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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돌고 돌아 빅 벨트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2023. 04. 05

2000년대 팝 스타들의 스타일을 책임졌던 스테이트먼트 벨트가 2023년 키 트렌드로 돌아왔다. 슈즈와 백 못지않게 존재감 있는 액세서리를 찾고 있다면 쇼핑 리스트에 빅 벨트를 추가할 것.

‘유행은 돌고 돈다’는 법칙은 패션 월드에서 끊임없이 증명되고 있다. 20세기 말의 과도한 패션을 촌스럽다고 여겼지만, 로라이즈 진 팬츠, 크롭트 톱, 나비 모티프, 바게트 백, 벨벳 트레이닝복 셋업 등 그때 그 시절의 ‘유물템’이 발굴되어 새롭게 부활하기 때문. 다음 주자는 일명 ‘챔피언 벨트’로 불리는 빅 사이즈 벨트가 될 전망이다. 그때 그 시절 팝 스타나 할리우드 셀럽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허리에 존재감 넘치는 빅 벨트를 둘러 스타일을 완성했다. 패리스 힐튼은 슬립 드레스나 비치 드레스에 와이드 벨트로 포인트를 줬고, 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비욘세는 로라이즈 진 팬츠에 얼굴만큼 커다란 버클이나 체인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벨트를 매치해 허리 라인을 돋보이게 했다. 셀러브리티의 시초였던 킴 카다시안이나 당대 패션 아이콘인 제니퍼 로페즈 역시 벨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2023년에도 세기말 무드에 푹 스며든 디자이너들은 당시의 멋쟁이들을 떠올리며 다채로운 벨트 스타일을 런웨이에 올렸다. 최근 독보적인 Y2K 트렌드의 화신으로 활약한 블루마린은 이번 시즌에는 좀 더 다크하고 강렬한 무드로 돌아왔다. 눈여겨볼 만한 아이템은 더 입체적인 실루엣으로 진화한 로라이즈 진 팬츠. 넓게 퍼지는 부츠 컷 디테일과, 허리 부분의 볼드한 로고 버클로 글래머러스한 세기말 감성을 강조했다. 매 시즌 쿨한 애티튜드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바퀘라는 스트랩 장식 브라톱과 찢어진 데님 롱스커트 착장에 메탈릭한 와이드 벨트를 더해 1990년대 화려한 팝 스타 전성기 시절의 룩을 연출했다. 베르사체의 수장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하우스의 유산인 1990년대 베르사체 코드를 다시 복구해 관능적인 고딕 여성상을 창조했다. 특히 배꼽까지 시원하게 파인 섹시한 블랙 드레스를 입은 이리나 샤크는 볼드한 버클 벨트를 매치한 덕분에 훨씬 파워풀해 보인다.

1 비욘세, 2 패리스 힐튼, 3 킴 카다시안, 4 브리트니 스피어스, 5 린제이 로한, 6 제니퍼 로페즈

1 비욘세, 2 패리스 힐튼, 3 킴 카다시안, 4 브리트니 스피어스, 5 린제이 로한, 6 제니퍼 로페즈

빅 벨트로 무조건 Y2K 스타일을 완성할 필요는 없다. 고풍스러운 연출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 이번 시즌 68쌍의 쌍둥이 듀엣을 런웨이에 세운 구찌는 톰포드 시절 구찌의 미니멀한 슈트를 소환했다. 여기에 199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골드 버클 벨트로 우아하면서도 대담한 룩을 완성했다. 루이비통은 거대한 붉은 꽃 조형물을 무대 중앙에 설치해 ‘슈퍼 사이즈’라는 테마에 충실했다. 컬렉션에 등장한 지퍼, 단추, 스티치까지 커다랗게 확대돼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는데, 톱이나 코르셋으로 활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과장된 사이즈의 와이드 벨트로 허리를 꽉 조여 라인을 강조했다.

런웨이와 리얼웨이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셀럽들 역시 벨트의 유행에 힘입어 라인이 돋보이는 블루마린 데님 드레스에 버클 벨트로 허리를 강조했다. 또 다른 레트로 패션의 선두 주자는 모델 벨라 하디드다. 여릿여릿한 핏의 니트 톱과 오버사이즈 버클 벨트가 장착된 데님 스커트로 빈티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무드를 소환했다. 골드와 블랙의 조합은 항상 옳다는 것을 보여준 헤일리 비버. 스키아파렐리의 화려하고 두툼한 금빛 벨트를 활용해 올 블랙 룩에 반짝이는 존재감을 더했다.

1 벨라 하디드 2 두아 리파 3 엘사 호스크 4 리타 오라 5 헤일리비버

1 벨라 하디드 2 두아 리파 3 엘사 호스크 4 리타 오라 5 헤일리비버

일상에서 빅 벨트를 부담 없이 소화하고 싶다면, 모델 엘사 호스크의 룩이 제격이다. 하늘색 셔츠에 넉넉한 부츠 컷 팬츠, 트렌치코트 차림에 볼드한 구찌 로고 버클로 포인트를 줬다. 항상 유니크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고수하는 리타 오라 역시 액세서리로 승부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룩에 네클리스와 머플러 그리고 크리스털로 장식된 불가사리 벨트까지 더해 유머러스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스타일리시한 패션은 한 끗 차이로 달라진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룩!



이처럼 트렌드를 선도하는 셀럽들의 스타일은 2000년대 패션 아이콘을 연상시킨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린제이 로한, 올슨 자매가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돌아온다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듯하다. 이번 시즌 쿨해지고 싶다고? 그렇다면 옷장 속에 숨어 있던 ‘빅 벨트’를 다시금 꺼내 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 잊고 있었던 ‘장롱템’이 당신의 패션 구세주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Y2K패션 #빅벨트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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