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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여름철 눈 건강을 해치는 결정적 상황 3

윤혜진 객원기자

2024. 07. 15

한여름 눈은 피곤하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속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더 늘기도 하고, 강렬한 자외선과 물 반 사람 반인 수영장 등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도 많다.

#1
“선글라스 챙기기 귀찮은데 그냥 나가지 뭐”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UV400’ 렌즈인지 꼭 체크할 것.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UV400’ 렌즈인지 꼭 체크할 것.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외출할 때는 햇빛을 가려줄 모자와 양산, 선글라스, 부채, 휴대용 선풍기 등 챙길 게 많다. 그래서 얼굴에 자외선 차단제는 발라도 선글라스는 깜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눈은 자외선에 취약하다. 한정우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 중 하나는 자외선을 차단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며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 UVB로 나뉘는데 둘 다 차단해주는 UV400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설명한다. 파장이 긴 UVA는 망막까지 도달하고,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망막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UVB는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되어 각 부위에 문제를 일으킨다. 수정체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수정체의 변성을 유발해 백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는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고,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나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보안경을 챙겨 쓰도록 한다.

다만 시중 인터넷 쇼핑 사이트들을 보면 ‘UV400’ 또는 ‘100% UV 차단’ 같은 문구 없이 1만~2만 원대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선글라스도 많다. 이런 패션용 선글라스는 눈부심을 방지하는 효과 외 자외선 차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눈 건강을 위해서라면 제대로 된 자외선 차단 렌즈를 택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비싼 선글라스를 구입해 수년 동안 장기간 사용하면 이 역시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지니 되도록 2년 주기로 렌즈를 교체해줄 것. 오래된 선글라스가 있다면 사용 전 가까운 안경원에 방문해 자외선 차단율을 꼭 체크해보도록 한다.

한편 렌즈 색상과 자외선 차단과는 관계가 없다. 자외선 차단율이 중요하다. 짙은 렌즈 색의 선글라스를 장시간 착용하면 오히려 빛의 양을 늘리기 위해 동공이 확장되어 좋지 않다. 새까만 렌즈보다는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컬러 농도 75~80%)의 렌즈를 추천한다. 만약 시력이 좋지 않아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변색 렌즈를 고려해보자. 변색 렌즈는 빛의 양에 따라 음영 조절이 돼 실내에서는 일반 안경처럼 사용하고 실외에서는 선글라스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사용 시간에도 딱히 제한이 없어 오래 착용해도 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덥고 잠도 안 오는데 스마트폰이나 해야겠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녹내장,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녹내장,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밤이 길고 열대야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아무래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 이 긴 밤 동안 대개의 사람들이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눈 바로 앞에 작은 화면을 오래 두고 보다 보면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정확히는 눈 속에 있는 조절근의 피로다. 사물을 볼 때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조절근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데, 눈 가까이에 스마트폰을 두고 보면 조절근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지친 눈을 감고 쉬어 주거나 먼 거리를 보면서 조절근을 이완시키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엎드린 자세는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수정체가 전방으로 쏠리면서 안압이 오를 수 있고, 이로 인해 녹내장이 생길 수도 있다.

야간에 눈의 피로감을 덜기 위해 스마트폰을 다크 모드로 전환하고 화면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크 모드가 눈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블루라이트를 줄여 눈을 편하게 해준다고 알려졌지만 애초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도 있다. 이에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시 눈이 피로해지는 것은 블루라이트 때문이라기보다는 눈 깜빡임 감소에 따른 안구건조증 악화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한정우 교수의 의견이다.



한 교수는 “다크 모드는 눈부심을 줄이고 눈이 주변 밝기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눈의 피로를 낮추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다크 모드의 장시간 사용은 눈 조절력의 과도한 사용으로 이어져 근시가 유발된다는 보고도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어두운 곳에서 다크 모드는 20~30분 정도만 유지하는 것을 권하고, 되도록 취침 전에는 핸드폰 사용을 줄이길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과 관련해서는 열대야 속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끊임없이 사용하는 점도 문제가 된다. 눈이 빡빡하고 건조해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염증 및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을 얼굴 가까이에 직접적으로 쐬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눈에 건조함을 느끼면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주도록 한다. 따뜻한 찜질도 도움이 된다.

#3
“눈병 무서워서 수영장 안 갈 수도 없고…”

수영장 물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수영장 물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여름은 기온이 높고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해 세균이나 각종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특히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유행성 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데, 아데노바이러스는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아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도 쉽게 옮을 수 있다. 따라서 수영장에서는 되도록 물안경을 착용해 물이 안구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평소 콘택트렌즈를 끼는 경우라면 가급적 수영장에서만큼은 착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면 세균이 렌즈와 눈의 틈 사이에 달라붙어 위험할 수 있기 때문. 그래도 꼭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면 일회용을 쓰도록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유행성 결막염은 충혈·이물감·눈곱·통증 등의 증상은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전염되지 않지만 유행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하다. 특히 바이러스가 눈에 들어와 증상을 나타내기까지 4~10일 정도 걸린다. 이 같은 잠복기 때문에 환자가 눈병에 걸린 줄 모른 채 바이러스를 여기저기 옮길 수 있다.

한정우 교수는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외출 후는 물론 수시로 손을 잘 닦는 것이 중요하다. 지저분한 손으로는 되도록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며 “눈병이 의심된다면 다른 사람을 배려해 접촉을 주의해야 하며 가족과도 수건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눈이 간지럽다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아 투여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눈건강 #선글라스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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