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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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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기준을 바꾸는 뷰티 캠페인

글 정세영 기자

2021. 01. 20

정형화된 아름다움이 정답이라 믿는 구시대적 발상을 깨고, 밀레니얼 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개념 뷰티 캠페인을 소개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구찌뷰티

구찌뷰티는 리론칭 초반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앞세워 불완전한 아름다움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엄마의 새빨간 립스틱을 몰래 훔쳐 바르다 들킨 것 같은 엉성한 립 메이크업, 아이라이너를 눈 전체에 새까맣게 가득 채우는 등 기존의 뷰티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급스러운 메이크업에서 완전히 벗어난 파격적인 비주얼을 릴레이로 선보이는 중. 제품 홍보도 남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모호하다’는 뜻이 주는 매력과 신비로움의 균형을 표현하고자 출시한 마스카라 ‘옵스뀌흐(L’Obscur)’에는 보다 정교한 속눈썹 연출을 도와주는 애플리케이터를 장착하지 않았다고. 완벽한 메이크업만이 결코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브랜드의 쿨한 신념과 도전 의식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캠페인 모델 캐스팅 역시 기존의 틀을 비껴가며 보이는 것보다 제품 자체의 가치 소비에 집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루즈 아 레브르 립스틱 광고에는 삐뚤빼뚤한 치아를 가진 모델, 주근깨 가득한 빨간 머리의 모델, 나이 지긋한 백발 할머니를 전면에 내세웠고 옵스뀌흐 마스카라 광고 주인공으로는 다운증후군 10대 소녀를 모델로 발탁한 것. 사회가 규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바이레도뷰티

작년 10월 바이레도의 첫 번째 메이크업 라인이 탄생했다. 브랜드의 새로운 의미와 태도를 정립하고 선포하려는 듯 일반적인 뷰티 관점과 180도 다른 시각의 실험적인 메이크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이사마야 프렌치와 손잡고 새로운 판을 펼친 것.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신물이 났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깨뜨리기 어려웠던 뷰티 업계의 관습을 타파하고 독창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모든 제품을 젠더리스 콘셉트로 개발했다. 브랜드의 철학을 투영시킨 첫 번째 캠페인 속에는 눈 전체를 새까맣게 뒤덮은 스킨헤드 모델, 비비드한 핑크 컬러로 풀 메이크업을 한 모델 등 다양한 매력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사진 속에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메이크업을 즐기는 사람들만 있을 뿐 성별 따위는 중요하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와 취향을 존중하는 젠더플루이드 패션이 화제가 된 것처럼, 메이크업 역시 특정 대상의 전유물이 아닌 오직 자기표현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외치는 바이레도의 목소리가 나비 효과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누구나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
세포라

어둡고 우울한 뉴스가 연이어 들리는 요즘, 이런 때일수록 밝고 긍정적인 해피 바이러스가 필요하다. 반가운 소식은 자신을 긍정하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즉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차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 글로벌 뷰티 편집매장 세포라에서도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릴레이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영상 속 등장인물들은 이주 노동자 또는 게이·트랜스젠더 등의 성소수자, 인종차별을 받아온 흑인 등 그동안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했던 이들이 대부분. 움츠리며 지냈던 지난 과거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멋지게 변신한 모습을 사진을 통해 세상에 드러낸다. 또한 브랜드가 제안하는 새로운 뷰티 세계를 경험하면서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도 담았다. 인종, 체형, 사회, 경제적 배경, 성별 모두 상관하지 않는 다양성의 개념을 확산시키고 모든 사람은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담백하게 표현해낸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브랜드가 지녀야 하는 선한 영향력이자 강력한 힘 아닐까.

내 몸이 제일 예뻐
러브바드

동시대 흐름에 발맞춰 뷰티 업계는 몸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몸 자체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사랑하자고 독려하는 보디 포지티브 운동을 꾸준히 지지하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가 트렌드를 넘어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 이처럼 내 몸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자는 의미를 지닌 러브바드는 ‘Love Your Body, Love Your Self’라는 뜻을 담은 국내 보디 케어 전문 브랜드다. 여성의 몸에 대한 고정 의식을 깨고, 은밀한 신체도 즐겁게 관리할 수 있도록 몸의 부위 및 증상별 보디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들의 몸은 어떤 형태든 모두 아름다워요’란 모토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말하지 못했던 피부 고민에 집중한다. 임산부들의 대표 고민거리 중 하나인 튼 살부터 등에 난 여드름, 겨드랑이 색소 침착, 탄력을 잃어 슬픈 엉덩이까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피부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제품을 선보이는 중. 



첫 번째 캠페인 역시 정형화된 틀을 깨고 동글한 몸매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매력적인 모델 테스 맥밀란을 등장시켜 조금은 낯설지만 무한 공감을 유발하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친근한 접근 방식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사진제공 구찌뷰티 러브바드 바이레도뷰티 세포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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