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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라, 세상 모든 금쪽같은 아이들을 위하여

EDITOR 한정은

입력 2020.06.19 17:16:01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지혜를 얻고 함께 성장한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입양에 대한 인식을 바꾼 주인공 그리고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신애라가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그 지혜를 나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라면 더더욱 재고 따질 것이 많아 지레 포기하게 된다. 배우 신애라(51)는 달랐다. 2014년 활동을 중단하고, 아이 셋을 데리고 훌쩍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의 미국행이 특별한 것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유학길에 오르는 보통의 사례와 달리, 엄마인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의 용기는 엄마, 아내가 아닌 자신의 삶을 찾길 원하는 많은 여성이 그를 롤 모델로 삼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좀 더 늦기 전에 영어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제 평생 로망이 외국 생활을 해보는 일이기도 했고요. 제가 중학생 때부터 유학 붐이 일어서 많은 친구가 유학을 다녀왔는데, 귀국하는 친구마다 영어를 무척 잘하더라고요. 부러웠지만, 형편이 되질 않아서 유학을 가진 못했죠. 물론 외국 생활을 한다고 해서 다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요(웃음).” 

아이 셋을 데리고 가는 것이 그가 꿈꾸던 유학의 모습과는 좀 달랐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 외국 생활을 해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기뻤다고 말한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적응했다. 일 때문에 한국에 남았던 남편 차인표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28번이나 오갔다. 이렇게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애초에 기독교상담학을 공부하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계획했지만 기독교상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가정사역을 더 공부하다 보니 5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사이 그는 50이라는 나이를 맞이하기도 했다. 

“반평생 살았고 앞으로 얼마간의 시간이 제 삶에 주어질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보낸 시간과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된 것들이 앞으로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전에는 제가 별문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저에게도 참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여러 관계 속에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죠. 깨달음이 있다고 해도 자신을 개선해나가기란 여전히 쉽지 않아요. 하지만 모르던 때와는 달리 생각해볼 수 있고 노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만족스러워요.”

선한 영향력, 긍정이 주는 위로

그는 말 많고 탈 많은 연예계에서 남편 차인표와 함께 큰 사고 한번 없이 오랜 시간 서로를 존중하며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힌다. 또 입양으로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그는 1995년 결혼해 첫째 아들 정민을 낳았고, 2005년 딸 예은을 입양한 뒤 2008년 둘째 딸 예진까지 입양해 단란한 다섯 명의 가족이 되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의 화목한 모습을 수차례 공개하면서 대중에게 입양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입양인지원센터(구 중앙입양원)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입양은 선행이 아니라 가족의 한 형태라고 말한다. 



“입양은 선행도 아니고 칭찬받을 일 또한 아니에요. 그저 아이에게 가족을 제공해주고 입양 부모에게 가족이 생기는, 축복받고 축하받을 일이죠.” 

그는 첫째 딸 예은이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어 만든 그림책 ‘내가 우리 집에 온 날’(위즈덤하우스)을 발간하기도 했다. 

“제 생일마다 아이들에게 선물 대신 편지를 써달라고 해서 그동안 많은 편지를 받았어요. 그런데 예은이에게 12월 15일에 편지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날은 예은이가 복지원에서 우리 가정으로 온 날이기 때문에 제겐 아주 특별했거든요.” 

‘나는 내가 우리 집에 와서 너무너무 좋아’로 시작되는 빼곡한 편지를 읽고 그는 펑펑 울었다. 이 편지를 TV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는데,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았고 반가운 마음에 흔쾌히 수락했다.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입양에 관한 생각을 조금 달리할 것 같았어요. 입양 가족이나 입양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출판을 결정했죠.” 

그의 선한 영향력은 입양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세 아이의 엄마인 동시에 전 세계 32명의 엄마이기도 하다. 15년간 한국컴패션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들을 후원해왔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물질적인 충족에서 오는 행복과는 전혀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선행의 이유다. 

사람의 감정은 전이가 된다.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과 함께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지난 2018년, 그는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미국에서의 삶과 가족들을 공개한 바 있다. 이때 많은 시청자에게 화제가 된 것은 밝은 기운이 가득한 그들의 힐링 하우스였다. 이전에도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던 그였지만, 좀 더 여유로워진 듯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타인뿐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살피고 대화하는 법을 배웠어요. 심리학은 나를 아는 학문이자, 타인을 아는 학문이라 좋았어요.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인데, 그 안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죠.” 


아이를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부모들

미국에서의 생활은 5년 반이었지만 방송 활동의 공백은 무려 7년이 되었다. 그사이에 SBS ‘미운 우리 새끼’와 ‘집사부일체’에 일회성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그를 기다린 대중에게는 긴 시간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가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할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인 따뜻함과 밝은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한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바로 육아 솔루션 예능 프로그램인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다. 

