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많은 스타를 만났지만 ‘대포 카메라’를 장착한 팬들이 종영 인터뷰 장소까지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은 요즘 변우석(33)에게 꼭 어울리는 표현이다. 5월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그는 단숨에 스타로 도약했다. 드라마는 주 타깃층인 2040 시청자들 사이에서 8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 조사에 따르면 변우석은 TV-OTT 출연자 종합 화제성 부문에서 4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드라마가 종영되던 날엔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변우석의 영상이 걸리기도 했다. 타임스스퀘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인 만큼 광고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해당 영상은 대만 팬이 사비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변우석 덕분에 월요병이 치유됐다’ ‘변우석 때문에 처음으로 덕질을 시작했다’는 간증도 이어지고 있다. 변우석이 부른 드라마 OST ‘소나기’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올랐고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도 진입했다. OTT에선 영화 ‘소울메이트’, 드라마 ‘청춘기록’ 등 그가 과거 출연한 작품들의 역주행이 시작됐다. 팬들 사이를 헤집고 변우석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그래서 더 기대가 됐다. 어두컴컴한 카페 안쪽에서 변우석이 나올 땐 거짓말 안 보태고 온통 그에게만 조명이 향한 듯 주변이 환하게 빛났다. 이래서 사람들이 “변우석, 변우석” 하는구나, 싶었다.
그를 스타덤에 올린 ‘선재 업고 튀어’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톱스타 류선재와 그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열성팬 임솔(김혜윤)의 타임슬립 로맨스다. 변우석이 연기한 선재는 고등학생 때 잘나가는 수영선수였으나 부상으로 은퇴하고 이후 밴드 이클립스의 보컬로 데뷔해 톱스타가 되는 인물. 하지만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2023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다. 솔은 ‘최애’였던 선재를 살리기 위해 2008년으로 타임슬립하고, 선재는 그런 솔 앞에 열아홉 살의 풋풋한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을 살리려는 솔과 엮이게 된다.
드라마 종영 소감은.
어느 순간부턴 선재를 너무 좋아하고, (선재 역할을) 즐긴 것 같은데 끝났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앞으로도 류선재가 보고 싶으면 항상 작품을 찾아 볼 것 같다.
최종회 방영 날 단체 관람 무대인사에서 눈물을 보였다던데.
16회가 끝나고 스태프와 찍은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걸 보면서 울컥했다. 스태프가 노력한 덕분에 아름다운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얘기하다가 눈물이 났다.
변우석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임스스퀘어에 영상도 걸렸던데, 인기를 실감하는지.
어제 소속사 홍보 팀이 타임스스퀘어 영상이 뜬 걸 알려줬는데 너무 놀라고 감사했다. 해외에서의 인기는 SNS 게시물 같은 것을 봤을 때 와 닿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인터뷰 장소)를 아침에 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팬들이 이미 엄청 많이 와 계시더라.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싶다.
팬 미팅 예약에 70만 명이 몰렸다고 하더라.
나도 홍보 팀과 같이 팬 미팅 예매를 해봤다. 예매 버튼을 눌렀는데 처음에 대기 5만 명이 뜬 줄 알았다. 그런데 50만 명이더라. ‘이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과거 출연했던 작품들이 역주행을 하고 있고, 유튜브 조회수와 댓글도 엄청 많더라.
나도 내 알고리즘에 떠서 보고 있는데 ‘선재야, 나 여기까지 왔어’라는 느낌으로 항상 비슷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변우석이라는 사람의 10년 역사, 삶을 같이 봐주시는 것 같아 신기하고 감사하다. 그 영상을 볼 때면 나도 과거의 한 세션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 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대본을 보면 배우들의 눈에는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포인트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작가님의 글과 지문으로 그려지는 장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재를 연기하며 느꼈던 감정을 보는 분들도 공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았고, 첫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인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남녀 주인공의 케미가 좋았는데,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는지.
