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terior

싱글남 취향 담은 완벽한 인테리어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3.01.20 10:00:01

작업실 기능을 겸한 주방, 뷰가 아름다운 거실, 헬스장 부럽지 않은 홈짐까지.실용적이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놓치지 않은 근사한 싱글남의 집을 구경해보자.
경기도 용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석 씨는 ‘워라밸’에 성공한 싱글남이다. 카페 마감 후에는 작업실로 이동해 매일같이 베이킹을 연구하는 열정남이기도 하다.

“빵이 맛있는 아늑한 카페를 만드는 게 오랜 꿈이에요. 제과제빵을 모두 제 손으로 하고 싶어 오랫동안 공부했고, 배운 기술을 토대로 요즘엔 메뉴 개발에 몰두하고 있죠. 빵을 만들려면 오븐 등 많은 장비가 필요한데, 이전 집 주방에는 그것들을 놓고 연구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작업실을 빌리기도 해봤지만 오가는 시간과 비용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이사를 간다면 렌털 스튜디오 못지않게 널찍하고 공간 효율이 좋은 작업실 겸 주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주거 공간은 물론 작업실 기능까지 누릴 수 있는 널찍한 집을 찾던 윤 씨는 우연히 아파트 꼭대기 층 매물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톱 층 특성상 아파트임에도 개방감이 좋고, 채광까지 완벽한 정남향 집이었던 것.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탁 트인 전망.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저수지 뷰는 온몸에 내려앉은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장점이 많은 집이었기에 리모델링에도 욕심이 났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위해 먼저 원하는 집의 분위기와 컬러, 공간 활용을 고민했고 나름의 리모델링 톤 &매너를 결정했다. 그가 선택한 집의 주조색은 화이트와 우드. 취향대로라면 어두운 무채색을 베이스로 한 모던한 스타일로 결정했겠지만, 취향을 따라가기엔 하루 종일 집 안 곳곳을 비추는 햇빛이 너무 아까웠다. 빛이 잘 들어오는 집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밝은 집’을 콘셉트로 삼고 작업실, 홈짐 등 원하는 공간을 정한 뒤 시공업체를 찾아 나섰다. 업체의 이전 시공 결과물을 토대로 집과의 거리, 담당 디자이너의 소통 능력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삶의 여유를 갖게 하는 휴식 같은 공간

집에 들어서면 잠시 넋을 놓고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거실 창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뷰 때문. 산과 밭, 저수지가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거실은 이 아름다운 뷰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창밖 풍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큰 가구나 수납장은 배제했고, 책장 역시 소파 뒤 벽면에 매립 선반으로 미니멀하게 짜 넣었다. 톱 층의 특성상 높은 천장엔 메인 조명 대신 실링팬을 설치했다. 창밖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경관, 높은 천장고가 만들어준 쾌적한 실내 분위기, 그리고 실링팬의 조화가 마치 휴양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안방 구조도 재미있다. 가벽을 기준으로 앞쪽은 침실, 뒤편은 드레스 룸으로 공간을 나눴는데,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평상과 침대로만 이루어진 침실. 대부분 침대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를 올리는 것과 달리 윤 씨의 침대는 평상 위 매트리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침실을 영화관처럼 꾸미고 싶었어요. 이왕이면 뒹굴뒹굴하며 영화를 즐길 수 있게 침대 면적이 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평상이에요. 최대한 크게 평상을 만들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올리면 침대의 포근함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기존의 침대보다 훨씬 여유롭게 쓸 수 있을 테니까요.”

평상은 생각 이상으로 활용도가 높았다. 책, 컵 등 작은 물품을 올려둘 땐 협탁 역할을 대신했고, 때에 따라서는 식탁의 기능까지 담당했다. 그리고 이 평상에는 숨겨진 기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히든 수납장. 매트리스를 걷어내면 평상 위로 여닫이문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철 지난 이불 등 현재 사용하지 않는 살림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공간마다 달라지는 디자인

거실 창밖 뷰를 한참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면 ‘내가 카페에 왔나’ 싶게 감각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가정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유리문과 글라스 폴딩도어가 이색적인 곳, 바로 윤 씨의 주방이자 베이킹 작업실이다.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오븐에서 막 꺼낸 뜨거운 트레이, 날카로운 장비 등 저희 집 주방은 특히 위험한 것들이 많거든요. 고양이들이 주방에 들어왔다가 다칠까 염려돼 특별히 주방 문을 설치해달라고 요청드렸죠. 혹시 모를 고양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문을 달았을 뿐인데, 디자인적으로도 매우 마음에 들어요.”

내추럴한 돌을 손잡이로 활용한 주방 출입문도 세련됐지만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방 창문 역할을 하는 글라스 폴딩 도어다. 주로 상업 공간에 쓰이는 이 도어는 모두 닫았을 때 통유리 느낌이 들어 답답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 이 집의 구조상 주방에서도 거실 창밖이 온전히 보이는데, 유리 소재의 폴딩 도어 덕에 작업 중에도 거실 밖 뷰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홈짐도 그가 애정을 가지고 만든 공간이다. 운동선수 출신인 그는 아무리 바빠도 운동만큼은 거르지 않는 스포츠 마니아다. 그런 그에게 작업실만큼이나 꼭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 바로 홈짐이었다. 홈짐이라 하면 운동기구만 넣어두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감각적인 홈짐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 이번 시공을 담당한 코이디자인 백소라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만약 헬스장처럼 정적인 운동을 하는 방을 꾸밀 계획이라면 그레이, 블랙, 네이비 등 차분하고 어두운 톤의 컬러를 선택하시는 게 좋아요. 그렇게 하면 디자인적으로 예쁘지 않은 운동기구만 놓여 있어도 방이 세련돼 보이거든요. 반대로 댄스, 에어로빅, 필라테스 등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계획이라면 컬러감 있는 소품 위주로 공간을 채워주세요. 훨씬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132m2(40평) 공간을 영리하게 채운 윤석 씨의 집.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날마다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것 같다.

#인테리어 #싱글남아지트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코이디자인



여성동아 2023년 1월 709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