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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신혼 감성을 담은 #집스타그램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2023. 06. 21

지난해 4월 결혼한 서성수·배상윤 부부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101㎡(30평) 규모의 23년 된 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했다. 창밖으로 탄천의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거실은 화이트와 우드로 따뜻하게, 부부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침실은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디자인한 것이 이 집의 포인트다.

서성수·배상윤 씨는 최근 결혼 1주년을 맞은 신혼부부다. 신혼 때 잠시 거쳐 가는 집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래도록 살 곳을 원했던 이들은 많은 고민 끝에 지금의 아파트를 선택했다. 처음 이곳을 제안한 사람은 남편이었는데, 아내 역시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반해 ‘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드와 화이트를 활용해 따뜻하게 연출한 거실. 공간 개방감을 더하고 창밖 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펜던트 조명은 투명한 것으로 선택했다.

우드와 화이트를 활용해 따뜻하게 연출한 거실. 공간 개방감을 더하고 창밖 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펜던트 조명은 투명한 것으로 선택했다.

“결혼 전 한창 집을 알아보던 때였는데, 남편이 마음에 드는 아파트가 있으니 함께 가보자고 했어요. 아파트 단지도 작고 수리 한번 한 적 없는 연식이 꽤 된 집이었는데,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탄천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많은 단점을 그냥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웃음). 그렇게 이곳이 저희 신혼집이 되었죠.”

현관에는 벤치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깊이감 있는 프레임 형태의 거울을 설치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식물로 시선이 가도록 투명한 유리로 디자인한 중문도 이 집의 포인트.

현관에는 벤치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깊이감 있는 프레임 형태의 거울을 설치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식물로 시선이 가도록 투명한 유리로 디자인한 중문도 이 집의 포인트.

23년이나 된 아파트라 리모델링은 반드시 필요했다. 부부는 거실 밖 풍경과 아침이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집의 장점이 부각되도록 따뜻한 분위기의 우드와 화이트를 주재료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업체와 미팅 후 부부와 방향성을 같이하는 시공업체 한 곳을 선택해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구조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준 곳은 주방과 욕실 그리고 거실이다. 특히 주방은 동선은 물론이고 디자인과 효율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곳으로 이 집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통한다. 또 하나 이 집의 특징을 꼽자면 상반되는 분위기로 연출한 공간들이다. 거실은 따뜻한 분위기가 가득한 내추럴 무드의 인테리어라면, 침실은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으로 채워졌다. 이런 다양한 시도 덕에 이 집은 언제 봐도 새롭다.

아이디어로 완성한 주방

 파티션 역할을 하는 바 형태의 아일랜드 식탁. 간단한 식사 등을 해결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식물을 넣어둘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든 것이 이 아일랜드 식탁의 포인트다.

파티션 역할을 하는 바 형태의 아일랜드 식탁. 간단한 식사 등을 해결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식물을 넣어둘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든 것이 이 아일랜드 식탁의 포인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욕실이 보이는 구조였어요. 현관과 욕실 위치를 옮길 수도 없고, 욕실 문을 늘 닫고 다닐 수도 없으니 이 부분이 고민이었죠. 그때 시공을 맡은 디자이너 팀장님께서 아일랜드 식탁을 제안해주셨어요. 주방 앞 데드스페이스까지 활용하면 주방 공간을 크게 침범하지 않고도 설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죠. 거실 뷰를 즐기려고 다이닝 테이블을 거실 창 앞에 세팅해두었는데, 여기에 바 형태의 아일랜드 테이블을 또 하나 만들어두니 간단한 식사를 할 때 활용도가 꽤 높아요. 테이블 옆에 둔 식물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싱그러운 느낌이 들게 해서 좋고요.”

서성수·배상윤 부부의 집 아일랜드 식탁은 디자인이 조금 특이하다. 집보다는 회사 라운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템바보드로 두른 파티션 형태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화분 때문.



“실내에 놓는 큰 화분은 대개 바퀴가 달린 받침대 위에 올려두잖아요. 햇빛도 쐬어줘야 하고, 한 번씩 물 샤워도 해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바퀴 달린 받침대는 활용도가 높은 데 반해 미관상 예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버리는 공간을 활용해 화분 놓을 곳을 별도로 만들었어요. 문처럼 여닫을 수 있어 화분을 넣고 뺄 때도 편하고, 미관상 아름답고, 무엇보다 파티션처럼 욕실을 가려주는 것은 물론, 식사하는 모습까지 차단하니 일석삼조 역할을 하죠.”


타일 모서리 부분을 라운딩 처리해 리드미컬하게 연출한 주방 벽면. 우드 필름지로 마감한 하부장과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타일 모서리 부분을 라운딩 처리해 리드미컬하게 연출한 주방 벽면. 우드 필름지로 마감한 하부장과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코이디자인 문민정 팀장의 설명이다. 주방에서 또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바로 주방 벽이다. 대개 타일로 벽면을 가득 채우는 것과 달리 이곳은 타일 모서리 부분을 라운딩 처리했다. “주방 벽과 방문이 이어지는 구조인데, 예전에는 방문 테두리가 5~6cm 두께로 꽤 두꺼워 타일 벽과 문 테두리가 이어져도 어색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방문 테두리가 0.9~1.2cm 두께로 점점 얇아지는 추세라 타일 벽과 문 테두리가 바로 이어지면 어색해 보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타일 모서리를 라운드로 자른 후 코너비드라는 모서리 마감재를 활용해 타일 테두리를 마감했죠. 일반 타일 시공보다 손은 훨씬 많이 가지만 이런 방법을 쓰면 감성적인 타일 벽을 완성할 수 있어요.”

전혀 다른 감성의 공간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꾸민 침실. 거실, 주방과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꾸민 침실. 거실, 주방과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이 집의 첫 느낌은 내추럴이다. 월넛, 오크 등 톤이 다른 나무 소재가 집 안 곳곳을 채우고, 흰 벽지로 도배된 벽이 내추럴 분위기를 더하기 때문이다. ‘나무와 화이트로 채워진 내추럴 무드의 집이구나’ 생각하며 부부 침실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에 눈이 커지고 말았다. 부부 침실은 스틸 소재의 가구, 진한 네이비 컬러의 카펫 등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으로 연출돼 있었다.

물에 강한 욕실용 목재 가구를 설치해 거실, 주방과 통일감을 주었다.

물에 강한 욕실용 목재 가구를 설치해 거실, 주방과 통일감을 주었다.

“너무 하나의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지는 않았어요. 공간별로 좀 다르게 꾸며 나름의 재미를 주고 싶었죠. 펜던트 조명, 소품, 템바보드, 타일 등의 디자인과 디테일에 조금씩 변화를 주니 독특한 저희 집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아 만족해요.”

휴일에는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퇴근 후 저녁에는 다이닝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창밖으로 유유히 흐르는 탄천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을 즐긴다는 서성수·배상윤 부부. 오래 살고 싶은 집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들의 소망대로 아름답게 변신한 공간에서 이들 부부는 오늘도 신혼의 단꿈을 꾼다.

#인테리어 #신혼집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코이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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