김혜윤 배우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솔의 감정과 눈빛이 너무 좋았고, 덕분에 내가 오롯이 선재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연이 처음이다 보니 체력 안배나 컨디션 조절이 서툴렀다. 그래서 최대 고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거였는데, 혜윤 배우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초콜릿, 젤리 같은 간식도 챙겨주고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줬다. 비 올 때 촬영한 신이 많아서 옷이 젖고 추울 텐데도 웃으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가여웠고, 고맙고, 기대가 됐다. 김혜윤 배우가 솔을 연기해줘 너무 고맙다.
류선재와 변우석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많이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선재가 솔을 참 많이 좋아하는데, 나는 뭔가를 그렇게까지 좋아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금 연기에 대한 마음이 그렇긴 하지만, 내가 선재를 연기할 때는 솔에 대한 감정이 훨씬 더 진했다. 나와 선재는 사람들 대하는 행동이나 감정의 결들이 비슷하게 닮아 있지만 그 깊이는 다른 것 같다.
드라마에서처럼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 .
예닐곱 살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부모님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기도 하고,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다른 삶을 사는 것도 좋겠지만, 어제 드라마 단체 관람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서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선재는 수영선수에 아이돌 역할이었다.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듯한데.
대본을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영은 2~3개월 정도 배웠다. 안무는 감독님과 미리 상의해서 3~4개 정도 정해놓고 정확한 제스처를 취하기로 했는데, 촬영하시는 분들이 너무 잘 담아주셨다. 노래는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순간순간 즐기면서 노래했는데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내 실력보다 잘 나온 것 같다. 나도 요즘 ‘소나기’를 즐겨 듣는다.
하지만 유명 배우들이 워낙 많이 출연한 작품이어서인지 그에게까지 스포트라이트 차례가 오지 않았다. 변우석은 그 후 여러 차례 오디션에 떨어지며 자존감이 바닥을 쳐 카메라 울렁증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다시 기회를 잡았고, ‘청춘기록’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힘 센 여자 강남순’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끝에 ‘선재 업고 튀어’로 드디어 진가를 인정받게 됐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드라마 종영 후 아시아 투어로 팬들과 만나는 한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2025 S/S 남성복 컬렉션에 참석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디션에도 많이 떨어지고, 배우로서 힘든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런 순간들이 왔을 때 엄청 많이 흔들렸다. 운이 좋게도 그럴 때마다 주변의 좋은 분들이 믿고 용기를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뭔가를 헤쳐나가는 걸 즐거워하는 것 같다. 힘든 순간에 도움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이 지금 변우석 씨의 성공한 모습을 보면 많이 좋아하시겠다.
나도 실감이 안 나서 영화 ‘트루먼 쇼’의 상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주변 분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디션 떨어질 때마다 위로해준 친구들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아는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사람들이 다 네 얘기밖에 안 해’라며 신기해하더라. 부모님도 사인 요청을 많이 받아서 집에 가면 그분들께 드릴 사인을 계속해야 한다.
인기가 많아진다는 건 반대로 책임감이 커진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데.
맞다. 팬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고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나 캐릭터도 더 잘해야 한단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적이 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도 100점을 맞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팬분들로부터 사랑받은 경험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다시 또 그때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열심히 할 거다.
드라마의 키워드가 덕질인데, 변우석 배우도 덕질을 해본 경험이 있나.
어릴 때 집에 몰티즈 강아지가 있었는데, 그 녀석을 너무 좋아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해서 그가 나온 작품은 다 찾아서 봤다. 티모시 샬라메라는 사람 자체도 멋있고 캐릭터도 좋지만, 잔잔하게 감정을 끌고 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의 연기가 특히 좋다.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방콕, 홍콩 등을 돌며 팬 미팅 여는데, 어떤 마음가짐인가.
팬들이 큰돈을 들여 나를 보러 와주시는 거라 기억에 남을 만큼 기쁨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나도 그 순간을 함께 즐기고 싶다.