그가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육아는 모든 부모에게 어려운 숙제인데, 함께 아이들을 잘 키우면서 아이뿐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함께 성장하자’는 좋은 취지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애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에게도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Good Enough’라는 말이 있어요. 내가 좋은 부모일까 자책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밑바닥을 쳤다 올라오는 부모라면 이미 그 마음 자체로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 모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부모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니 좋은 프로그램을 보거나, 강의와 육아 서적 등을 통해 공부하는 부모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5월 29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에서 2.1%의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의 사연을 받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 프로그램이 호평받은 가장 큰 이유는 출연진들의 진정성과 전문성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그 중심에는 신애라가 있다. 그는 진행자이면서도 많이 듣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제가 진행자로서 해야 할 일은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출연자들을 저마다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말이 엄청 많은 편인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애쓰죠.” 

육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다른 출연자들이 주인공인 아이의 행동과 문제에 대해 집중한다면, 그는 아이의 마음은 물론 부모의 마음까지 헤아려주고 따뜻하게 감싸준다. 그의 따스한 진행에 출연하는 일반인 부모는 물론 육아에 지친 시청자들까지도 위로를 받게 된다는 평이다. 그렇다고 듣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23년 차 육아 베테랑인 그는 방송에서 3남매를 키우며 겪은 여러 시행착오와 경험에서 우러나온 훈육법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가 말하는 훈육은 매를 들거나 화를 내는 것과는 다르다. 특히 아이의 훈육에 있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2가지는 공감과 일관성이다. 

“공감은 상대방의 흥분된 감정을 차분하게 해주는 좋은 치료법이에요. 보통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감정에 감정으로 대치하게 되는데, 부모가 공감을 해주면 흥분된 아이가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죠. 일관성은 부모가 가져야 하는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예요. 일관성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화를 참는 것인데, 무조건 참으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내가 아프거나 상대가 아프죠. 참지 말고 그때그때 훈육을 하면 부모도 덜 힘들고 아이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의기투합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첫 방송이 나간 이후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른 육아 관찰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점은 ‘진정성’이다. 다른 육아 프로그램이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을 교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아이의 내면에 집중한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어요.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의 행동만 문제 삼는 경우가 많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이를 통해 어른들도 자신의 아픈 경험을 돌아볼 수 있게 되고요.” 

가장 좋은 점은 출연진들의 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육아 솔루션을 해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진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각자 맡은 역할이 조화로워 몰입감을 높인다. 베테랑 육아맘인 그를 비롯해 말이 필요 없는 육아 전문가 오은영 교수와 대화의 기술을 알려주는 박재연 소장은 시청자들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육아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방송인 장영란은 두 아이의 엄마로 부모의 입장을 100% 공감해주는 공감 요정이다. 육아 문제에 부딪힌 부모의 아픈 마음에 함께 공감하면서 눈물 흘리고, 상처 받은 아이를 보면서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한다. 청일점인 개그맨 정형돈은 아빠의 입장을 대변한다. 아빠로서 어쩔 수 없는 애환에 대해 공감하면서 엄마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프로그램 특성상 매우 진지해지거나 단호한 대처로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는 개그우먼 홍현희가 부드럽게 풀어준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긴장감을 녹이는 것은 물론 아이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홍동심’ 캐릭터를 맡고 있다. 

출연진 모두가 엄마, 아빠, 예비 부모로서 각각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는 덕분에 시청자들도 육아로 인해 지친 마음에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은 데다 그의 가족들의 응원도 엄청나 신애라는 더 힘이 난다. 남편 차인표는 자신의 SNS에 그의 인터뷰 영상들을 공유하면서 공개 응원 메시지를 남겼고,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하는 출연진들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더 열렬한 시청자가 되어준다. 

“우리의 미래는 아이예요.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제대로 잘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육아가 힘들고 어렵고 지치는 일이 아니라 행복한 일이, 또 미래를 키워내는 일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와 부모 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게 되길 바라요.”

출연진 인터뷰

대체 불가 육아 전문가
오은영 교수
“사람이 살다 보면 갑작스럽게 힘든 시기가 와요. 그럴 때 부모를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근한 나무 그늘처럼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나도록 말이에요. 이 프로그램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내면세계, 그리고 어린 시절 받은 상처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거든요. 많은 사람이 힘들 때 이 방송을 찾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합니다.”

공감 요정
방송인 장영란
“가슴으로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저 또한 7세, 8세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방송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배우고 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희 아이도 잘 키워야겠지만 다른 아이들도 함께 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질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에 함께하게 돼서 기뻐요.”

아이들을 대변하는 홍동심
개그우먼 홍현희
“섭외 요청을 받고 아직 엄마가 아닌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어요. 모두가 부모의 마음에 공감한다면 저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그들의 속마음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모든 아이가 저를 보면서 ‘내 편이야’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요. 더불어 예비 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삶의 지혜와 육아 노하우를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기획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집사부일체’ 화면 캡처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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