 해서 충분히 이해하거나 실천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많이 알고, 제대로 알아야 비로소 나 자신 그리고 자식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준비가 된 것입니다. 

전문가라는 이들 역시 인간적으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많은 인간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말 몇 마디 들어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은 이젠 그만하십시오.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흐름을 잡으십시오. 나와 내 가정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를 하십시오.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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