새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어떤 캐릭터를 더 하고 싶다기보다 대본을 읽었을 때 감정이입이 되고 감동이 이는 작품이라면 액션, 로맨틱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다. ’선재 업고 튀어‘를 할 때 장면마다 감정을 이해하고 들어가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순간들이 선재를 표현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제 시작이고 갈 길이 멀다. 욕심이 많은 편이어서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노력해서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변우석인터뷰 #스타인터뷰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바로엔터테인먼트 tvN
“너무 아름다웠던 대본, 고마운 파트너 김혜윤”
변우석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드라마 스틸 컷.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변우석과 좋은 케미를 보여준 김혜윤(왼쪽).
어느 순간부턴 선재를 너무 좋아하고, (선재 역할을) 즐긴 것 같은데 끝났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앞으로도 류선재가 보고 싶으면 항상 작품을 찾아 볼 것 같다.
최종회 방영 날 단체 관람 무대인사에서 눈물을 보였다던데.
16회가 끝나고 스태프와 찍은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걸 보면서 울컥했다. 스태프가 노력한 덕분에 아름다운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얘기하다가 눈물이 났다.
변우석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임스스퀘어에 영상도 걸렸던데, 인기를 실감하는지.
어제 소속사 홍보 팀이 타임스스퀘어 영상이 뜬 걸 알려줬는데 너무 놀라고 감사했다. 해외에서의 인기는 SNS 게시물 같은 것을 봤을 때 와 닿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인터뷰 장소)를 아침에 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팬들이 이미 엄청 많이 와 계시더라.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싶다.
팬 미팅 예약에 70만 명이 몰렸다고 하더라.
나도 홍보 팀과 같이 팬 미팅 예매를 해봤다. 예매 버튼을 눌렀는데 처음에 대기 5만 명이 뜬 줄 알았다. 그런데 50만 명이더라. ‘이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과거 출연했던 작품들이 역주행을 하고 있고, 유튜브 조회수와 댓글도 엄청 많더라.
나도 내 알고리즘에 떠서 보고 있는데 ‘선재야, 나 여기까지 왔어’라는 느낌으로 항상 비슷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변우석이라는 사람의 10년 역사, 삶을 같이 봐주시는 것 같아 신기하고 감사하다. 그 영상을 볼 때면 나도 과거의 한 세션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 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대본을 보면 배우들의 눈에는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포인트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작가님의 글과 지문으로 그려지는 장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재를 연기하며 느꼈던 감정을 보는 분들도 공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았고, 첫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인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남녀 주인공의 케미가 좋았는데,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는지.
김혜윤 배우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솔의 감정과 눈빛이 너무 좋았고, 덕분에 내가 오롯이 선재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연이 처음이다 보니 체력 안배나 컨디션 조절이 서툴렀다. 그래서 최대 고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거였는데, 혜윤 배우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초콜릿, 젤리 같은 간식도 챙겨주고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줬다. 비 올 때 촬영한 신이 많아서 옷이 젖고 추울 텐데도 웃으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가여웠고, 고맙고, 기대가 됐다. 김혜윤 배우가 솔을 연기해줘 너무 고맙다.
류선재와 변우석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많이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선재가 솔을 참 많이 좋아하는데, 나는 뭔가를 그렇게까지 좋아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금 연기에 대한 마음이 그렇긴 하지만, 내가 선재를 연기할 때는 솔에 대한 감정이 훨씬 더 진했다. 나와 선재는 사람들 대하는 행동이나 감정의 결들이 비슷하게 닮아 있지만 그 깊이는 다른 것 같다.
드라마에서처럼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 .
예닐곱 살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부모님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기도 하고,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다른 삶을 사는 것도 좋겠지만, 어제 드라마 단체 관람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서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선재는 수영선수에 아이돌 역할이었다.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듯한데.
