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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collaboration

미키 마우스가 구찌를 만났을 때

EDITOR 한지혜

2020. 03. 08

귀여움 앞에 장사 없다는 말에 격하게 동의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꾹 닫아두었던 지갑도 저절로 열린다는 명품×캐릭터 트렌드에 대하여.

“귀여운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이다. 캐릭터는 어느덧 특정 세대만 누리는 특권이나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 하나의 문화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유명 백화점과 편집숍은 물론 집 앞 편의점에서도 캐릭터가 들어간 아이템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패션 업계 역시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해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는 마케팅을 지속하는 중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2016 F/W 구찌 컬렉션에 스누피, 2017 S/S 컬렉션에는 도널드 덕이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하우스 브랜드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레디 투 웨어가 대거 등장해 주목받았다. 캐릭터 패션의 선구자인 제러미 스콧 역시 수년간 자신의 레이블과 모스키노 컬렉션에 바비, 스폰지밥, 심슨, 파워퍼프걸 등 다양한 만화 캐릭터와 패션을 접목시켜 마니아 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캐릭터 패션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단순히 레디 투 웨어에 국한되었던 아이템이 슈즈, 백, 주얼리 등 고가의 럭셔리 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매 시즌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남성복 컬렉션에 헬로키티가 등장했고, 한 달 만에 완판 신화를 기록했다. 구찌는 지난 시즌 월트디즈니 캐릭터 미키 마우스의 90번째 생일을 기념해 3D 토트백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 시즌 크루즈 컬렉션에서는 쥐의 해를 기념해 레디 투 웨어, 슈즈, 핸드백, 액세서리 등 어마어마한 라인업으로 제대로 된 미키 마우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모스키노는 2020 뉴 이어 컬렉션의 주인공으로 자체 개발한 미키 마우스 패러디 캐릭터 ‘미키 랫’을 선보였고, 에트로는 워너브라더스와의 협업으로 톰과 제리 속 제리를 주인공으로 한 캡슐 컬렉션을 발표했다. 아이코닉한 페이즐리 캔버스 위에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앙증맞은 제리 덕분에 매출이 크게 올랐다는 후문. 마크제이콥스 역시 지난해 말 스누피와의 협업에 이어 영국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마그다 아처와 손잡고 티셔츠부터 휴대폰 케이스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여 SNS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로써 오늘날 패션계가 추구하는 것은, 어렵고 진지함은 잠시 넣어두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분 좋은 유쾌함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옷장 속에서 꺼내지 못한 캐릭터 아이템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꺼내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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