대본을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영은 2~3개월 정도 배웠다. 안무는 감독님과 미리 상의해서 3~4개 정도 정해놓고 정확한 제스처를 취하기로 했는데, 촬영하시는 분들이 너무 잘 담아주셨다. 노래는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순간순간 즐기면서 노래했는데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내 실력보다 잘 나온 것 같다. 나도 요즘 ‘소나기’를 즐겨 듣는다.
“재미있는 일 찾아 시작한 연기, 이제 시작”
189cm 큰 키에 조각 같은 얼굴의 변우석은 ‘달리는 버스도 따라잡을 만큼 긴 다리’로 런웨이를 누비던 모델 출신이다. 2014년 데뷔해 김서룡, 장광효, 고태용 등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 무대에 섰고, 매거진과 광고 모델로도 이름을 날렸다. 연기자로 전업한 계기는 단순하다. 스스로에게 ‘인생에서 더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란 질문을 던졌는데 연기가 떠올랐다는 것. 변우석은 2016년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윤여정 조카 역으로 연기에 입문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심 쓰듯 돈을 나눠주는 윤여정에게 화를 내며 티격태격하면서도, 주현과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그녀에게 “고모 시집가라. 내가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갈게”라며 귀엽게 애교를 부리던 잘생긴 청년이 바로 변우석이다.하지만 유명 배우들이 워낙 많이 출연한 작품이어서인지 그에게까지 스포트라이트 차례가 오지 않았다. 변우석은 그 후 여러 차례 오디션에 떨어지며 자존감이 바닥을 쳐 카메라 울렁증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다시 기회를 잡았고, ‘청춘기록’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힘 센 여자 강남순’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끝에 ‘선재 업고 튀어’로 드디어 진가를 인정받게 됐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드라마 종영 후 아시아 투어로 팬들과 만나는 한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2025 S/S 남성복 컬렉션에 참석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종영 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패션쇼에 참석한 변우석.
그런 순간들이 왔을 때 엄청 많이 흔들렸다. 운이 좋게도 그럴 때마다 주변의 좋은 분들이 믿고 용기를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뭔가를 헤쳐나가는 걸 즐거워하는 것 같다. 힘든 순간에 도움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이 지금 변우석 씨의 성공한 모습을 보면 많이 좋아하시겠다.
나도 실감이 안 나서 영화 ‘트루먼 쇼’의 상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주변 분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디션 떨어질 때마다 위로해준 친구들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아는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사람들이 다 네 얘기밖에 안 해’라며 신기해하더라. 부모님도 사인 요청을 많이 받아서 집에 가면 그분들께 드릴 사인을 계속해야 한다.
인기가 많아진다는 건 반대로 책임감이 커진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데.
맞다. 팬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고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나 캐릭터도 더 잘해야 한단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적이 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도 100점을 맞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팬분들로부터 사랑받은 경험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다시 또 그때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열심히 할 거다.
드라마의 키워드가 덕질인데, 변우석 배우도 덕질을 해본 경험이 있나.
어릴 때 집에 몰티즈 강아지가 있었는데, 그 녀석을 너무 좋아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해서 그가 나온 작품은 다 찾아서 봤다. 티모시 샬라메라는 사람 자체도 멋있고 캐릭터도 좋지만, 잔잔하게 감정을 끌고 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의 연기가 특히 좋다.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방콕, 홍콩 등을 돌며 팬 미팅 여는데, 어떤 마음가짐인가.
팬들이 큰돈을 들여 나를 보러 와주시는 거라 기억에 남을 만큼 기쁨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나도 그 순간을 함께 즐기고 싶다.
새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어떤 캐릭터를 더 하고 싶다기보다 대본을 읽었을 때 감정이입이 되고 감동이 이는 작품이라면 액션, 로맨틱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다. ’선재 업고 튀어‘를 할 때 장면마다 감정을 이해하고 들어가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순간들이 선재를 표현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제 시작이고 갈 길이 멀다. 욕심이 많은 편이어서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노력해서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변우석인터뷰 #스타인터뷰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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